창조경제 패러독스
창조경제는 패러독스다. 놀라운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대한민국은 이제 성장의 늪에 빠져있다. 이유는 열심히 따라가는 추격형 국가 체질이라는 것이 69개국 비교 연구에서 밝혀졌다. 성공이 실패의 어머니인 것이다. 제2한강의 기적은 창조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국가 체질로서의 대전환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이러한 창조경제 패러독스의 본질을 살펴보기로 하자.
창조경제는 본질적으로 효율과 혁신의 패러독스다. ‘인건비 + 재료비’라는 전통적인 기업 경쟁 방정식으로는 구글과 애플과 페이스북의 성공을 설명할 수 없다. 창조경제는 ‘개발비(혁신) 나누기 시장규모(효율)’라는 새로운 경쟁 방정식으로 설명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단일 기업은 이 방정식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소위 ‘창조경제 패러독스’가 발생하게 된다. 분자인 혁신은 작은 벤처가 강하나, 분모인 효율은 큰 대기업이 강하다.
이제 노키아와 같은 단일 대기업들이 도태된 산업 생태계에 애플과 같이 거대 복합기업들이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제 ‘작으면서 커야 한다’는 창조경제 패러독스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하여 TRIZ의 사고를 도입해 보기로 하자.
TRIZ는 모순되는 문제를 풀기 위한 생각의 도구로 1940년대 구 소련 해군의 알츠슐러가 제안한 모순 해결 방법이다. TRIZ는 주어진 문제에 대하여 이상적인 결과를 얻는 데 관건이 되는 모순을 찾아내어 해결안을 얻는 방법이다. 그는 모순의 해결 방안으로 시간, 공간, 전체와 부분, 조건의 분리를 제시하고 있다.이러한 관점에서 창조경제 패러독스를 풀어 보기로 하자.
TRIZ로 ‘창조경제 패러독스’ 풀어보기
첫 번째 대안은 시간의 분리다. 혁신이 필요할 시점에는 대기업에서 스핀 오프(Spin-Off)하여 차고에서 벤처를 창업한다. 벤처의 혁신 역량은 대기업의 20배 이상이라 한다. 이들 벤처 중 기술사업화에 성공한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이라는 효율을 얻기 위하여 대기업에 인수합병(M&A)된다. 작은 것이 강한 시간에는 분리되어 창업을 하고 큰 것이 강해지는 시간에는 합쳐지는 것이다.
이러한 선순환 과정을 통하여 창조경제 패러독스를 극복하는 대안을 바로 개방혁신(Open Innovation)이라 통칭하고 있는 것이다. 단 모순의 극복은 분리가 아니라 분리와 결합의 선순환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창조경제는 기술과 시장이 결합하는 상생형 M&A로 순환된다.’
두 번째 대안은 공간의 분리다. 혁신이 필요한 공간과 효율이 필요한 공간을 분리하고 이를 선순환 결합시키는 것이다. 애플의 앱 스토어, 구글의 구글 플레이, 우리의 창조경제 타운과 같은 개방 플랫폼(Open Platform)이 바로 창조경제 패러독스를 공간적으로 해결하는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다. 대형 플랫폼은 시장 효율을 제공하고 작은 기업들은 혁신을 이룩한다.
창조경제는 수많은 개방 플랫폼들의 거대한 초 생태계로 구성되는 것은 창조경제의 자연스런 결과다. ‘창조경제는 초(超)플랫폼 경제다.’
세 번째 대안은 인간의 분리다. 조직은 반복된 업무의 최적화를 추구하는 효율과 신제품과 신시장 개척을 추구하는 혁신으로 이루어 진다. 기존 조직과 신규 조직을 한 울타리에 두면 갈등이 증폭되고 결국 혁신은 사라진다. 혁신을 추구하는 사내기업가를 양성하고 이를 기존 조직과 분리 운영하는 새로운 조직이 대두되고 있다. 이를 서구에서는 양손잡이 조직이라 부르고 있으나, 여기에는 순환의 개념이 취약하다. (필자의 졸저 『한경영』에서 이를 태극 조직이라 명명한 바 있다.)
대기업 중심의 한국 경제에 가장 유력한 대안이 바로 직무 발명과 특허 사업에는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Patent Box를 결합한 한국형 사내 벤처 제도가 아닌가 한다.
이상 천지인(天地人)의 분리와 결합의 선순환을 통한 TRIZ적 대안이 한국의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유력한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상생형 M&A활성화를 위한 기술거래소 재건,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정부3.0자료 개방과 세제 인센티브, 기업 내 혁신을 위한 한국형 사내벤처 제도가 구체적인 대안의 예가 될 수 있다.
창조경제와 TRIZ로 제2한강의 기적에 도전해 보자.
글 : 이민화
출처 : http://goo.gl/9k4mH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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