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오는 게임 스타트업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로비오’는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핀란드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입니다.

제가 게임사라고 안 하는 이유는

미카엘 헤드 로비오 CEO 曰
“모바일게임으로 시작했고, 핵심제품이지만
애니메이션과 소비자 제품도 강해. 우리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임”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인 것 같긴 합니다. ㅎㅎ

지난 2009년에 출시된 ‘앵그리버드’가 정말 핫하게 빵 터져서
그때 신성처럼 나타난 것처럼 보이지만,
로비오는 지난 2003년 설립된 나름 오랜된 게임사입니다.

‘King of the Cabbage World’라는 게임을 시작으로 앵그리버드 전에
출시한 게임만 무려 51종에 이릅니다.

로비오는 아이폰으로 출시한 앵그리버드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성공을 거두면서,
국내에서도 스타트업 게임사들이 탄생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승승장구한 로비오는 지난 2012년 1억5200만유로(약2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로비오는 1억5600만유로(약21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장률이 급감한 모습을 보이면서, IPO 이야기는 쏙 들어갑니다.

기업공개 시 최대 관건은 성장가능성인데..이 부분이 불투명해진 것이죠.

로비오가 성장에 정체를 겪은 이유는 킹의 ‘캔디 크러쉬 사가’,
슈퍼셀의 ‘크래쉬 오브 클랜즈’,

“어흥~~~~”

겅호의 ‘퍼즐앤드래곤’ 등으로 대표되는 부분유료화 트렌드에 뒤쳐졌기 때문입니다.

앱 유료 판매를 주력 비즈니스 모델로 삼았던 로비오는 성장 정체기를 맞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로비오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었을까요?

한 방보다는 앵그리버드(IP)를 중심으로 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의 진화를 선택했습니다.

미카엘 헤드 로비오 CEO 曰
“부분유료화 모델로 전환이 늦은 건 인정. 그러나 캔디 크러쉬 사가나 퍼즐앤드래곤 같은 수십억 달러 게임이 계속 나오기는 쉽지 않아. 한 방에 목매며 게임 만드는 것보다는 사업다각화가 절실했어”

게임 사업

사내 조직을 트라이브(부족) 단위로 나눠 게임개발-마케팅-회계를 완전독립.
각각의 스튜디오가 책임지게 하면서 인앱결제 부분유료화 게임사로 완전 전환.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손잡고 앵그리버드 콘솔버전 출시

앵그리버드 스타워즈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

앵그리 버드 고!(마리오 카드를 잡아버리겠다!)

앵그리 버드 에픽!(미드코어 RPG 나도 만들 수 있다!)

앵그리 버드 스텔라!(여성 유저도 품겠다!)

플랫폼 사업

멀티플랫폼 ‘툰채널’ 시작 – 앵그리버드 케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여러 애니메이션을 상영 OR 제작
로비오앱이나 VOD사업자, 스마트TV 제조사들과 제휴해 콘텐츠 송출

대중 문화 사업

각종 케릭터 상품과 더불어 소니와 손잡고 오는 2016년에 영화 준비.
이 영화는 로비오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음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특성상 로비오의 이 같은 전략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철저하게 소비자의 선택으로 결정될 것입니다.

‘이제 앵그리버드는 그만!’이라고 피로감을 나타내는 분들도
계셔서 성공여부는 미지수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킹이나 슈퍼셀 같이 정말 글로벌로 한방에 펑!
터지는 게임보다는 이 같은 사업전개가
우리 게임 스타트업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게임 IP는 다양한 문화산업으로 사업 확장이 가능하고,
한번 터진 IP는 플랫폼을 막론하고 생명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지난 1996년 탄생한 닌텐도의 ‘포켓몬스터’는

게임-애니-카드게임 등등으로 발전해 매분기 1000억원을 벌어들이고 있고.

1994년 블리자드가 만든 RTS 게임 ‘워크래프트’ 공식 시리즈만 3종,

MMORPG로 만들어진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멀티플랫폼 TCG게임 ‘하스스톤:워크래프트의 영웅들”

또 훌륭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활발한 출판 저작물과 영화로도 제작되고 있습니다….

게임에서 시작된 아이피가 새로운 기술, 새로운 플랫폼,
새로운 놀이 방식과 만나 인류를 더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면…
조금 과장된 표현일까요? ㅎㅎ

최근 도약하고 있는 우리 게임 스타트업들도 단순한 게임 콘텐츠를

넘어 여러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뻗어 나가길 기대해 봅니다^^

글 : 최준호
출처 : http://goo.gl/96xHy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