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벤처 한일관계는 `맑음`

IT한-일 벤처 협력(매일경제)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아베 신조 정권의 우경화 움직임 등으로 한ㆍ일 관계가 갈수록 꼬이고 있지만 정보기술(IT) 벤처 분야에선 양국 간 교류가 최근 더 활발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벤처캐피털(VC)이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투자자금이 한국 스타트업 기업으로 몰리고 있고, 한국 IT벤처 역시 제휴 등을 통해 일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유명 VC인 `글로벌브레인`이 작년 모바일게임 데이터 분석 서비스 업체인 파이브락스에 25억5000만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커플 앱 비트윈을 개발한 `VCNC`와 게임 일러스트 제작 운영회사 `엠바이트` 등에 잇달아 투자했다. 

2012년 한국에 진출한 일본 VC `사이버에이전트`도 작년 모바일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김기사를 제작한 `록앤올`에 10억원을 투자하고 올해도 모바일 광고 플랫폼 업체 `모코플렉스`에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일본 VC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한국 IT기업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탁월한 글로벌 감각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정호 사이버에이전트 수석은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스마트폰 등 IT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이 많다”며 “앞으로 2년 안에 300억~5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한국에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IT 시장이 상대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일본은 지난해 10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를 통해 판매된 앱 매출이 처음으로 미국을 뛰어넘는 등 거대한 유료 콘텐츠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 대비 44%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일본 스마트폰 앱 시장의 잠재력에 많은 한국 IT기업이 주목하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들의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도 한몫하고 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외국에서 공부해 글로벌 감각을 갖춘 인재들이 스타트업에 몰리면서 해외 진출을 당연시하는 추세가 생겼다”며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재욱 VCNC 대표는 “일본 VC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해 일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1억2000만명 인구를 가진 일본은 한국 IT 스타트업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모바일 콘텐츠에 기꺼이 돈을 내는 세계 최고 수준의 모바일 시장을 가진 일본에 한국 스타트업들이 활발하게 진출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래창조과학부와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손잡고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 동안 일본 도쿄에서 진행한 `재팬부트캠프` 프로그램이 열리기도 했다. 빙글, 스타일쉐어, 500비디오스 등 한국 유망 스타트업 19개 업체가 참석한 이 행사에 일본 유명 벤처투자자들과 IT 대기업 투자자 등 80여 명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이 행사에 참석한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일본과 한국은 에도시대 이전부터 민간 차원 경제교류가 활발했다고 배웠다”며 “오늘은 한국 창업가들이 일본 문을 두드리는 날이고, 그 문을 통해 거꾸로 일본 창업가들이 한국을 볼 수 있는 교류의 장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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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추동훈 기자(매일경제)
원문 : http://goo.gl/c4o6r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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