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업계에는 아직까지도 전설같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구글이다. 레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은 1998년 썬의 창업자인 앤디 백톨샤임에게 10분간의 상담 끝에 10만달러의 투자를 받으면서 구글을 시작했다. 이 자금을 시작으로 구글은 전세계 인터넷을 호령하는 대기업이 됐다.
최근 몇년간 불어닥친 창업 열풍으로 신생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솟아나는 가운데데 이들을 멀끔한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이끄는 존재들이 있다. 백톨샤임처럼 말이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불리리는 이들은 때로는 엄한 아버지처럼, 때로는 다정다감한 어머니처럼 신생기업들을 살핌으로써 창조경제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을 만나 국내 창업 업계에 대한 가감없는 얘기를 나눔으로써 현 벤처생태계계의 나아갈 바를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미국 창업 경험으로 스타트업 해외 진출 지원
이한주 스파크랩 대표(44·사진)는 지난 1998년 미국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한 기업가 출신이다. 그는 인터넷 호스팅 서비스 기업인 `호스트웨이`의 창업자 4명 중 한명으로 지난 2000년 국내에도 진출한 바 있다.
호스트웨이를 성공적인 인터넷 기업으로 올려놓고 난 뒤 그가 눈을 돌린 곳은 바로 스타트업 지원이다. 이 대표 본인도 스타트업을 만든 기업가 출신으로 몸소 부딪히고 느껴봤기 때문이다. 그는 호스트웨이에서 회수한 자금을 바탕으로 지난 2012년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을 설립해 국내 벤처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호스트웨이의 경험이 매우 도움이 된다”며 “그때의 실질적인 구체적인 경험 뿐 아니라 그때 우리가 했던 고민들, 배경이 우리가 액셀러레이팅하는 창업자들이 왜 그런 생각을 하고 그런 말을 하는지 배경을 더 쉽게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스파크랩의 가장 큰 특징은 해외 지원이다. 이 대표가 미국에서 창업하고 18년간 사업을 진행한 만큼 해외 사업에 대한 노하우도 많다. 당시 확보한 인적 자원은 액셀러레이터 지원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달 3월에는 구글의 지원을 받는 전세계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 NEXT를 한국에 들여오기도 했다.
이같은 이유로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액셀러레이션을 끝낸 스타트업들도 해외 진출을 위해 다시 스파크랩을 찾기도 했다. 온라인 수학교육 벤처 기업으로 현재 미국에서 사업을 진행중인 노리(Knowre)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 글로벌로 진출하는 기업들이나 해외에서 아시아를 공략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우리의 대상”이라며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온 스타트업도 지원을 받는다. 한국에서는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왔어도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노하우를 적용시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산` 스타트업, 해외서도 호평
스파크랩은 지금까지 액셀러레이터 과정 3기를 마치고 현재 4기를 모집하고 있다. 액셀러레이터 과정을 마치면 초기투자 2만5000달러를 포함해 사업 운영에 필요한 제반 지원이 제공된다. 지금까지 총 22개 스타트업이 과정을 마쳤다.
이 중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는 곳으로는 미미박스와 위에 언급한 노리를 꼽을 수 있다. 미미박스는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와이 컴비네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2014년 겨울 데모데이에서 `톱3 스타트업`으로 선정됐다. 노리는 미국 비즈니스 전문잡지 패스트컴퍼니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교육회사 톱 10`에 선정되는 등 국내외에서 기술력과 시장개척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대표는 “스파크랩의 색깔은 분명하다. 바로 글로벌 진출이다. 아무리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고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 하더라도 팀 자체가 글로벌로 갈 의향이 없다든지 아이템 자체가 너무 한국적이면 우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인큐베이팅부터 시작해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네트워크, 현지 영업조직 구성, 인재 채용 등까지 지원해준다”고 전했다.
◆”글로벌 진출 이전에 인큐베이팅이 중요”
그러나 이 대표는 섣부른 글로벌 진출에 대해서는 경계의 목소리도 내놓았다. 우선 아이템 자체가 성공 가능성이 높아야 하고 사업 모델도 잘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어느정도 단계에 오른 기업들도 대상으로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라며 “사업적으로 일단 인큐베이팅이 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 연계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스파크랩과 같은 액셀러레이터, 인큐베이터가 더 많이 생겨야 한다고 강변했다. 스파크랩의 경우 한해 액셀러레이터 과정을 두번 진행하는데 이때 받을 수 있는 회사가 10곳 정도밖에 안된다는 설명이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좀더 풍성해지고 결실을 맺으려면 제반 지원이 지금보다 더 늘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뭐든지 초기에는 이른바 `으?X으?X`하는 분위기에서 다 함께 나아가야 한다”며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국가들이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만큼 우리도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He is…
이한주 스파크랩 대표는 중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재미교포다. 시카고에서 바이오 전공으로 대학원을 다니던 중 1998년 닷컴 열풍에 발맞춰 인터넷 호스팅 기업인 `호스트웨이`를 동료 3명과 전격 창업한다. 이후 2000년 한국에 진출해 호스팅 사업을 진행하다 스타트업 지원에 눈을 돌려 2012년 스파크랩을 창업하고 국내 벤처들의 해외 진출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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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용영 기자(매일경제)
원문 : http://goo.gl/yOjm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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