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벤처 투자자들의 관심 분야가 게임이나 소셜네트워크 등 대소비자(B2C) 중심에서 기업 간 거래(B2B) 분야로 넓어지고 있다.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70%를 넘으면서(한국 88.7%, 영국 80%, 미국 70%) 회사 업무는 물론 신사업도 모바일로 완전히 이동했기 때문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엔터프라이즈(국내외 기업 간 거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 스타트업 관련 투자와 인수ㆍ합병 소식을 다루는 크런치베이스는 B2B 벤처나 스타트업 투자액이 올해 약 5조5000억원(약 54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한 해 스타트업에 투자한 액수와 맞먹는다.
엔터프라이즈 중에서도 벤처캐피털(VC)이 투자를 집중한 분야는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다.
모바일 소비가 늘어나고 데이터가 끊임없이 생산되면서 이를 처리하는 인프라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를 동시에 처리하는 클라우데라(Cloudera)는 올 상반기 동안 무려 약 1조원(10억6000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는 일반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치하는 금액보다 더 크다. 이 정도면 IPO가 필요 없을 정도다.
빅데이터 스타트업인 호튼웍스도 약 1024억원(1억달러)을 유치했다. 마케터를 위한 실시간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도모`도 같은 기간 약 1225억원(1억2500만달러)을 투자금으로 모았다. 도모는 분석된 데이터 정보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회사다.
공유경제 스타트업 우버, 에어BnB와 같이 사업 모델이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른 스타트업도 한번 투자 라운드에서 1억~2억달러 정도 유치하는데 호튼웍스나 도모 같은 무명의 스타트업이 `빅데이터`를 무기로 1억달러 유치에 성공한 것은 벤처캐피털이 이 분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증명한다.
반면 한국 벤처캐피털은 아직도 `게임`이 강세다. 모바일 게임에 대한 투자는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기업을 통해 업무 과정을 합리화하고 세상을 바꾸는 데에 대한 기여는 낮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창업 분야가 다양해야 생태계가 더 넓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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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손재권기자/이경진기자(매일경제)
원문 : http://goo.gl/w9r33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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