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스티앱스, 우리동네가 가장 즐겁게 느껴지는 그 날까지

“동네 상인들의 마음을 100% 안다는 말은 할 수 없어요. 제가 직접 가게를 운영해본게 아니니까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건 정말 좋은 가게가 단지 사람들이 알지 못해서 없어지는 일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거죠.”

지역상권 SNS 서비스 포켓빌을 제공하는 테이스티앱스의 박인용 대표(이하 박대표)가 포켓빌을 만들게 된 취지다.

포켓빌 박인용 대표
포켓빌 박인용 대표

포켓빌은 동네 상인들이 자신의 상품을 포스팅하고 SNS를 통해 마케팅하게 해주는 플랫폼이다. 최근 동네상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포켓빌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올랐다. 최근 스타트업 매체와의 인터뷰와 박원순 시장과의 스타트업 간담회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테이스티앱스의 박인용 대표를 만나보았다.

screenshot-by-nimbus (48)

우리 동네가 가장 재미있는 곳이면 좋겠어요

동네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크게 상인들과 지역주민들로 나눌 수 있는데, 포켓빌은 동네 주민들에게 우리 동네가 가장 재미있는 곳이길 바란다고 한다. 재미있는 곳이 되기 위해서는 일단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나 혼자 즐거울 수도 있지만 다같이 놀면 더 재미있지 않은가.

사람들이 모이려면 상권이 살아야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익히 알다시피 최근 동네 상권은 대형 마트와 온라인 몰의 여파로 인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그래서 고민했다고 한다. 대형마트와 비교했을 때 동네 상권의 강점이 무엇인지 말이다.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소속감이다.

“기본적으로 우리 동네라는 말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죠. 내가 어렸을 때 살았던 우리 동네. 소속감이 있잖아요. 처음에 사람을 만났을 때 우리는 상대방에게 물어보죠. 어디사세요?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동네랑 비슷한 동네가 나오잖아요? 아주 반가워요.  주소를 알기전보다 훨씬 친밀한 느낌을 가지게 하니까요.”

우리 동네만의 정육점, 채소가게 그리고 팬시점 등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상인들과의 관계를 맺게 해주는 것이 포켓빌 서비스의 핵심이다.

사장님들만의 개성이 생기길 바랍니다

타인과 관계를 맺으려면 내가 누구인지 우선 알려야한다. 그 전에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여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포켓빌이 지역 상인들에게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가 매장 홍보다.

screenshot-by-nimbus (47)

매장 홍보라고 하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생각외로 간단하다. 상인들이 포켓빌 서비스에 가입신청을 하면 어떤 가게인지, 무엇을 파는지,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알리고 싶은지 신청서에 적어내게 된다. 기본적인 정보를 받으면 포켓빌은 해당 매장에 맞는 SNS 페이지를 제안한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제안일뿐이다.

포켓빌은 ‘싸이월드의 홈페이지 꾸미기”와 같이 다양한 옵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동네 상인들이 무료 쿠폰을 배포하고 싶으면 포켓빌 앱 안의 쿠폰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된다. 할인행사를 하고 싶다면 마찬가지로 할인 상품 광고하기를 선택하면 SNS페이지에 적용된다. 이와 같은 옵션들을 최대한 많이 만드는게 포켓빌의 전략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가격이 부담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상공인분들도 마케팅이나 홍보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고 계세요. 그래서 마트에 가면 할인전단지 있잖아요. 그거 한장 찍는데 얼마 드는줄 아세요? 장 당 400원 정도입니다. 홍보는 해야하니까 어쩔 수 없이 하시는 거죠. 대기업같은 경우에는 문제없이 찍을 수 있지만 소상공인들에게는 힘든 부분이죠. 전단지를 핸드폰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그분들에게는 비용과 효율면을 따졌을 때 매력적이었던 것 같아요.”

여기서 문제. 동네 상인들중에는 스마트기기와 온라인 홍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면 중장년층의 상인들말이다. 박 대표도 이와 같은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한다. “시장 조사를 8개월 정도 했어요. 우선은 IT 기기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상인들이 많은 지역을 공략한것도 사실이에요. 성신여대, 석촌호수 그리고 강남역을 집중적으로 서비스하고 있거든요. 최대한 많은 피드백을 받기위해서에요. 어떤 점이 어렵다, 이런 점을 개선했으면 좋겠다 등이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할 생각입니다. 방향은 물론 점점 더 쉬워지는 방향으로 말이죠. 할머님들도 쉽게 온라인에 홍보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쉽고,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 사장님들이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그들만의 홍보 창구를 만드는 것. 상인들에게 줄 수 있는 바람직한 마케팅 솔루션 아닐까?

동네에서 편하게 놀아요 우리

그렇다면 동네의 다른 축, 주민들에게는 어떤 편의를 제공하는 걸까? 크게 세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편리함, 콤보 할인 그리고 친밀함.

screenshot-by-nimbus (46)

대형마트에서 무거운 물건들을 배달시켰다. 그런데 쓰레기 봉투를 잊었다. 쓰레기 봉투를 사러 걸어서 15분정도 거리의 대형마트에 가야한다면 (물론 집 바로 앞에 마트가 있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긴 줄을 기다려야 한다면 (그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속된 말로 “세상 귀찮은 일”이다.

포켓빌은 사용자가 집에서 가장 가까운 역 3 군데를 지정할  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거리에서 500m 거리정도의 가게 정보를 나에게 보여준다는 뜻이다. 멀리 가기 귀찮을 때는 대충 옷을 입고, 포켓빌이 알려주는 동네 슈퍼에 가면 된다. 이제 막 이사를 온 사람들도, 동네에 어떤 마트가 문을 열었는지 알고 싶은 사람들은 포켓빌에 접속해 위치를 파악하면 된다. 20L짜리 쓰레기 봉투가 있는지 물어보고 싶으면 정보란에 나와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면 된다. 편하다.

할인율도 만만치 않은 매력 포인트다. 기본적으로 같은 동네에 위치하고 있으며 포켓빌에 가입된 상인들은 서로 어떤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정보망이 있으니 할인율이나 콤보 세일을 진행하기도 편하다. 예를 들어보자. A 정육점이 오늘은 삼겹살을 특가로 판매하고 싶어 포켓빌에 포스팅한다. “우리 삼겹살 세일할건데 야채분들, 관심있으시면 같이 할인합시다!” 정보를 받아본 야채가게가 세일에 동참한다. 대형마트가 한 장소에서 싸게 파는 것처럼 가까운 동네, 걸어서 몇 걸음인 가게끼리 특색있는 콤보 세일을 진행하는 것. 구매자의 입장에서 재미있다. 삼겹살도 싼데 야채까지 싸다니! 저녁 메뉴를 정하기도 용이하다.

한 가지 더. 유저는 포켓빌의 푸시 알람 서비스를 해지할 수 있다. 귀찮기 때문이라고 했다. “커머스의 단점은 사람을 참 귀찮게 한다는 거예요. 메일이나 푸시가 계속 오거든요. 푸시 알람 설정을 해놓지 않아도 메일이 가죠. 포켓빌 유저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정보가 있을 때 앱에 접속하면 되요. 그냥 편하게 스마트폰 화면을 내리다가 구미가 당기는 상품이 있으면 스크랩할수도 있고 따로 저장이 가능하죠.”

친밀함은 포켓빌의 핵심인만큼 박 대표가 중점을 두고 있는 포인트라고 한다. 박 대표는 과거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근무하며 느꼈던 점을 말했다.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다보면 말도 안되는 좋은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많죠. 예를 들자면 서울대입구의 네일샵이 원래 50000원짜리 젤 네일 서비스를  12000원에 제공한다. 이런거 말이에요. 500개의 네일 상품을 개제하면 서울대가 동네인 분들이 얼마나 오실까요? 별로 안되요. 서울대 부근을 지나가다가, 혹은 서울대에서 시간이 남아서. 이런분들도 꽤 있죠. 그럼 업주입장에서는 단골을 만들고 싶어서 이벤트를 했음에도 단골확보를 실패하는거죠. 소비자 입장에서도 세일 상품이고 한번 왔다간다는 생각에 별 기대를 하지 않고요. 그래서 생각했죠. 소셜커머스의 장점을 우리 동네에서 누릴 수 있게 하자.”

그러니까 소셜커머스의 장점을 우리 동네 가게에서 집중해서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저렴하고,  가깝고 게다가 단골이 되기도 쉽다. 단골이 되면 좋은 점들이 꽤 있지 않은가. 열 개 사면 하나 더 준다던가, 네일아트를 할 때 신경써서 해준다던가.

선택과 집중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

박 대표는 앞으로 더 많은 동네가 포켓빌안에 커뮤니티를 만들기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포켓빌은 향후 브랜드와 홍보 컨설팅을 할 용이는 있지만, 소상공인들과 주민들이 동네에서 즐겁게 놀 수 있도록 집중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I Love My Town”이다. 거창하지 않다. 과일가게의 프로모션을 도와주고,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수박 한 조각을 나눠먹는 재미를 알게 해주는 것. 거기서부터 시작해 추후에는 음파를 이용한 SNS 뉴스피드 등 다양한 IT기술을 접목시키고 싶다고 한다.

contents_85

박 대표는 동네 상인들의 고충을 100%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스타트업의 대표로서 나의 제품이 사랑받기 원하는 마음은 다 같을 거라고 이야기 한다. “우리 동네” 라는 말이 친밀한 감정을 주는 것 처럼, 포켓빌이 우리 모두에게 친밀한 서비스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글 : Jay (mj@venturesquare.net)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