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환기의 혁신을 꿈꾼다, 에어라이트 권우득 대표

2014 창업리그가 다음달 전국본선과 결선 경연을 앞두고 지역별 예선이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올해 처음 전국 80여개 운영기관에서 지역 예선을 거친 우승팀만을 대상으로 본선과 결선을 치르는 새로운 방식으로 변경된 ‘창업리그, 슈퍼스타V’의 지역예선 우승팀을 지면으로 먼저 만나봅니다. 매주 월, 수요일에 연재됩니다.(편집자 주)

2014 대구경북 창업경연대회 우승팀. 에어라이트 권우득 대표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배산임수며 남향집과 같이 풍수지리에 매우 민감했습니다. 좋은 위치에 자리한 곳에서는 훌륭한 인물이 배출되고 대대로 장수하는 일이 일어났죠.”

에어라이트 권우득(42세) 대표는 명당의 공통점이자 과학적 근거의 하나로 통풍, 즉 환기가 잘 된다는데 주목했다. 배산임수는 환기에 최적이라는 것이다. 남향집도 마찬가지다. 환기가 잘되는 집에서 성장한 인물이 건강하고 건강했기에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에어라이트 권우득 대표
에어라이트 권우득 대표

권 대표는 환기가 그만큼 중요한데 요즘 주택이나 사무실은 보이지 않는 환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인테리어나 외장에만 신경을 쓴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런 그의 생각이 지난 7월 중소기업청이 후원하고 경일대학교가 주최한 2014 대구경북 우수창업아이템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보통 대상쯤 되면 ICT 기반의 지식서비스를 젊은 청년창업자가 중심이 된 팀을 예상했었기에 권 대표의 수상은 매우 의외였다.

창업공모전 시상식
창업공모전 시상식

권 대표가 수상한 창업아이템은 조명과 환기가 결합된 조명 환기관 ‘에어라이트’다. 양방향 환기관을 이용하여 하나의 통로에 2중배관을 구현했다. 2개의 배관을 하나로 합치니 천정을 지나는 각종 설비를 간소화 할 수 있고, 전열교환기를 이용한 환기배관설비에서는 에어라이트로 대체하면 설치비용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었다. 설비비용 절감 뿐 아니라 그로인한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화재방재 시스템과 결합하면 화재를 빠르게 인지하여 초동진압 및 신속한 대피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권 대표는 자동소화장치가 결합된 에어라이트에 많을 애착을 갖고 개발하고 있으며 조만간 시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어라이트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양방향 환기관은 공조뿐 아니라 각 분야에서 다양하게 적용이 가능하며 이미 국내특허를 취득하고 PCT 국제특허도 출원을 끝냈다. 권 대표는 우리나라 기술을 세계로 수출하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

에어라이트 배관 비교
에어라이트 배관 비교

사실 권 대표의 첫 번째 사업 아이템은 에어라이트가 아닌 화장실 환기시스템이다. 화장실 환기시스템은 화장실에서 악취가 퍼지기 전에 악취를 제거하는 최적의 방법을 연구하여 설계했다. 기존의 화장실 환기시스템에서는 보통 배기 환기구가 천장 높이에 설치 되어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화장실 이용 시, 악취가 허리 이하의 낮은 곳에서 발생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적절한 위치는 아니다.

발생된 악취는 천장 높이에 있는 배기구를 통해 배출되기 전에 사용자의 코 주위를 지나야만 하고 게다가 악취를 일으키는 물질이 이동하면서 벽지, 타일 등의 사이에 갇혀 제거하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배기구를 악취 발생원 근처에 설치하여, 발생된 악취가 확산되기 전에 바로 제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단순한 원리를 실전에 구현하여 권 대표의 화장실 환기시스템은 변기에 직접 배기구를 연결하는 단순한 발상에서 시작됐다.

남들은 그냥 무심히 지나치는 일도 권 대표는 다른 눈으로 보는 사람이었다. 10년 배관설비공으로 일하면서 그랬다. 화장실 냄새로 불편해하면서도 개선할 생각도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면 권 대표는 변기를 분해해서 악취가 흐르는 경로를 연구하고 대책을 생각했다. 어느 날도 직경이 다른 두 개의 파이프로 작업을 하다가 파이프 안에 파이프를 넣으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하나의 관으로 흡기와 배기가 가능한 에어라이트의 시작이다.

그러나 권 대표의 첫 번째 사업인 화장실 환기시스템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오랜 준비 끝에 지난해 7월 창업을 하면서 막대한 자금을 들여 200여 세대에 시범 설치를 하면서 시장진입을 시도하였으나 소비자의 인식 부족과 관련 법제화의 미비로 시장 확장에는 진전이 없었다. 지금은 B2C 파트는 경기 경북 제주 대구 등의 대리점 영업 체제로 전환하고 권 대표는 에어라이트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조명환기관 에어라이트 시제품
조명환기관 에어라이트 시제품

‘창조경제타운’, ‘아이이어 오디션’을 비롯하여 최근 ‘아이디어LG’까지 아이디어를 상품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정부 및 민간단체의 지원사업이 늘어나고 있다. 사실 권 대표의 에어라이트는 아이디어의 실용화라는 측면에서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흡기와 배기를 하나의 관을 통해 가능하게 한다’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하여 환풍기 제조사, 동력을 제공하는 공조사와 협업하여 전열교환기와 양방향 환풍기를 결합했고 LED 조명전문회사와는 다양한 디자인의 기구일체형 환기조명등을 만들었다.

에어라이트의 아이디어는 세상을 바꾸는 엄청난 혁신기술은 아니지만 이미 공개된 기술과 아이디어가 결합하니 또 다른 혁신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는 실내 환기 영역에서 최고의 환기 부자재를 제공하고, 다른 기술들과 효과적으로 결합하여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21세기 제조업은 나만의 기술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기술을 연결하고 결합할 수 있는 모듈형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서 차별화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권 대표에게 이번 창업리그 본선은 팀에도 또 물심양면 지원해주고 있는 학교에도 매우 중요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김재학 kimjh@ventuer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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