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의 맛집을 가고 싶다. 검색을 한다. 포털에 정말 말 그대로 맛집 포스팅이 수백개 이상 검색된다. 그리고 하나하나 스크롤를 내린다. 봐도 봐도 어디가 어딘지, 뭐가 맛있는지, 아니, 진짜 맛있기나 한건지 의심스럽다.
그래서 다이닝코드가 반갑다. 다이닝코드는 빅데이터를 맛집 검색에 적용시킨 서비스다. 빅데이터와 맛집 검색의 연관성을 파악해보고자 다이닝코드의 신효섭 대표를 만나보았다.
신효섭 대표는 현재 건국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맛있는 밥을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다이닝코드를 시작했다고 한다. “저는 맛있는 음식을 참 좋아해요. 소위 말하는 맛집 탐험도 좋아하고요. 부인과 함께 검색을 하다보니, 맛집 리스트가 너무 많은거예요. 일일히 캡쳐해서 찾아가기도 뭐하고, 검색하다 보니 내가 뭘 찾고 있었는지도 까먹고 (웃음). 그래서 생각했죠. 정확하고 알아보기 쉬운 맛집 리스트를 만들자고요.”
신효섭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박사 출신이다. 그가 지난 20년 간 데이터베이스 분야와 정보 검색 기술을 연구한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제가 가장 자신있는 분야가 빅데이터고, 빅데이터가 얼마나 사람들의 일상에 도움이 되는지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사실 빅데이터하면 어렵게 느껴지는게 사실이잖아요. 하지만 우리 일상속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만 아시면 정말 친근하게 느끼실 수 있을거예요. 특히 먹는 문화에서요.”
다이닝코드는 카테고리, 컨셉 맛집 블로거들의 19만개 이상의 포스팅을 정리했다. 그가 개발해낸 알고리즘은 구독자가 어떤 키워드로 맛집 검색을 했는지, 그리고 어떤 내용을 중점적으로 읽는지 분석한다. 유명하고 맛있는 맛집이라면 파워블로거들이나 일반 블로거들의 블로그에 이미 포스팅되어 있다. 이러한 데이터들을 정리해 노출된 빈도수, 포스팅 내용을 통해 다이닝코드의 알고리즘은 자체 별점을 내린다.
예를 들어보면, 가로수길 브런치라고 검색해보자. 위에서 볼 수 있다시피 427개의 블로그에서 노블까페(간접광고 아닙니다)를 포스팅했다. 포스팅 된 글의 키워드는 브런치, 맥주 그리고 프로즌나마다. 마찬가지로 분석을 통해 도출된 키워드다. 블로그들에서 공통적으로 추출되는 분위기 좋은, 데이트, 데이트 코스 등의 테마 또한 화면에 표시된다.
이 정도면 매우 정확한 분석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 그리고 컴퓨터가 산출해내는 결과이니까.
여기서 질문이 생겼다. 파워블로거지라고 불리우는 일부 블로거들의 문제다. 파워블로거들이 댓가성 포스팅을 쓰면 다이닝코드의 산출결과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다이닝코드는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파워블로그들과의 네트워킹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 대표가 말했다. “댓가성 포스팅들이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아시다시피 댓가성 포스팅은 누가 봐도 댓가성 포스팅일 만큼 가게 이름이 노출된다거나, 이런 식의 특징이 있어요. 다이닝코드의 알고리즘은 또 이런걸 찾아내죠. 그래서 이런 글들이 계속해서 노출되면 해당 블로거의 별점이 깎여요. 신뢰도가 하락하는거죠. “
블로거들 사이에도 자정능력이 있다고 한다. “사실 블로거들 중에서 파워블로거지라고 불리는 분들은 정말, 극소수예요. 그 분들에게 맛집 포스팅은 그들의 취미고, 일상이기 때문에 자신의 명성에 흠집나는 일은 하지 않으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홍보성 블로그를 쓰시는 분들도 저희 다이닝코드에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요. 홍보성이든 아니든, 개인의 생각이고 그 생각이 어떤 사용자에게는 의미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자신의 레퓨테이션을 팔면 그만큼 자신을 파는 거니까요. 홍보성으로 비춰지면 레퓨테이션이 내려가고, 알고리즘을 따라서 다이닝코드안의 비중이 적어집니다. 물론 너무 노골적으로 댓가성인것이 눈에 보이면 다이닝코드에서 차단을 하지요.”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신효섭 대표는 다이닝코드가 맛집을 찾기 위한 네비게이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네비게이션은 길을 찾는데 꼭 필요한 거잖아요. 특히 모르는 동네를 갈때요. 우리가 잘 아는 동네에서는 어디가 맛있는 집인지 다 알기 때문에 네이게이션이 필요 없어요. 하지만 정말 특별한 날, 어딘가 새로운 곳을 가고 싶을 때 다이닝코드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그는 키워드 검색을 더욱 강화했다고 한다.
“뭘 먹지? 라는 질문도 많지만, 친구들끼리 분위기 있는 바에 가고 싶을 때, 데이트를 하고 싶을 때, 심지어 발렛 파킹이 되는 식당을 찾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정말 그렇게 검색을 하시면 되요. 예를 들면 강남역 10번 출구 발렛 파킹 이라고 검색을 하시면 바로 지도와 주소가 나오죠. ” 신 대표는 즐거운 먹거리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 뭘 먹을지, 어디를 갈지 고민하는 시간을 줄여주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편리성과 정확성을 인정받아 최근 다이닝코드는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2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동시에 TIPS 프로그램에 선정되었다. 신 대표는 투자받은 금액으로 대한민국이 좀 더 편리하고 즐거운 문화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지역 커뮤니티 서비스 Yelp가 있어요. 한 지역의 병원, 식당, 극장 그리고 레저까지 모든 문화를 랭킹으로 분석해놓은 곳이죠. 다이닝코드가 한국의 Yelp가 되길 바래요. 현재는 맛집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지만, 알고리즘을 맛집에서 병원으로 옮기면 동일한 분석이 가능하거든요. 영화, 놀거리 펜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싶어요.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일단 현재 유저분들을 만족시키는 거죠. 맛집 검색으로 하루에 1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사이트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다이닝코드는 현재 숙박과 여행 등 랭킹이 필요한 다른 기업들로부터의 업무제휴 또한 받아놓은 상태다. 이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신효섭 대표가 꿈꾸는 다이닝코드의 미래가 가까워지길 기대해본다.
글 : Jay (mj@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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