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라임 돋는 두 서비스 카카오 토픽(TOPIC)과 픽(Pick)을 연이어 출시했습니다. ‘토픽’은 모바일 뉴스서비스, 픽은 소셜커머스 회사와 경쟁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카카오는 앞으로도 100여개의 모바일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전략이고 뭐고 그냥 국내 모든 모바일 서비스를 다 먹어 버리겠다는 모습이라고 해야 할까요. 카카오택시, 카카오배달, 카카오쿠폰 등등 언젠가는 나오겠죠.;;
아무튼 지난 일주일 동안 사용해본 두 서비스의 후기를 간단하게 풀어보겠습니다.
1. 카카오픽 “새로운 모바일 전자상거래 경험”
유용성 ★★★★☆
혁신성 ★★★☆☆
완성도 ★★★☆☆
한줄평 : 서비스와 할인방식은 합격점. 그러나 시장을 뒤흔들기는 역부족일듯
카카오픽은 ▲하루에 1, 2개 정도의 제품이 꽤 괜찮은 할인율로 제공 ▲친구 5명에게 추천 보내면 할인(30명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카카오페이 결제로 새로운 모바일 전자상거래 결제의 편리함 어필. 정도로 ‘카카오게임’ 이후 메신저와 또 하나의 찰떡궁합 서비스가 나왔다는 느낌도 듭니다.
▲카카오픽은 MD가 선정한 상품을 최대 5명까지 공유하고, 할인을 받는 방식. 카카오페이라는 간편한 방식으로 결제가 진행되는 점도 장점이다.(사진=카카오)
물론 <공유할수록 가격이 내려가는 진정한 소셜커머스> VS < 또 스팸 메시지에 시달려야 하나?>라는 논쟁을 낳기도 했습니다.
제 카톡친구가 800명인데, 지금까지 약 50명 정도가 카카오픽에 가입한 것 같습니다. 이 중 5명 정도되면 이해해줄 만한 친구에게 “나 앞으로 이런 메시지 너한테 계속 보낼거 같어. 미안” 정도로 충분히 가능한 수준인 것 같아서, 크게 스팸 논란을 없을 것 같습니다.
또 제품 판매자들도 이정도 홍보 효과는 있어야 팍! 팍! 할인을 줄 수 있겠죠.
초기의 상품 선정도 무난한 것 같습니다. 2500원에 2리터 생수 12병을 주는 딜은 매진이 됐고, 4900원짜리 스타벅스 텀블러도 매진이 됐습니다. 두 딜 모두 약 1만 명이 참여했습니다.
▲실제 판매 상품과 이에 대한 기자의 지인과의 대화 내용. 카톡상의 오타와 10시 30분에 술이 깨는 점은 애교로 넘어가자(사진=기자 카톡)
이외에도 카카오픽에서만 파는 카카오톡 미니피규어, 태블릿PC, 자전거, 명품백, 남성의류, 밥솥, 남성의류 등등 새로운 서비스를 받아들이기 쉬운 20~30대를 공략할 수 있는 상품군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커머스 서비스의 최대 경쟁력을 ‘상품선정’으로 꼽는다면, 무난한 시작인 것 같습니다.
최근 카카오는 모바일커머스 분야에 상당한 공을 들여오는 모습입니다.
▲자체 영업조직을 통한 상품 소싱과 CS인력 구축(카카오 선물하기 자체 서비스) ▲모바일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 간편한 결제도 ‘카카오’(간편결제 카카오페이) ▲우리가 진정한 소셜커머스(카카오 픽 출시).
전자상거래 전분야를 자체 서비스로 구축해, “카카오톡에서 쇼핑하는데 불편함이 없게 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네요.
▲카카오는 자체적으로 모바일 상거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사진=카카오)
다만 이 같은 행보가 정말 모바일 전자상거래 시장을 뒤흔들 수 있을까? 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인수합병(M&A)한 게 아니라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어, ‘속도’ 측면에서는 물음표가 들기 때문입니다.
텐센트 위챗의 경우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JD.COM과 전략적 파트너쉽 체결, 중국 최대 맛집 평가사이트 뎬핑과 부동산 임대 등 온라인 생활정보 제공 사이트 58.COM의 지분 취득 등 활발한 M&A를 통해 속도를 내고 있죠.
‘카카오 플랫폼에서 이런 걸 경험할 수있어’ 정도라면 지금 수준으로도 나쁘지 않지만, 정말 시장을 위협하는 플레이어로 자리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위메프, 쿠팡 등등의 초기에 비해서는 잠잠한 것도 2%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는 카카오 특유의 “우리는 다른 채널에는 홍보 안해”라는 기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소셜커머스, 배달앱, 다음 검색 등등이 TV CM까지 하는 데 비해, 플랫폼의 힘을 믿는 카카오는 전혀 -_-;; 다른 채널을 통한 홍보를 안 하고 있죠.
2. 카카오토픽 “네이버와는 다르다! 네이버와는!”
유용성 ★★☆☆☆
혁신성 ★★★☆☆
완성도 ★★☆☆☆
한줄평 : 알고리즘도 좋지만, 좋은 정보를 전달하는 게 먼저 아닐까?
제가 기자라서 그럴까요? 카카오토픽은 지금까지 나온 카카오 서비스 중에 가장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서비스였던 것 같습니다. ‘카카오가 뉴스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정보를 처음 접한 건 지난해 연말이었습니다.
그 이후 거의 10개월이 지나는 동안 파트너사 선정에서 수익모델 등에 대해서 정말 많은 설(?)이 오고 간 서비스가 카카오토픽이었습니다.
결국 언론사, 잡지사, 인터넷 커뮤니티 등 110곳의 파트너와 손잡고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인 ‘카카오토픽’ 베타서비스를 지난 24일 시작!
네이버 모바일의 뉴스서비스와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모바일 이용자가 카카오 플랫폼에 더 오래 머무르게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이 서비스를 시작됐습니다.
▲카카오토픽은 네이버앱과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기사를 보여준다(사진=각사)
네이버가 언론사들과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사용자 편의를 무기로 모바일 첫 화면과 각 뉴스 카테고리를 직접 편집하는 것과는 다르게, 카카오토픽은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기사가 수작업 없이 노출됩니다.
그리고 네이버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 모바일 분야에서 언론사와 제휴를 맺지만, 카카오는 ‘들어오실 분들은 다 들어오세요. 우린 열려 있으니까요’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온라인 뉴스의 백미(싸움터?)인 댓글도 네이버는 적극적으로 노출하지만, 카카오는 아예 기능 지원도 안 합니다.
네이버앱이 잘 정돈된 콘텐츠를 앱 내에서 긴 시간 소비하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 카카오토픽은 카카오톡이나 카카오스토리 등에 공유할 수 있는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카카오토픽의 첫인상은 “역시 모바일의 카카오! 생각보다 가볍다!”였습니다. 평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출퇴근 길 ‘네이버앱’에서 자주보던 야구뉴스를 카카오토픽에서 보려면 앱 실행 -> 스포츠 -> 야구 순으로 선택해 들어가면 됩니다. 네이버앱과 같은 방식이죠.
하지만 양 앱을 비교해보면 네이버는 단계마다 화면을 불러오는 약간의 시간이 걸리지만, 카카오는 매우 부드럽게 해당 단계가 진행돼 상대적으로 가볍고 경쾌한 서비스라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또 꿀잼(유머), 연예, 스포츠, 여행, 패션•뷰티, 컬처, 인테리어•디자인, 건강•다이어트 등 모바일 이용자들이 자신의 취미나 관심사에 따라 짧은 시간동안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카테고리에서 양질의 매체와 커뮤니티 등이 들어온 점도 카카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카카오토픽의 최대 특징은 개인 취향 분석과 소셜필터링이 반영된 자동 알고리즘에 따라 기사를 노출한다는 점입니다.
▲알고리즘 방식으로 ‘공평성’은 문제는 벗어날 수 있겠지만. 공평한 ‘기사’가 곧 좋은 기사는 아니다. 최상위 토픽은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질까? 정말 수작업 없이 100% 알고리즘일까? 라는 의문도 든다. (사진=플레이 스토어)
하지만 이 방식이 사용자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최선’이나 뉴스서비스로써 ‘중립’적인 방식은 아닙니다. 어차피 소수의 콘텐츠가 올라오는 인디칼럼이나 기타 취미 카테고리는 무리가 없겠지만, 시사, 스포츠, 연예 등에서는 사용에 불편함이 느껴집니다.
‘알고리즘’으로 선택된 기사치고는 잘 정렬돼 있지만 국내 야구 소식에 일본 야구 소식이 포함된다든지, 국가대표님 경기 시 의미 없는 사진 기사만 주르륵~ 업데이트돼 좋은 정보를 찾기 힘들게 하는 한계가 보였습니다.
실시간으로 뉴스를 편집하고, 테마에 따라 기사를 배치해주는 네이버 등 다른 포털서비스와 차이가 났습니다.
또 정말 극단적인 가정이겠지만 만약 ‘반정부적‘인 기사는 노출하지 않거나, 카카오에 부정적인 기사를 노출하지 않는 ‘알고리즘’을 구축해 놨다면 사용자는 그 기사를 카카오토픽 내에서 볼 수 없게 됩니다.
카카오가 이 방식을 택한 이유는 적은 인력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내고, 자체 편집자 없이 뉴스 서비스를 제공해 ‘공정성’ 시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또 “뉴스서비스를 중립적으로 해야지! 니들 편향적인 것 같아!”라는 공격을 받았을 때 “개인마다 결과가 다르고, 알고리즘에 따른거지,저희는 편집 안 해요”라며 논쟁을 피해갈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이죠.
아직 베타서비스 초기니 벌써부터 결론을 내기는 힘들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용자에게 중요한 소식을 잘 정돈해 정렬한다는 측면에서는 네이버의 뉴스서비스와 비교하기에는 한참 모자란 서비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카테고리별로 내게 필요한 정보를 준다는 점에서는 커뮤니티 플랫폼 ‘빙글’에 뒤쳐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글 : 최준호
원문 : http://blog.naver.com/startreport/22013519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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