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앱스토어를 다룬 지난 포스팅에 이어 이번에는 T스토어에서 게임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SK플래닛 티스토어 게임 모듈장인 임종민 매니저님을 찾아 뵙고, 말씀을 나눠봤습니다.
임 매니저는 지난 2002년부터 게임업계와 인연을 시작해 NHN게임즈, 웹젠 등에서 온라인 게임 사업 PM(project manager) 역할을 해왔으며, 2012년에는 직접 모바일 게임사 창업에 뛰어드는 등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가 깊으신 분이라고 합니다.
사실 임 매니저님을 뵙기 전에는 T스토어는 ‘지는 해’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인터뷰를 나누며 자신감 있게 숫자를 제시하시는 것을 보고 ‘그래도 통신사 마켓이 살아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SK플래닛에 따르면 티스토어의 다운로드 수는 2700만명, 월간 순방문자수(MAU)는 1200만명 수준입니다.
KT와 LG U+ 등 타 통신사 가입고객은 320만명 정도. 네이버 앱스토어의 도전이 거세지만 아직은 국내 2위의 앱스토어 위치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래는 임 매니저님과의 일문일답!
-찾아 뵙기 전에 게임사분들께 물어보니, 아직도 SK플래닛 티스토어가 대기업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임종민 매니저 : 제가 게임 개발사에서 일할 때도 통신사들에 대해 ‘슈퍼 갑도 이런 슈퍼 갑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마켓에서 일하는 입장이 되고 보니, 요즘에는 좋은 ‘콘텐츠’를 가진 회사를 모셔오기 위해 ‘을’의 입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T스토어와 첫 미팅이 어렵다는 반응도 있던데요.
첫 미팅 잡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저도 들었습니다. 저희 쪽에 아시는 담당자분이 계시면 다소간 일처리가 빠를 수도 있지만, 개발자 센터 공식 연락처를 통해 ‘사업 담당자와 만나고 싶다’고 연락 주시면 일주일 내 미팅을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티스토어 게임 매출은 얼마나 나오나요?
지난해 연간 1200억원 가량의 매출이 났으니, 매월 평균 100억원 수준이었습니다. 올초 다소 정체기가 있었지만, 공격적인 마일리지 정책을 편 이후에는 매월 130억~150억원 가량의 매출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를 국내 전체 안드로이드 마켓 시장으로 환산하면 약 20%의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20%라고 하니 제 생각보다는 높은 수준인 것 같아요.
최근 2년간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카카오톡 게임과의 시너지로 폭발적인 성장을 하면서 티스토어의 존재감이 다소 흐려졌지만 성장을 계속해왔습니다.
다른 시장을 보면 1등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 경쟁 서비스가 죽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 입장에서 보면 티스토어 게임 분야는 계속 성장해 왔습니다. 다만 경쟁상대인 플레이스토어의 성장이 너무 빨랐죠.
-티스토어의 매출 상위 게임들의 월 매출은 어느 정도 인가요?
각 개별 게임의 매출은 공개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매출 상위권 코어게임은 다른 마켓에 비해 매우 과금 성향이 강합니다. 과금고객 기준으로 RPG는 월 13~15만원, 시뮬레이션은 월 10~11만원, 스포츠는 월 9만원 가량의 결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굉장한 수치네요. 비결이 있을까요?
물론 첫 번째는 콘텐츠가 좋아야죠. 다만 티스토어에서 매출 과금 성향이 높은 이유는 과감한 멤버십 정책도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회원 등급에 따라 최대 15%가 마일리지로 쌓여 재구매로 이어집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개발사(7) : 구글(3)이라면 저희는 개발사(7) : T스토어(1.5) : 이용자(1.5)의 수익 배분인 셈이죠.
-이 마일리지 플랜은 오는 10월 31일로 끝나는 것 아닌가요? 이후에도 계속되나요?
이후에도 마일리지 혜택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지금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사용자를 분석해, 기본적으로는 코어 이용자분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으실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입니다. 전체적인 혜택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획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개발사들에 대한 혜택은 없나요?
정확한 수치를 말씀드릴 순 없지만, 티스토어 내 성과에 따라 마케팅 부분에 대한 게임사의 성과에 따라 협의를 거쳐 일정부분 마케팅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는 정책도 펼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사업 담당자와 미팅 진행 시 상세한 내용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사전 예약을 신청하면 바로 설치할 수 있는 링크를 T스토어에서 푸시하는 형태인가 보네요. 이용자 설치율은 어느 정도인가요?
80% 정도로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사업 인력은 총 몇 명인가요?
재작년에는 2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총 7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이중 3명은 해외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지스타에서도 저희 7명이 발품을 팔아가면 게임사 B2B 부스를 직접 찾아가 좋은 콘텐츠를 찾아 다닐 생각입니다.
-모바일 생태계에서 T스토어의 역할과 앞으로의 방향은?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진출한 국가 중에서 티스토어 수준으로 유효한 수준의 로컬 마켓을 가진 곳의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글이 국내 게임사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이유도 저희 같은 경쟁자들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유효한 경쟁체제를 만들어 유무형의 혜택이 개발사와 고객에게 돌아가도록 할 것입니다.
또 다른 통신사, 네이버, 카카오 등 협력할 수 있는 대상의 제한을 두지 않고, 게임사와 이용자를 위한 협력 방안을 찾아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점은 T스토어가 SK텔레콤 고객뿐만 아니라, 타 통신사 고객분들에게도 가장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앱스토어가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두 포스팅을 걸쳐 네이버 앱스토어와 SK플래닛 T스토어를 이끌고 있는 주역들을 차례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 분들을 만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저도 한국인인지라 왠지 구글이 밉게 보이더라구요.-_-;;
특히 두 마켓 모두 이용자에게 마일리지를 부여해 추가 구매를 유도하고, 다양한 게임사 지원 정책을 피는 등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생태계를 더 풍성하게 하려는 노력이 돋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두 토종 앱스토어가 게임사들과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카카오도 이제는 좀 태도를 바꿔서(이제 전자상거래 등 다른 수익원도 슬슬 확보하고 있고..) 네이버 앱스토어, SK플래닛 T스토어와 협력해, 중간 수수료를 좀 내려줬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도 생깁니다.
글 : 최준호
출처 : http://goo.gl/AUcnJ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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