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인터뷰’시리즈는 앱센터의 프로그램 (Startup Weekend, K-Hackathon, A-camp, B-camp, Super App Korea 등)을 거쳐간 스타트업을 찾아가는 연재 인터뷰입니다. 앱센터의 동의를 얻어 벤처스퀘어에도 게재합니다. ‘찾아가는 인터뷰’ 시리즈 전체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누가 내게 왜 창업하느냐고 물었을 때 난 김경돈 개발자가 있어서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런 사람을 갖기 힘들다. 힘든 거야 뭐 창업하는 것도 힘들고 사는 것도 힘든 거고. 나는 이 친구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권건아 대표는 2007년 온라인게임 개발사 입사 동기로 만난 김경돈 개발자와 지난 8년간 꾸준히 개발 업무에서 호흡을 맞춰온 사이이다. 둘의 끈끈한 우정에 인터뷰 공기마저 훈훈해지는 듯싶었다. 그것도 잠시, 서로의 첫인상에 관해 묻자 이어진 반전. 맺고 끊는 게 확실하고 냉철한 김 개발자가 처음에는 “재수 없었다”고 한다. 김 개발자도 쾌활하다 못해 부산스러운 권 대표에게 호감이 갈 리 없었다. 성격이 다르다 보니 같은 사물도 다르게 바라보는 이 둘은 어떻게 친해질 수 있었을까?
이매지너리 다이브(Imaginary Dive)의 멤버들. 왼쪽부터 김경돈 개발자(33), 권건아 대표(34)
“이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낼 수 있었던 건 권 대표가 ‘투명한 사람’이어서다. 한 지인이 밝은 성격을 가진 권 대표에게 영업직을 추천할 때, 나는 오히려 안 된다고 말했다. 판매하는 상품의 질이 떨어질 경우 그것 또한 숨기지도, 자신을 스스로 속이지도 못할 게 뻔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김 개발자의 말에서 필자는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김 개발자는 이어서 “지금은 권 대표가 지갑도 투명하다”는 농담까지 건넸다.
사람을 사귈 때만은 ‘노력하지 않는’ 두 사람의 게임 개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숭실대학교 창의관을 찾았다.
Q. 이매지너리 다이브의 첫 작품이었던 ‘콕 펀처’ 게임 이야기부터 해달라.
■ 직장을 다니면서 충족되지 않던 창작욕으로 만든 B급 게임
우리는 성격은 다르지만, 취향은 같다. 유치하면서도 엽기적인 걸 좋아한다. 소위 ‘병맛’이라는 정서를 넣은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우리끼리 사이드 프로젝트로 진행해서 창업할 당시에 런칭했던 게임이 ‘콕 펀처(Kock Puncher)‘이다.
콕 펀처는 ‘콕’이라는 병아리가 주인공인데, 그동안 우리의 알을 많이 먹어온 인간들을 응징하겠다는 이야기가 게임의 배경이다. ‘스티븐 시걸의 콕 펀처‘라는 블랙코미디 영화의 가짜 예고편을 게임의 소재로 활용했다. 남성의 신체 핵심부위를 가격한다는 다소 엽기적인 게임이 확실히 다른 게임들과의 차별성을 가진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망했다.
창업 전 워밍업을 한다는 생각으로 참가했던 인디게임 위크엔드(Indie Game Weekend)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었던 세포의 진화(Cell Evolution) 게임 같은 경우 아무런 홍보 없이도 1만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데에 비하면 허탈한 결과였다.
Q. 첫 실패 후 게임 개발의 변화가 있었나.
■ 유행하는 게임 장르 속 어느 한 부분을 특화한 게임 개발에 들어가
콕 펀처를 만들고 나서 우리야말로 펀치를 맞고 개발 방향을 선회하게 되었다. 기존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액션 RPG(Role-playing game)를 게임 장르로 선택해서 ‘윈드커터(Wind Cutter)’라는 가벼운 게임을 만들고 있다. 이름부터 노멀해지지 않았나. 그러나 유니크한 면도 살렸다. RPG는 조작에 대한 즐거움보다는 자동 전투를 통해 보는 즐거움을 위주로 하는데, 이매지너리 다이브(Imaginary Dive)는 여기에 단순히 터치와 드래그만으로도 많은 걸 조작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액션감을 더했다.
윈드커터(Wind Cutter)의 프로토타입 버전
Q. 단순한 터치와 드래그만으로 많은 조작감을 느끼게 한다?
■ 회전력으로 주변 사물을 들어 올려 공격하는 기능을 통해 주변 사물도 날아가고 적들도 날아가는 볼거리 선사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기 때문에 복잡한 조작은 들어갈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치와 드래그를 활용해 많은 조작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윈드커터는 주변 사물을 활용하는 액션 RPG이다. 360도 회전공격을 하면서 그 회전의 힘으로 주변 사물까지 들어 올려 적에게 집어 던질 수 있다. 현재 프로토타입 버전까지 개발한 상태이다. 사물을 들어 올린다는 컨셉을 어떻게 하면 더 다양하고 재밌는 볼거리로 전달할 것인지를 고민 중이다.
Q. 프로토타입 버전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 신선하다, 확장성이 뛰어난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라
우선은 주변 사물을 들어 올린다는 게임 컨셉이 다른 게임에는 없어서 신선하다고 했다. 다만 현재 돌이나 나무에만 한정된 사물의 범위를 확장해서 스테이지별로 다양한 색깔을 입혀보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예를 들어 현재 캐릭터가 칼을 잡고선 회전 공격을 하는데, 칼 대신 프라이팬을 잡고선 도넛 동산을 달리면서 적을 물리치고, 주변에 놓여 있는 초콜릿과 머핀을 들어 올려 던지게 하는 것이다. 할로윈 컨셉의 스테이지에서는 이런 것들이 알사탕, 호박, 빗자루 등의 사물로 변한다. 이를 통해 게임 타겟층도 여성으로 고려해보면 좋을 것이라는 조언이었다. 확장성이 뛰어난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콘텐츠를 붙일 수 있다.
Q. 향후 계획 및 목표
■ 연말에 알파 버전 출시 후 투자 유치에 노력할 계획
올해 12월에 스마트창작터 창업지원 사업을 마무리하면서 윈드커터 알파 버전을 구글플레이에 출시할 예정이다. 내년 초에 이 알파 버전을 갖고서 투자사와 퍼블리셔를 찾아가 투자를 유치한 후 2015년 말에 정식 버전을 출시하는 게 1차 목표이다. 그리고 투자를 통해 게임을 제대로 개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원을 갖춘 회사를 만드는 것이 2차 목표이다.
Q. 끝으로 하고픈 말
■ 팬을 가진 회사를 만들고 싶어
어릴 적에 어떤 게임을 하는 동시에 내가 그 게임 회사의 팬이었듯이, 이매지너리 다이브도 팬을 보유한 회사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 예전에는 ‘소프트맥스’, ‘손노리’ 같은 확고한 팬층을 보유한 회사가 있었다. 그리고 특정 회사가 만드는 게임에 열광하는 팬이 있었다. 우리는 그런 것에 대한 향수가 있다. 지금은 너무나 상업화되어 예전과 같은 회사들이 존재하지 않더라.
게임은 기호 식품 같은 것이다. 즐겨도 되고, 즐기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우리 게임을 좋아해 주는 팬층을 확보하는 게 생존 전략이다. 팬과 같이 호흡하면서 팬들로부터 게임을 빨리 출시해달라는 요구를 받는 회사, 이매지너리 다이브는 메이저도 마이너도 아닌 그 중간 즈음의 미묘한 재미를 찾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가치를 함께 구현해나갈 팀원을 찾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해주시길 바란다.
글 : 안경은(앱센터)
원문 : http://goo.gl/WKjcX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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