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인터뷰 16] 창의력 빵빵, 인지능력 쑥쑥, 전문가가 만든 ‘분홍돌고래 뽀뚜’ @ Startup Weekend

‘찾아가는 인터뷰’시리즈는 앱센터의 프로그램 (Startup Weekend, K-Hackathon, A-camp, B-camp, Super App Korea 등)을 거쳐간 스타트업을 찾아가는 연재 인터뷰입니다. 앱센터의 동의를 얻어 벤처스퀘어에도 게재합니다. ‘찾아가는 인터뷰’ 시리즈 전체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차분한 첫인상과 달리 마명엽 대표는 학창시절 활기가 넘치는 학생이었다고 한다. 모임을 만들고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중, 고교 때 전교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피아노 학원, 미술 학원, 컴퓨터 학원 등 남들이 다니는 학원도 다 다니고 싶어 하던 마명엽 대표에게 부모님은 “6개월 안에 그만두지 않는다면 다녀도 좋다”는 조건부 허락을 하셨다. ‘끝까지 하라’는 것이었다. “사업도 단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니 할 거면 끝까지 하라”는 조언 그대로 마명엽 대표는 매출도 없지만, 구체적 성과도 없는 사업 초반의 고비를 넘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오느라 그에게서 학창시절 ‘마명엽‘의 느낌이 나지 않았다. 그가 소개할 아이템보다 마명엽 대표의 옛 모습이 더 궁금해졌다. 그래서 필자는 “사업을 하면서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게 된 것”이라는 그의 말에 동의하는 대신 “학창시절이 마 대표 인생의 황금기였던 것 아니냐. 그때의 활기를 되찾기 위해 모든 걸 잠시 멈추고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떤가”라는 ‘악마의 속삭임’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크리에이티브밤(CreativeBomb)의 멤버들. 왼쪽부터 윤필훈 마케팅 팀장(30), 마명엽 대표(37), 한나영 디자이너(22). 인터뷰 자리에는 함께하지 못한 최진석 개발이사(48), 김진희 이사(36), 김재석 이사(29)를 포함, 총 6명의 멤버로 팀이 구성되었다.

Q. 30대 중반에 창업하게 된 계기

■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걸 보고선 기회를 잡아야 할 것 같았다

크리에이티브밤(CreativeBomb)은 2012년 말에 팬택 마케팅전략팀 동료 3명이 공동 창업한 회사이다.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전략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동료들과 ‘이런 거를 하면 어떨까?’라는 이야기를 자주 나눴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면서 새롭게 열리는 시장의 기회를 잡아야 할 것 같았다. 마침 30년 지기 친구이자 ‘KIM 영재연구소’ 연구원인 김수영 자문위원을 통해 학부모들의 니즈에 관한 정보와 커리큘럼을 얻을 수 있었다.

창업해야겠다는 결심을 실행에 옮긴 계기는 앱센터(AppCenter)의 스타트업 위크엔드(Startup Weekend)가 결정적이었다. 당시 3번째 스타트업 위크엔드가 내 고향인 원주에서 개최되었다. 금요일 오후에 반차를 내고 기획자로 참가했다. 잠을 못 자서 너무 힘들었지만, 아이템 개발의 전체 프로세스를 압축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모든 걸 다 담아서 창업하려고 하기보다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테스트하고, 그걸로 다시 재개발을 해나가는 게 중요한 과정임을 깨달았다. 그 후로도 같은 팀이었던 단국대학교 학생들과 모여 5개월간 창업스터디를 했다. 퇴사하고 나서 한쪽으로는 스마트폰만을 전문으로 하는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만들어서 자금을 확보하고, 다른 한쪽으로는 유아교육 콘텐츠 개발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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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콘텐츠의 배경이 바다인 까닭은? 그중에서도 왜 돌고래로 골랐나.

■ 바다 생물 중에서도 특히 고래를 무척 좋아해, 다큐멘터리를 즐겨보며 고래의 생활에 대해 잘 알고 있어

나는 바다 생물을 좋아한다. 특히 주말에 고래 관련 다큐멘터리를 즐겨볼 정도로 고래를 정말 좋아한다. 웬만한 고래는 다 알고, 고래의 생활을 잘 알다 보니 고래를 소재로 해서 스토리를 짜기가 쉽더라. ‘뽀뚜’라는 이름은 아마존에서 실제로 분홍돌고래를 일컫는 단어이다. 아이들에게 4가지의 뽀뚜 디자인 후보를 출력해서 보여준 후 가장 인기 있는 디자인으로 골랐다.

‘분홍돌고래 뽀뚜(Boto the Pink Dolphin)’ 앱은 바닷속 마을 ‘엥깡찌’에 어느 날 해적샤크의 무리가 나타나 마을을 밝혀주는 크리스탈을 훔쳐 달아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분홍돌고래 뽀뚜는 크리스탈을 되찾기 위해 친구들을 모아 해적샤크를 찾아 떠나게 되는데, 이 여정을 게임으로 만들었다.

게임미션

Q. ‘분홍돌고래 뽀뚜’ 앱의 구성은.

■ 게임 안내/실행/결과 페이지를 통해 재미와 학습효과를 동시에

‘분홍돌고래 뽀뚜’는 5~7세 어린이들을 위한 유아교육 게임 앱(안드로이드iOS,iPad)이다. 각 스테이지마다 게임 안내페이지, 게임 실행페이지, 게임 결과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게임 안내페이지에서는 캐릭터 스토리가 나래이션 및 스크립트로 제공된다. 게임 실행페이지에서는 스테이지별 미션 수행을 통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아이템을 얻게 하였다. 마지막으로 게임 결과페이지에서는 학습 피드백을 제공하여 자녀들의 성취도를 궁금해하는 학부모들의 니즈를 충족시킨다.

Q. 앱을 일본에서 먼저 출시했다.

■ 우선 접근성과 결제가 한국보다 호의적인 일본 시장을 공략해야겠다고 판단

‘분홍돌고래 뽀뚜’ 시리즈 1, 2는 올해 6월에 일본에서 출시했다. 처음에는 한국 시장을 생각했었는데 유료 결제가 잘 일어나지 않고, 아이들에게 스마트 기기를 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 사회 특성상 오히려 해외에서 서비스를 성공시킨 후에 한국 시장에 들어오면 좋을 것으로 판단했다. 일본은 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때마침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글로벌 전략시장 B2B 플랫폼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현지화부터 마케팅, 퍼블리싱까지 지원을 받았다. 크리에이티브밤이 앱을 개발하면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소개해준 일본 퍼블리셔에서 번역, 나래이션, 사이트 관리, 마케팅 업무를 맡아주었다. 일본의 정액제 앱 마켓에 첫 출시를 한 후에는 100엔짜리 유료 앱으로도 출시하여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일본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연착륙을 한 것 같다.

이어서 한국 시장에는 8월 말에, 미국 시장은 10월 말에 각각 출시하였다. 뽀뚜 3은 현재 개발 중이다.

Q. 투자 유치를 고려 중인가.

■ 일본, 미국, 유럽, 중국 진출에 전략적 도움을 줄 투자 파트너를 구하고 있어

투자를 받고 싶다기보다는 장기적으로 함께 갈 수 있는 투자 파트너가 있었으면 좋겠다. 교육 콘텐츠는 판매만으로는 수익의 한계가 있고 결국 캐릭터 라이센싱 등의 수익모델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따라서 다른 업체와의 협업을 일궈내고 같이 사업을 도모할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하다.

내년 상반기에는 유럽 시장을, 내년 하반기에는 중국 시장을 보고 있다. 중국 시장 같은 경우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았다는 의견이 다수이고 나도 이에 동의하는 바이다. 내년 하반기가 되면 중국에도 미드코어나 캐주얼 게임이 어느 정도 퍼지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져 유아콘텐츠 시장이 열리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Q. 향후 계획 및 목표

■ 글로벌 진출과 캐릭터 라이센싱, 더 나아가서는 스마트 기기를 벗어난 가상 체험까지

단기적인 목표는 ‘분홍돌고래 뽀뚜’를 전 세계의 아이들과 만나게 해주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로는 캐릭터 라이센싱을 통한 사업 확장이다. 뽀뚜를 창의력 관련 교구에 입히는 것이다. 둘째로는 한정된 스마트 기기 환경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실제 바다와 흡사한 공간에서 뽀뚜를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목표이다. 이는 4D,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 등을 활용해 구현할 수 있다. 같은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알고 지낸 제작국장님과 같이 구현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

■ 해답을 찾는 경험이 쌓이다 보면 사업이 재미있어지는 시점이 온다

“멀리 보지 않는 사람은 늘 가까운 곳에 근심이 생기기 마련이다.”라는 말이 있다. 눈앞의 수익이나 몇억 원대의 투자 유치가 사업의 목표가 아니다. 내가 정말로 이 일을 왜 하는가를 생각해야만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갈 수 있다.

창업한 지 3년이 되어간다. 초반 1~2년 동안에는 수익이 있어야 버틸 수 있기 때문에 자꾸만 초심을 잃고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그러니까 힘들더라. 일이 즐겁지도 않았다. 가시적인 콘텐츠가 완성되어 나오기까지가 정말 힘들었다. 확신을 품고 시작했던 사업인데 어느 순간부터는 자신이 없어지다가, 부정적인 피드백이라도 듣는 날에는 나 또한 아이템의 부정적인 면만 눈에 보이게 되더라. 그럴 때 정부 지원사업에 합격한다든지 우리 아이템에 관심을 가지는 누군가를 만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것이 버팀목이 되었다. ‘아 맞아, 이 아이템이 이게 좋았었지.’ 하면서 생각의 전환이 일어났다.

아마 스타트업을 하시는 모든 분이 겪는 과정일 것이다. 그런데 그게 그렇더라. 문제에 한 발짝씩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문제의 답이 더 명확하게 드러나더라. 문제가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하면 해답을 찾기 쉬워진다. 그렇게 해답을 찾는 경험이 몇 번 쌓이다 보면 ‘이게 그렇게 아프고 힘든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러면 그다음부터 비로소 사업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한다.

글 : 안경은
원문 : http://goo.gl/wFCW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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