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고가는 거리지만 쓰레기통은 무심결에 지나쳐버리는 것 중에 하나입니다. 밤이 되면 넘쳐나는 쓰레기통도 내 일이 아니기에 관심을 갖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쓰레기를 수거하는 수거차량의 운행 횟수가 10% 줄어들면, 연간 약 1000톤의 이산화탄소가 줄어들고, 서울시 전체 쓰레기통을 압축쓰레기통으로 바꾸면 나무 15만 그루를 심은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생각없이 지나쳤던 우리 사회의 문제를 실행에 옮긴 스타트업 이큐브랩의 권순범 대표님과의 인터뷰입니다.
Q. 이큐브랩이 만들고 있는 제품은 무엇인가요?
이큐브랩은 클린큐브라는 태양광 압축쓰레기통을 만들고 있습니다. 기존의 쓰레기통이랑 다른 점은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어느 정도 쓰레기가 차면 센서로 인식하여 500kg의 힘으로 압축을 하는 것입니다. 클린큐브와 함께 제공되는 클린큐브네트웍스는 가로변 폐기물 관리 솔루션입니다. 쓰레기를 수거하시는 분들께 실시간으로 정보가 전달됩니다. 쓰레기가 얼마나 적재되어 있는지, 어느 구역이 자주 차는지, 과거에 비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태양광 자체수명은 반영구적이며 배터리는 약 3년 주기로 갈아주어야 합니다.
Q. 창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처음부터 ‘창업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한 것은 아닙니다. 현재 학교를 휴학하고 있는 상태인데, 사업이라기 보다는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프로젝트를 해보자라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가볍게 나온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켜본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저는 병역특례를 통해서 3년간 개발자로 일을 했었습니다. 이 후에는 전략컨설팅 회사에서 6개월정도 인턴을 했었습니다. 컨설팅이라는 분야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제가 생각했던 방향과는 달랐습니다. 다른 기업의 일을 전문적으로 상담해주는 일이다 보니, 내 일이라는 오너십을 가지기 힘든 구조였습니다. 막연하게 내일을 하면 좋겠다라고, 취업 보다는 창업을 시도해보는 것이 더 많이 배울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Q.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회적기업컨설팅 하는 단체에서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사회현상을 해결하고 싶은 사소한 이야기들을 많이 했었습니다. 저는 신촌에서 살았기 때문에, 신촌의 밤거리에서 쓰레기통이 넘치는 모습을 매일 보았습니다. 환경미화원이 24시간 매일 붙어서 치울 수가 없는데, 밤시간에 경제활동이 많은 한국의 특성상 무언가 시스템이 바뀌어야 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집에서는 쓰레기가 넘치는 모습을 보기가 힘든데, 발로 밟거나 눌러주기 때문입니다. 길거리도 우리가 사는 공간인데 집에서처럼 쓰레기통을 눌러주면 어떨까하고 아이디어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학교친구들이랑 좋은 친구들이 많이 합류하였지만, 이 제품이 정말 시장에 필요한 제품인가에 대한 의문이 많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가격이 일반 쓰레기통에 비해서 몇 배가 더 비싸다보니 그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장에 대한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서 새벽부터 환경미화원분들과 같이 빗자루를 쓸면서 이야기를 해보면서 인터뷰를 많이 했습니다. 쓰레기종량제를 시행한 후에 쓰레기통이 10,000개에서 5,000개로 줄었습니다. 환경미화원의 숫자도 많이 줄었습니다. 서울과 비슷한 수준의 인구를 가진 베를린이나 뮌헨도 쓰레기통이 20,000개고, 파리도 30,000개 입니다. 서울은 굉장히 적은 수입니다. 쓰레기통을 늘리면 관리인력이 늘어나야되는데, 이걸 감당할 수 없기에 추가설치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클린큐브가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보았습니다.
Q. 현재 클린큐브의 개발은 얼마나 진행된 것인가요?
현재 기계자체의 완성도는 95%정도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개발하는데는 2년정도 걸렸습니다. 처음부터 쓰레기산업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에, 네트워크도 없고 기계를 만드는 것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했습니다. 무작정 청계천의 금속가공하는 업체를 찾아가 시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하기도 했고, 시흥이나 부천, 남양주 등의 공장지대를 직접 발로뛰며 찾아가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최소 10번 이상의 제품 업데이트를 거쳐 지금의 모델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기능 중심의 완성은 거의 완료 되었으며, 생산이나 조립 등의 대량생산의 부분만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Q. 실제로 설치된 곳은 어디인가요?
저희는 BtoG모델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대, 연대, 고대, 동국대 등에 설치가 되어있습니다. 광화문 광장과 시청광장에는 대략 20개 정도 설치가 될 예정입니다. 국내도 진행하고 있지만 해외에 더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템 자체가 선진국형 모델이다 보니, 유럽, 호주, 중동, 남미, 일본 등에 파트너를 만나고 샘플판매와 계약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역이 넓고 인건비가 비싼 호주 등 GDP가 놓은 국가들이 특히 반응이 좋습니다. 쓰레기 산업이 기술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시장이라, 기술적으로 발전가능성도 많고, 가치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 유효했던 것 같습니다.
Q. 사업도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어떤 점인가요?
지난 해에는 국내영업을 하지 못했는데, 조달등록의 이슈가 있었습니다. ‘태양광 쓰레기통’이라는 새로운 제품이다보니 코드가 없어 등록이 되지 않았습니다. 우여곡절을 거쳐 코드 등록은 되었는데, 태양광 쓰레기통을 제조하는 업체는 저희 밖에 없어 경쟁 입찰이 되지 않아 입찰이 불가능 했습니다. 하지만 조달우수제품으로 인정이 되면 단독으로도 입찰이 가능하다는 정보를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녹색인증과 K마크 인증을 받아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입찰의 공정함을 위해서 엄격하게 규정들이 있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로 시도하는 벤처기업들에게는 독이 되는 점이 아쉽습니다.
Q. 이큐브랩이 최종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비전은 무엇인가요?
최종적으로는 도시폐기물 모니터링 솔루션을 만들고 싶습니다. 영국이나 유럽의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와 주거환경이 달라서 집 앞에 바퀴달린 쓰레기통이 하나씩 다 있습니다. 그 쓰레기통에는 다 다른 회사의 로고가 있습니다. 쓰레기를 수거하는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그 업체가 본인의 집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관리비용, 너무 긴 동선, 기타 관리할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센서모듈을 제안했더니 반응이 정말 좋았습니다. 센서를 포함하여 관리 솔루션을 만들어 놓고 다양한 옵션들을 먼저 제시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차후에는 쓰레기 시장 뿐만 아니라 24시간 돌아가야 하지만 꼭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 아날로그 시스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1차적으로는 주차장을 생각하고 있고 농업, 소방, 방제 등에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국 스마트시티틀 구축할 수 있는데 기본이 되는 IoT솔루션으로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큐브랩’은 TIPS 프로그램(글로벌시장형 창업사업화 R&D, 이스라엘식)의 14년 8기에 선정된 기업입니다. 운영기관은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입니다. TIPS 는 성공한 벤처인의 멘토링-보육-투자-정부R&D매칭을 통한 이스라엘식 기술창업기업육성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기업에게 매칭펀드 등의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벤처스퀘어 독자분들 중에서도 TIPS프로그램에 대한 궁금증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관련하여 간단하게 질의를 진행해보았습니다. TIPS 선정팀에 대한 전체 인터뷰는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TIPS에 선정되었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선정 이유는 무엇인가요?
1차로 기술적인 부분을 통과했고, 2차로 시장관점에서 경쟁력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쓰레기 통이 아니라 어디든 부착할 수 있는 태양광 센서통신모듈의 잠재력과 활용성을 인정을 받았고, 또한 해외시장측면에서 초점을 많이 맞춘 것도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TIPS 프로그램을 통해 서비스에 어떤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가요?
첫 번째는 지원금 일 것입니다. 또한 다른 프로그램들과의 차이로 워크샵이 있습니다. 국내에 있는 모든 VC들, 인정 받은 벤처들이 다 모이는 자리이기에 실질적인 조언을 많이 얻을수 있었습니다. 제조업을 하는 스타트업들과의 만남을 통해 한국에서 가장 좋은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TIPS 프로그램 중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기업에게 병역특례 제도에 가산점을 주는 등의 혜택을 고려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병역특례을 통해 벤처에 대한 두려움이 없에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벤처회사가 지금 당장의 성과를 보여주기 힘든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성장가능성을 보지 않고 당장의 숫자로만 경쟁하면 굉장히 어려운데, 이러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TIPS 과정을 통해서 얻게 되는 R&D 결과물은 무엇이고 확장성을 어떻게 보고 있으신가요?
센서모듈을 제대로 개발하여 쓰레기통에 적용은 빠르게 될 것 같습니다. 개발된 결과물을 쓰레기통 아닌 다른 부분에도 어떻게 적용 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R&D 수행 과정에서 글로벌과 현재 귀사의 기술 수준과의 격차를 어느 정도로 보는가요?
경쟁사나 비슷한 회사랑은 격차가 거의 없습니다. 이 분야는 굉장한 기술력을 가지고 발전하는 영역이 아니기에, 기술 수준의 격차 보다는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는게 더욱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됩니다.
글: 김명지 myungjikim@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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