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없어질 수도 있다”

임원워크숍서 위기감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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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에서 네이버는 아무것도 아니다. 없어질 수도 있다. 구글이나 텐센트 같은 거대한 기업은 물론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도 경쟁해야 한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47·사진)이 이렇게 선언했다. 모바일에서 네이버는 지배적 사업자가 아니고 오히려 뒤처져 있기 때문에 모바일 네이버가 더 분발해야 한다는 질책이기도 하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의장은 최근 춘천연수원에서 1박2일간 열린 임원워크숍 등에서 “네이버가 없어질 수 있다는 각오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김상헌 사장과 임원진 전원에게 “PC에서는 기존 업체들과 경쟁한 끝에 1등이 됐고 매년 치열하게 지키는 게임을 해왔다면, 모바일에서는 꼴찌에서부터 올라가는 싸움이다. 모바일에서 네이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 3분기 매출 7000억원, 영업이익 1890억원을 기록했는데 실적 대부분이 기존 PC 기반 사업과 라인에서 나왔다. 라인을 제외한 모바일 광고 부문 매출은 부진하다. 모바일 광고는 네이버가 절대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카카오·페이스북과 경쟁 중이다. 

따라서 네이버 내년 전략도 대부분 ‘모바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 네이버는 이달부터 모바일 검색 서비스를 전면 개편한다. 모바일 이용자들이 처한 상황과 의도를 고려해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검색 예측 서비스는 네이버의 히든 카드다. 하지만 개편을 시작하지 않은 것은 네이버 내부에서 ‘모바일 검색’ 만족도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만큼 네이버 모바일에 대한 눈높이와 기대가 높아졌다.

지난달 20일 광고주와 온라인 마케팅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한 ‘네이버 비즈니스 콘퍼런스’에서도 모바일에 최적화한 광고 상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기존 광고에 비해 구매전환율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분석된 패션스퀘어가 소개돼 눈길을 끈 바 있다. 헤어스타일, 가구와 같은 생활용품 등에도 디자인을 강화한 상품을 베타테스트 중이다. 

오프라인 사업자들이 모바일에서 쉽게 자사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도 준비하고 있으며 패션, 리빙, 식품 분야 등 전국 각지에 있는 다양한 오프라인 상점 정보를 제공하는 쇼핑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숍윈도(shop window)’도 이달 중 정식 오픈할 계획이다. 4일 발표한 네이버와 코레일 간 제휴도 모바일에 초점을 맞췄다. 모바일에서도 철도 운행 정보를 쉽게 검색하고 예약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강남역 메리츠타워 1개 층을 스타트업을 위한 액셀러레이팅 공간으로 확보하고 창업 지원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이미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를 통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제는 직접 뛰어든다는 것이 다르다. 

이해진 의장은 임원 회의 등에서 “외부 인재를 더 영입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외부 혁신 역량을 내부에 수혈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해진 의장 발언은 네이버가 모바일 비즈니스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더 절박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나왔다. 실제 회사 방향도 여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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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손재권 (매일경제)
원문 : http://goo.gl/KmxL3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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