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데이즈의 모.아.이 #.002] 매체전쟁

지난번 [모비데이즈의 모.아.이 #001 모바일 광고, 해는 아직 떠오르지 않았다.]에서 기존매체(인쇄, 방송)의 성장률이 정체된 것에 비해 모바일 광고의 성장률은 대폭 증가한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모바일 광고의 성장세는 폭발적이지만, 전체 광고시장 내 약 4.8%의 영역을 구축하면서 기존 매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모바일과 같은 신기술이 가져온 광고시장의 변화는 오늘만의 일이 아닙니다. 과거 광고시장의 역사를 보면 기술발전과 함께 다양한  매체들이 등장하게 되었고 각자의 이익을 위해 경쟁, 비판, 견제하는 모습은 마치 전쟁과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를 ‘매체전쟁’이라 칭하고 그 역사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매체전쟁이 중요한 이유는 전쟁의 승패가 광고 이해관계자들의 생사 여부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매체전쟁을 이해하기 위해 우선 국내 광고시장의 기본적인 업무 흐름을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광고주는 회사 상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대행사에 광고를 의뢰합니다. 대행사는 광고주를 대신해 광고를 제작하고 매체를 구매합니다. 대행사는 시장에 존재하는 다양한 매체를 파악하기 어려워 매체사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미디어 렙과 상호관계를 유지하며 효과적인 광고노출을 위한 매체를 선별합니다. 미디어 렙은 매체사와 광고주(또는 광고대행사)를 연결해주는 중개자로서 매체사의 매체판매를 대행합니다.

여러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광고주는 광고시장에 돈의 유입을 담당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광고주는 제한된 예산으로 시장의 경쟁자들과 싸워 이겨야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광고결과를 얻을 수 있는 매체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광고주의 선택이 매체의 생사여부로 이어지게 되었고 매체들은 광고주의 선택을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였습니다. 이것이 매체전쟁의 시작입니다.

최근 광고주는 효과적인 광고집행을 위해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즉, 광고주와 광고대행사는 각 매체에 대한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광고를 제작하고 집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모바일의 경우 뉴미디어로서 다른 매체에 비해 사람들의 이해가 부족한 편입니다. 매체전쟁의 역사를 돌아보며 전쟁에서 살아남은 매체들의 특징을 살펴보고 기존 매체와 차별화되는 모바일의 강점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매체전쟁 일부분은 [모바일 광고, 연암사] 내용을 발췌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전쟁의 서막, 인쇄술의 등장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매체의 등장을 동반합니다. 인쇄술의 등장과 함께 인쇄매체인 신문과 잡지가 탄생하였습니다. 신문과 잡지는 텍스트 기반의 인쇄매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매체를 사용하는 광고주의 성격은 확연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정보 중심의 지역적 성향이 강한 신문은 생활광고에 활용되었고, 잡지는 재미에 중심을 두고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에 활용되었습니다. 신문과 잡지는 광고시장에서 각자의 특성에 맞게 영역을 확보하였습니다.

본격적인 전쟁의 시작, 라디오의 등장

라디오의 등장은 본격적인 매체전쟁의 시작을 선포했습니다. 라디오는 소리를 활용한 최초의 멀티테스킹 매체로(매체를 사용하며 다른 작업을 병행할 수 있음) 대중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또한, 라디오로 전달되는 사람의 목소리는 글보다 강력한 소비자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광고주들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라디오의 등장과 함께 인쇄매체의 광고매출은 점차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가열화되는 매체전쟁, 텔레비전의 등장

1차 매체전쟁 이후 인쇄매체와 라디오가 광고시장에서 각자의 영역을 정리하는 도중에 인쇄매체와 라디오의 특징(텍스트, 이미지, 소리)을 영상으로 송출하는 새로운 매체 텔레비전이 등장하였습니다. 대중들은 영상을 송출하는 새로운 기술에 열광하였고 텔레비전은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바꿔놓으며 광고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이에 대적하기 위해 라디오는 지역적 특성에 맞춘 방송과 광고를 송출하였고 잡지는 특정분야(여성, 스포츠 등)의 내용을 전문적으로 다루며 매체의 차별화를 위해서 노력했지만, 텔레비전의 무서운 성장세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절대 강자는 없다. 인테넷의 등장

텔레비전이 광고시장에서 절대 강자라고 생각될 무렵, 그 아성을 뛰어넘는 인터넷이 매체전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인터넷은 이미지를 노출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광고뿐만 아니라 검색 기능을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광고를 선보이면서 광고시장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인터넷은 소비자에게 주도권을 넘겨 매체와 사용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극대화하였습니다. 광고주는 인터넷에 기록되는 사용자정보를 이용하여 즉각적이고 객관적인 광고집행 결과를 받아볼 수 있게 되면서 인터넷은 광고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은 기존매체의 견제와 인터넷 발전에 따른 병폐(온라인 음란물, 불법다운로드 등)로 인해 지금의 영역을 확보하기까지 10여 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장기간 전쟁에 지친 기존 매체들은 광고시장의 일정 부분을 인터넷에 내주며 매체전쟁은 마무리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매체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기존 매체들의 특징(텍스트, 이미지, 소리, 영상, 온라인)을 아우르는 모바일이 매체전쟁에 혜성처럼 등장했습니다. 광고시장에서 기존 피처폰의 존재감은 미비하였나, OS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의 등장과 데이터 통신기술의 발전 등으로 모바일은 PC 영역을 대체할 수 있게 되었고 새로운 매체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모바일은 상황성, 즉시성, 개인화의 특징을 갖춘 강력한 광고매체로서 기존 매체와 확연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바일은 개인을 위한 디지털 기반의 매체로서 휴대가 용이하고 사용자 상황에 따라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바일은 기존 매체에서 볼 수 없었던 4가지 고유한 장점을 가지고 광고시장에서 잠재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2014년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3,700만을 넘어서면서 모바일은 매체력을 확보하고 있고 모바일에 내장된 카메라와 음성장치를 이용한다면 광고주/대행사는 소비자를 사로잡는 창의적인 광고를 집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바일에 결제장치가 내제되어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모바일 광고는 광고주의 매출과 직접 연결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스마트폰 보급률 증가, 데이터 요금제 개선, 통신 네트워크 속도개선 등 기술발전에 따른 모바일의 성장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특히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의 등장과 함께 앞으로 모바일은 사물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활용영역이 확장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모바일 사용자 수, 사용시간이 증가하게 되어 모바일은 광고를 위한 최고의 매체로 부상할 것입니다. 모바일의 등장으로 광고시장에서 매체들의 대규모 혈투가 예상되는 가운데 모바일이 기존 매체의 견제 아래 매체전쟁에서 왕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글: 모비데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