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인터뷰’시리즈는 앱센터의 프로그램 (Startup Weekend, K-Hackathon, A-camp, B-camp, Super App Korea 등)을 거쳐간 스타트업을 찾아가는 연재 인터뷰입니다. 앱센터의 동의를 얻어 벤처스퀘어에도 게재합니다. ‘찾아가는 인터뷰’ 시리즈 전체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박우성 대표와 김현우 개발자는 올해 각자의 사업에서 실패를 경험한다. 채무나 투자 이력이 없었기 때문에 폐업을 하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좋은 공부를 했다.”고 말하는 그들에겐 무엇보다도 실패를 아쉬워할 여유가 없었다. 머릿속에는 여러 사업 아이템으로 가득했으니 말이다. 천상 사업가인 두 사람은 ’2014 소셜벤처 경연대회’에서 재회하여 의기투합했다. 인터뷰를 위해 용산 청년창업플러스센터를 찾았다.
Q. 왜 사업에 실패했나. 실패 경험을 공유해달라.
■ 추진 속도가 느려져 출시 때는 이미 저문 시장, 팀 역량에 비해 너무 버거운 프로젝트
박우성 대표는 2012년 8월 ‘퍼니(funee)’로 창업하여 타이핑 보상광고 서비스 ‘펀탭(funtap)’으로 사업을 하고 있었다. 실패에는 내외부적인 원인이 있었다고 판단한다. 우선 외부적으로는 2013년에 급격하게 리워드 서비스 붐이 사그라졌고, 내부적으로는 기획과 영업에 비해 개발 속도가 너무 느렸다. 2012년 중반이 되자 리워드 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이 CPI로 쏠리게 되었는데, 우리는 펀탭을 개방성이 좋은 웹서비스 형태로만 개발하려 했었고 실제로 개발이사도 웹 전문 개발자였다. 이후 2013년 말이 돼서야 개발 인력을 충원하여 올해 초 안드로이드 앱을 만들었지만 이미 리워드 시장은 저문 상황이었다.
김현우 개발자는 올해 소셜 캘린더 앱, ‘라이프팔레트(LIFE PALETTE)‘ 서비스를 접었다. 우리가 만들고자 했던 서비스는 우리의 역량에 비해 너무 어려운 도전이었다. 그러다 보니 서비스 개발 과정 자체가 공부하는 과정이 되어버리더라.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면서 에너지가 소모되었고 스타트업으로서 더 버틸 힘이 없었다.
Q. 이번 사업 아이템은 어떻게 탄생하였나.
■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연구하다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한다’는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서비스에 담고자 했다. ‘생각’을 위해 매일매일 의미 있는 이슈를 큐레이션하는 서비스가 앞에 붙고, ‘말’을 위한 그룹 채팅 서비스가 중간에 붙고, ‘행동’을 위해 무브먼트 서비스가 뒤에 붙는 통합 서비스였다.
기획해놓고 보니, 이 3가지를 다 하기에는 우리의 역량으로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핵심만 남기고자 노력했다. 사람들을 끌어들여 네트워킹을 일으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브먼트 서비스라고 보았다. 그래서 불필요하다고 판단한 ‘생각하고, 말하고’의 과정을 제거하고 ‘행동한다’만 남겼다. 싸인(SSIGN)의 탄생이었다.
Q. 시장조사는.
■ 모바일에 최적화된 서명운동 서비스가 없어
전 세계적으로 아직 서명운동에 특화된 모바일 앱 서비스가 없었다. change.org, 다음 아고라처럼 기존에 웹 기반 청원 서비스가 있지만, 모바일에 최적화된 서비스가 없었다. 모바일이 왜 중요하냐면, 언제 어디든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기존 웹 서비스의 참여 과정에는 자필 서명이 빠져있는데, 참여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는 사회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사람들이 서명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남았다. 그러던 중 올해 2가지 큰 이슈에 주목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국민 2백만여 명이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부문 재심사를 요구하며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 되찾기 온라인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또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서명에 온라인상에서만 30만여 명이 참여하는 걸 보면서 사회적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Q. 서비스를 소개해달라.
■ ‘세상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 모바일 서명운동 서비스
싸인은 사회적 효력을 갖춘 모바일 서명운동 서비스이다. 누구나 손쉽게 서명운동을 만들고 참여할 수 있고, 다른 참여자들과 댓글로 소통할 수 있으며, 서명운동의 진행 상황을 보고받을 수 있다. 세상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인 셈이다.
올해 9월 중순부터 개발하기 시작해 12월 1일에 안드로이드 앱을 출시했다. 사회 통념상 자필 서명이 들어가야 ‘서명 운동’이라고 정의하기 때문에 UX적으로 자필 서명 부분을 강조했다. 손가락으로 서명할 때 그 서명하는 느낌을 살리고자 특별히 신경 썼다.
기능은 크게 서명운동 등록과 참여 기능으로 나뉜다. 서명을 만드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기존 오프라인 서명운동에 비해 운영과 관리가 쉽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서명운동이 종료되면 참여자 명단을 정리해서 인쇄할 수 있는 암호화된 PDF 파일을 제공받는다. 반대로 참여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안내받은 후 자필 서명을 하여 참여를 하면, 참여인증서를 발급받아 수집 및 SNS에 올릴 수 있다. 즉, 나의 이런 ‘뿌듯한 행동’을 자연스럽게 노출하면서 자랑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서명운동 발의자로부터 자신이 참여한 서명운동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실시간 공지 및 댓글로 보고받는다.
Q.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받은 피드백이 있나.
■ 비트업(Bit UP) 프로그램을 통해 서비스 개발에 큰 도움을 받아
앱센터(AppCenter) 주관 창의도전형 소프트웨어 R&D 프로그램, ‘Bit UP(비트업)!’에 참가를 통해 우리의 서비스 방향을 확고히 잡을 수 있었다. 또한, 행사 일정에 맞추어 개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개발 일정 관리가 되었다. 특히 김진영, 고영혁, 김형철 등 멘토 분들의 냉철한 피드백 덕분에 서명하는 행위 자체에 좀 더 의미를 부여하자는 개념 정립을 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 비트업의 QC(품질검증) 지원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서 5차례에 걸친 베타 테스트를 받았다. 이를 통해 국내에 출시된 거의 모든 기기에서 우리가 개발한 앱이 어떻게 작동되고 어떤 버그가 일어나는지에 대한 상세한 리포트를 받았다.
가장 많았던 피드백은 역시나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우려였다. 우리의 원칙은 단순하다. 고객의 개인정보 보호가 최우선이며, 본인의 동의 없이는 제3자에게 어떠한 이유로도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싸인은 개인정보의 유형에 따라 서명운동 등록자(개인정보 취급자)의 신원을 우리가 확보한 이후, 고객이 승인한 개인정보만을 서명운동 등록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서명운동 등록은 싸인 내부의 심사를 거친 후 공개되는 절차를 두었다.
Q.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
■ 소셜벤처를 꿈꾸다
현재 서명운동을 했거나, 할 예정인 개인 및 시민 사회 단체를 꾸준히 만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제기되는 청원들도 참조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는 안드로이드 서비스 안정화에 매진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iOS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고, 내년 중순에는 자필서명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회원관리 솔루션(MRM : Member Relationship Management)을 출시할 계획이다. 더불어 소셜 임팩트 펀드 투자 유치를 알아보고 있다.
우리는 세상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을 만드는 회사가 되고자 한다. 다시 말해, ‘내가 속한 커뮤니티의 의사결정에 가장 쉽게 참여하는 방법’을 만드는 회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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