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5가 6일(현지시각) 개막한다.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데 한 해 가전 및 정보기술(ICT) 산업 트렌드를 조망하고 예측할 수 있어서 전세계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가전, ICT 산업이 국민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큰 한국은 매년 CES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CES를 주최하는 CEA가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CES에서 한국인들이 2000명이 넘게 참가했다. 캐나다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국적인데 캐나다가 미국과 같은 대륙(북미)이라고 본다면 한국인들이 사실상 1위인 셈이다. 멀리서 비행기를 타고 CES에 가서 삼성, LG전자와 같은 업체들이 신기술을 발표하고 해외 업체가 내놓은 제품을 분석하고 한 해 전략을 수립한다.
CES가 주목받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자리에서 매년 신기술들이 소개됐기 때문이다. 캠코더(1981년), 고화질TV(1998년), PDP(2001년), IPTV(2005년), OLED TV(2008년) 등이 이 자리에서 첫 선을 보였다.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는 CES 키노트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엑스박스 등 신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 스티브 발머가 바통터치를 했지만 MS는 2012년을 마지막으로 CES에서 키노트와 함께 전시장을 설치하지 않기로 하면서 CES와 결별했다.
올해는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CES 전체 키노트를 한다. 이 자리에서 윤부근 사장은 삼성의 가전이나 TV만을 언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윤 사장은 삼성의 `사물인터넷(IoT)’비전을 밝히면서 이 분야를 선도하겠다고 선언할 예정이다. 이것은 무슨 뜻일까?
올해 CES가 중요한 이유는 향후 5~10년간 이어질 메가트렌드가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 2010년 이후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와 모든 산업 흐름을 집어 삼킨 `모바일’이 산업은 물론 삶과 비즈니스의 중심이 되고 있다.
올해는 스마트 라이프가 한단계 진화, 본격적인 `포스트 스마트폰(Post Smartphone)’시대가 올해부터 열렸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며 CES는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포스트 PC’를 외치면서 스마트폰, 태블릿 시대를 열었다. 올해는 스티브 잡스와 같은 카리스마 넘치는 선지자는 없지만 각자 영역에서 스마트폰 이후 세계, 즉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어떻게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포스트 스마트폰’은 비즈니스 관점(산업계 흐름)에서 본 스마트폰 이후의 세계를 말한다. 스마트폰은 앞으로 모든 스마트 세상의 중심이 될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더이상`폰(Phone)’이 아니다. 모두가 전화기를 가지고 있지만 스마트폰으로 전화만 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며 쇼핑을 하고 TV를 본다. 과거 모바일은 `모바일 폰(전화기)’를 의미했다. 이제는 전화는 부가기능이고 지도, 사진, 동영상 등 미디어 기능이 메인 기능이 됐다.
`포스트 스마트폰’은 이처럼 스마트폰이 전화기를 넘어 모든 비즈니스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모든 것이 연결된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삶의 리모트 콘트롤이 되고 있으며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스마트홈, 스마트 자동차 등의 신산업을 탄생시키는 린치핀이 되고 있다.
이 것은 SK텔레콤은 오는 6일(현지시각)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최대 가전 전시회 CES2015에 처음으로 전시장을 설치한 이유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처음으로 CES2015에 전시 부스를 차리고 스마트 프로젝터, 스마트 와이파이 오디오, 공기오염도 측정기기 등 7종의 제품과 서비스를 전시한다. 국내 이동통신사가 최신 TV, 냉장고 등이 선보이는`가전’전시회에 나온 이유는 오는 2020년까지 7조1000억달러(IDC 전망)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사물인터넷(IoT)’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CES 주최측인 전미가전협회(CEA)에 따르면 사물인터넷 제품, 서비스를 내세우며 CES2015에 참가하는 업체는 약 900여개에 달한다. 전체 참가 업체(약 3500개)의 25%에 달한다. 분야도 전통의 가전 및 정보기술(ICT) 기기 뿐 아니라 자동차, 보안, 센서 등 다양하다.
CES2015 전체 기조연설(Keynote Speech)에 나서는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도 핵심 주제를 `사물인터넷’으로 잡았다. 이 자리에서 윤 사장은 회사의 사물인터넷 시장 비전을 제시하며 삼성전자가 단순 TV와 가전, 스마트폰을 만드는 제조사가 아닌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등을 포괄하는 IoT 플랫폼 업체로 나갈 것을 선언할 예정이다.
5년전인 지난 2005년 CES에서는 PDP 등 최신 TV와 가전이 선보였으며 2010년에는 `포스트 PC’바람을 타고 태블릿이 대거 등장했다. 지난 2010년 CES. 당시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가 기조연설에 나섰다. 당시 최고 신기술로 꼽힌 제품은 삼성, LG전자가 내놓은 3차원(3D) TV와 HP, 레노보 등이 선보인 태블릿PC였다. 전자 및 정보기술(ICT) 산업의 중심이 PC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5년후인 2015년은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웨어러블, 사물인터넷, 스마트 자동차 관련 신기술이 주류로 부상한 것은 향후 5~10년을 좌우할 흐름을 반영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올해 CES에는 `스마트 의식주(衣食住) ‘기술이 대거 등장한다. 모바일(스마트폰) 기기가 집의 냉장고, 세탁기 등의 가전을 제어하고(삼성, LG전자의 스마트홈), 온도를 제어 하며(구글 네스트, 하니웰 등) TV는 모바일 기기와 완전히 일체화 된다(삼성 타이젠TV, LG 웹OS 2.0).
자동차도 스마트화 된다. 과거엔 자동차의 오디오 시스템이나 디스플레이가 모바일 기기와 연결된 수준이었다면 2015년 CES부터는 자율 운전차(벤츠, 아우디, 도요타 등) 기술이 나오고 자동으로 주차하는 자동차도 시연된다. CES에는벤츠, 포드, BMW, GM, 아우디 등 10대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기조연설을 하거나 대형 전시장을 마련하며 스스로 운전하는 스마트 자동차 기술을 대거 선보인다. 웨어러블도 진화된다. 스마트 시계, 안경에서 벗어나 신발(아디다스, 뉴발란스 등)이 나오고 실제로 입는 옷도 나올 예정이다. 로레알, 티멕스 등 전자 ICT 산업과 관련 없던 회사들도 스마트 기술을 공개한다.
사람과 사람은 물론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서로 교신하면서 모든 것이 연결된 세계는 결코 유토피아는 아닐 것이다. 연결된다는 것은 서로 융합된다는 것이며 1+1=2가 아니라 1+1=1이나 1+1=0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관점에서도 많은 업체과 새 비즈니스가 등장하고 이는 곧 기존 업체들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회를 잡은 일부에게만 유토피아가 되겠지만 다수는 디스토피아가 될 수도 있다. 많은 것이 변할 것이다. 변화한다는 사실 자체만 안변할 뿐 모든 것이 변한다. 이제 시작이다.
글 : 손재권
출처 : http://goo.gl/C842Q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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