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새로 개인적으로 도전할 거리를 페이스북에 물어보는 소위 아이디어 크라우드소싱을 하는 마크 저커버그의 모습에 신선한 자극을 받았다. 역시 대단한 그릇이다. 페이스북을 상장시켜 약 240조원 기업가치의 회사로 만들고 본인은 약 36조원의 재산을 가진 자산가이면서도 이런 새로운 배움과 도전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것이 놀랍다.
위에 열거한 그의 예전 도전 사례를 보면 ▶중국어 배우기 ▶ 페이스북 직원 아닌 사람을 매일 한 명씩 새로 만나기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누군가에게 매일 감사 쪽지 쓰기 ▶채식하기(또는 내가 직접 도살한 고기만 먹기) ▶날마다 타이 매기 등이 있다. (중앙일보기사참고)
그가 이젠 중국어를 꽤 수준급으로 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지만 “페이스북 직원 아닌 사람을 매일 한 명씩 새로 만나기”(Meeting one new person who doesn’t work at Facebook)라는 도전과제는 참 놀랍다. 저 정도 위치에 있으면 자기가 누군가를 만나려고 하지 않아도 그를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하루종일 줄을 설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에 치여서 피곤해지기 십상이라 (정치인이 아니라면) 저런 위치에 오르면 원래 가까운 지인외에는 새로운 사람을 안만나려고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과제를 본인이 설정했다는 것은 새로운 (외부)사람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본인이 알고 있고 또 호기심이 왕성하다는 얘기다.
예전에 네이버 김상헌대표가 실리콘밸리에서 우연히 마크 저커버그를 조우했을때도 그가 반색을 하면서 “네이버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궁금한 것이 많은데 내일 우리 회사에 와서 좀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없겠느냐”고 했다는 것도 아마 저런 결심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저커버그는 수평한 소통이 몸에 베어있는 사람이다. 지난 가을에 페이스북 사무실에 들렀을때 여러 입구중 하나로 들어갔다. 주차장쪽의 로비에서 사무실안으로 걸어들어가는데 일행중 한명이 “저기 쉐릴 샌드버그가 있네요”하고 말했다. 나는 자세히 못보기는 했는데 가운데 지나가는 길목에 앉아있는 아줌마(?^^)가 페이스북의 COO인 쉐릴 샌드버그였다는 것이다. 물론 페이스북의 CEO와 임원들이 일반직원들과 똑같은 책상에 앉아있다는 말은 들은바가 있지만 구석자리도 아니고 저렇게 잘보이는 길목에, 그것도 외부사람이 빈번하게 지나다니는 통로 가까이 앉아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러자 안내해주시던 분이 “뭐 마크 저커버그는 그 옆에 있는데요. 어 지금은 자리에 없네요”라고 말했다.
모든 회사가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용엘리베이터로 올라가는, 구중궁궐처럼 배치된 사무실에 갇혀있는, 마크 저커버그보다 휠씬 가난한 수많은 대기업 회장, 사장, 임원들이 일반 직원들과 소통에서 겪는 어려움을 생각해보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직원들과 수평하게 소통하는 저커버그의 이런 수평한 사고와 호기심이 페이스북을 정말 특별한 회사로 만들고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을 잠깐 해봤다.
Update: 마크 저커버그가 위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올해 도전할 과제를 정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2주마다 새로운 책을 한권씩 읽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출판사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할 듯 싶다.)
약 5만명이 저커버그에게 다양한 종류의 도전과제를 제시했는데 그중에 독서에 대한 것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는 다양한 문화, 믿음, 역사 그리고 기술을 다룬 책을 중점적으로 2주에 한권씩 읽어서 배움을 늘려나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A year of books라는 페이지를 만들고 페이스북팔로어들에게 책을 같이 읽어나가자고 제안했다. 그가 올해 처음으로 읽기로 선택한 책은 “The end of Power“다. 제목이 의미심장한데 어떤 내용의 책인지 나도 궁금하다. 어쨌든 올해 그를 따라서 책만 읽어도 배우는게 많겠다.^^ 이러다가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처럼 마크 저커버그 북클럽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글 : 에스티마
원문 : https://estima.wordpress.com/2015/01/03/zucchanlle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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