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스마일패밀리는 대한민국 주식회사로 시작하였다. 여러가지 배경이 있겠지만, 한국에서 한국 사람이 법인형태로 사업을 할때는 큰 고민없이 주식회사로 설립하곤한다. 미국에서는 반대로 일반적으로 회사를 만들때는 Delaware Corp로 설립한다.
그리고 스마일패밀리는 2014년 11월 13일부로 미국 회사로 전환이 되었다. 지사 설립이 아니라 본사가 미국 법인이 된 경우인데,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고, 이에 관심이 있는 기업가들이 있을 듯 하여 경험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 스압주의 *
Conclusion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제 법인 전환은 약 3개월 가량이 소요되었다. 물론 이 3개월 중 상당 부분은 1) 기존 주주를 설득하는데, 2) 외환 거래 신고에 사용되었고, 실질적인 전환 자체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전환 시작 시점에는 (주)스마일패밀리가 있었고, 전환 종료 시점에는 Smile Family, Inc.라는 미국 Delaware Corp인 본사가 생기고, (주)스마일패밀리는 미국 본사가 100% 소유한 자회사가 되며, 기존 한국 법인의 주주는 주식 swap을 통하여 비율 그대로 모두 미국 법인의 주주가 되었다.
비용은 한국 법무 법인 약 1천만원 상당, 미국 법무 법인 2천n백만원 상당. 기타 잡비가 조금 더 들고 + 세금이 있지만, 대략적인 비용은 요 언저리라고 보면 된다. 법무 법인들 및 주주들의 경험치가 조금 더 많아지고 이러한 사례들이 많아지면 비용은 계속 낮아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이 정도도 크게 들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WHY? The Background
그렇다면 스마일패밀리는 왜 전환을 했을까?
한국 VC에게서 투자를 받거나 각종 한국 중소기업/벤처기업 관련 혜택을 받으려면 대한민국의 주식회사로 설립하는 것이 당연히 유리하다. 한국 VC의 특성상 정부쪽에서 자금이 융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LP(간단히 말하자면 VC의 쩐주)의 투자 조건이 한국 회사로 제한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명시적인 제약이 없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각 포지션의 담당자가 (본인의 커리어상의/감사상의) 리스크로 인하여 동의를 안해주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반대로 미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미국 VC에게서 투자를 받으려면 대한민국의 주식회사는 받기 힘든 경우가 많다. 엄밀히는 위에 말한 이유랑은 좀 다르고, 언제 어디나 예외는 있게 마련이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렇다는 이야기. 한가지 예이지만, 한국 1위의 소셜커머스 기업인 쿠팡은 미국 회사다. 이게 투자를 이끌어내는데 결정적 이유는 물론 아니고 사업적 성과를 통하여 이끌어낸 딜이지만, 그러한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미국 법인인 것이 상당한 행정적 용이성으로 작용했을 것임은 분명하다.
자, 그렇다면 스마일패밀리는 왜 미국 회사가 되어야 했을까? 개인적인(?) 배경을 차치하고, 우선 사업적으로 액티브 유저의 90% 이상이 미국 유저들이다. 그리고 신규 투자유치를 하는 과정에서 받게된 termsheet이 미국 법인에 투자를 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즉, 이 말은 한국 법인 쪽으로 투자를 받지 못한다는 소리이고, 스마일패밀리는 전환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 기회를 잡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비교적 명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주주를 설득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하 내용은 early-stage 스타트업들에게 해당되며, 이미 성장 단계(growth stage)이거나 성숙 단계(late stage)에 접어든 회사는 전혀 다른 이슈들이 도사리고 있으므로 있는 그대로 참고 하시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즉, 매출이 빠방하게 나오거나, IP가 상당히 쌓여있다거나 하는 경우는 아래만 확인해서는 곤란하고 충분한 법무 법인의 검토가 필요하다)
Key Issues 그 결정의 갈림길에서
안타깝지만 모든 절차상에서 까다로운 부분은 한국에만 존재한다고 보면 된다.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고, 현실적으로 그러하다는 의미. (그런데 법무법인 비용은 한국이 덜 나온다는게 한편으로는 죄송스럽기도…) 검토를 했다가 전환을 포기하는 경우는 주로 3가지 이유 때문인데,
- 세금 이슈
- 주주들 동의 이슈
- IP 이슈
이 3가지가 해결되면 전환을 할 수 있다. 단, 3번의 경우는 case-by-case.
1) 세금 이슈
이는 주로 창업자들에게 해당된다. 무슨 말인가 하면, 비상장법인의 경우에 미국 법인 전환시 기존 한국 기업의 기업가치를 평가해야하는데, IT 기업이나 early-stage 기업들의 특성상 적절한 기업가치 평가 방법이 없다. VC에서 초기 기업에 투자를 할 때 바라보는 기업가치 평가와 국세법상의 평가 방법은 전혀 상관이 없기 때문에, 주로 early-stage의 경우 우리나라에는 상증법(상속증여법)상 순자산가치(net asset value?) 평가법이라는 것을 통하여 기업 가치를 평가한다.
쉽게 말하자면, 회사 은행 잔고 + 그나마 있을지도 모르는 부채를 빼고 남은 것이다. 완전 초기 기업이 투자를 조금 받았다면, 거의 대부분 은행 잔고보다 조금 더 낮은 금액이 기업가치가 된다. 사업 특성상 유형 자산이 많은 경우에는 좀 더 까다로워지지만, 어차피 회계법인에서 알아서 해준다. (감사 계약된 회계법인이 있다면 이런 보고서 작성은 무료로 해주기도 한다)
이렇게 나온 기업가치가 미국 법인 전환시에 ‘양도되었다’고 보기 때문에, 실제로 아무런 현금이 오가지 않더라도, 정부/국세청의 관점에서는 이걸 현금화한것으로 인식하고 세금을 부여하게 된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이러한 경우 non-taxable transaction으로 보기 때문에 세금이 부여되지 않는다)
사례를 들어보자. 회사 설립시에 창업자들이 5천만원으로 세웠다고 치고, 법인 전환 시점에 (외부 투자가 있건 없건 간에) 순자산이 5억원이 되었다고 치면, 이 4억5천만원만큼을 ‘양도차익’을 봤다고 생각하고 북미 법인 전환시에 여기에 양도세+주민세+증권거래세를 부여하게 된다. (비상장법인이므로 10% + 1% + 0.5% 해서 11.5%가 나온다) 고로 51,750,000원이라는 세금을 창업자들이 부담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는데…
창업자 뒤에 진행된 투자자들은 대부분 순자산 가치 보다 높은 valuation으로 투자를 했을 것이므로 개인/기관 투자자들의 경우는 양도세나 주민세가 없고 증권거래세만이 해당되게 되는데, 초기 창업자들은 아무런 현금을 받은게 없으나 저 차이 만큼에 대하여 세법상으로는 양도세를 내야하는 부담이 생긴다. 대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 3명이 모여서 창업했다면 어지간하면 이러한 세금을 내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세금이 가장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법인 전환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조금더 회사가 성장한 시점이라면 회사 순자산이 초기 투자자들 투자 시점보다 valuation이 높을 수도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투자자들에게도 양도세 부담이 생기기 시작한다. 물론 이는 early-stage를 벗어난 경우라고 봐야하므로 본 글에서는 패스!
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이 두 가지 정도 있긴한데…
처음은 일단 회사가 굶어죽기 직전까지 버텨서 순자산이 가장 낮은 시점에 법인 전환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사실상 양도차익이라는게 없어지므로 (그리고 자본잠식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세금 부담은 적으나, 회사가 부도가 날 수 있는 극단적인 위험에 처하게 된다. 따라서 추천하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정황상 이렇게 된 경우는 하려면 할 수는 있게 된다.
두 번째 방법은 세액이 크지 않을 경우 주주나 투자자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회사로 부터 대출을 받는 방법인데, 이것에 대한 상환은 회사가 전체나 일부의 liquidity event(예: M&A, IPO, 혹은 secondary transaction 등)가 있거나 할 때 거기서 세액+이자만큼을 선공제해가는 형태로 계약을 하게 된다.
하지만 만약 세액이 크다면, 쉽지 않다. -_- 화잇팅.
2) 주주들의 동의 이슈
Early-stage회사들은 개인 주주들은 대부분 창업자들 지인이기 때문에 크게 반대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다만, 엔젤투자 세제혜택 등이 critical한 투자 조건이었던 사람이 있을 경우 이러한 혜택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각 투자자의 입장에 대하여 이해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 (엔젤 투자를 하는 배경은 정말 다양하기 때문에 훗날 다루기로 해보자)
기관 투자가 들어온 경우에는 복잡해지는데, 기관 투자자의 성향/배경 및 해당 펀드의 속성/규약 및 LP 등에 대한 포괄적 이해가 있어야만 한다. VC마다 같은 상황에 대하여도 인식 및 판단, 절차 등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미리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꽤나 많은 에피소드가 생겨날 수 있는데, 결론적으로 스마일패밀리는 잘 동의를 구하고 (저 ‘잘’ 이라는 글자 하나에 1개월이상의 시간이 담겨 있다) 진행하였다. 궁금하면 500원.
3) IP 이슈
만약 이미 on-going business가 있고, 여기서 매출이 따박따박 나오고 있다거나, 이걸 가지고 사업을 크게 키우려고 하는 과정이라면 이 IP의 이전이 꽤 큰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미국 본사에서도 동일 IP로 계속 사업을 하려는 것인지, 그렇다면 그 주된 매출이 나오는 국가가 미국으로 바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제3의 다른 나라들이 가장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 등으로 IP에 대한 전략을 짜야한다.
이에 대하여는 사업의 상황과 IP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만약 해당 IP가 사업의 key이고, 향후 미국 본사에 미국/외국 VC가 투자를 하기를 바란다면, 해당 IP가 어느 법인에서 어떤 구조로 들고 있는 가에 따라 투자가 drop될 수도 있을 정도로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 여기에는 silver bullet은 없고, 그냥 변호사들과 열심히 이야기해서 미리 잘 파악해두고 초기에는 간단한 구조로 가다가, 필요시에 별도의 IP holding structure를 만들거나 하는 식으로 해야한다.
HOW? The Process
이제 delaware flip의 과정을 설명해보자면 크게 3단계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 Pre-flip Preparation (전환 준비)
- The Delaware Flip (전환)
- Post-flip Follow-up (전환 후 처리)
진행 과정에서 신경써야할 party들은 다음과 같다:
- 직접 관련된 party: 주주 전원, 이사회, 미국 법무 법인, 한국 법무 법인, 한국 회계 법인
- 간접 관련된 party: 기관투자자 LP, 외환 은행, 한국 은행
이제 과정을 하나씩 살펴보자면..
1) Pre-flip Preparation (전환 준비)
1-A) 기업 가치 평가 보고서: 회계 법인에 상증법상 순자산 가치 평가법으로 기업 가치 평가 보고서를 작성 요청한다. 이미 매출이 잘 나며 성장하고 있는 경우라면 미래가치평가를 현금흐름/매출/이익 등으로 평가하는 다른 방법을 써야한다. 요 가치평가 보고서를 미국 법인 설립, 주식 교환 계약서, 그리고 세금 신고에 사용하게 된다.
1-B) Stock Exchange Agreement 작성: 이건 미국 법무 법인에 요청하면 된다. 다만, 한국 주식수는 통상적으로 자본금 / 액면가(500원/5000원)로 정해지다보니 주식수가 많지 않은데, 미국의 경우 주식수가 보통 천만주 단위로 설립되므로 주당 가격은 훨씬 낮아진다.
사실 미국은 법인 설립시 납입 자본금 같은게 없어도 되기 때문에, 주당 막 0.001원 이런식으로 하기도 하는데, 이게 미국에서는 일반적이나 한국에서는 외환 신고시에 담당자들이 이러한 부분에 대하여 잘 인지를 못하고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 가치 평가 보고서에서 나온 기업 가치를 목표로 하는 주식수(예: 3천만주)에 맞추어 주당 가격을 정하고 이를 계약서상에 반영해야한다.
외환 신고시 (이제 막 설립된 깡통) 미국 법인의 기업 가치 평가를 요구하는 황당한 경우가 .. 사실 어찌보면 당연해 보이나, 깡통법인에 대하여 임의로 가치를 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국 법무법인에서 외환은행측에 본 계약이 현금이 오가는 것이 아니라 1:1로 주식이 swap되는 (한국에서는 놀랍게도 희소하다고 하는) deal이라는 점을 잘 설명하도록 부탁해야 한다.
아무튼, 해당 계약서는 영문으로 작성되고, 여기에는 기존 한국 주주명부와 전환후 미국 주주명부 (비율은 동일하되 아까 말한대로 주식수는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주당 가격 및 주식수 등이 잘 나와있으면 된다. 이 과정에서 한국 법무 법인이 사실상 이하의 1-E) 단계의 외환 거래 신고 준비를 진행하면서 주당 가격, 주식수 등에 대하여 미리 외환 은행 등에 커뮤니케이션을 잘해두어야 한다.
1-C) 주주 동의, 이사회 동의 및 서류 준비: 이사회 결의를 해야하는데, 한국 상법 및 투자자 관행과 미국 상법 및 투자자 관행이 차이가 있어서, 동의를 받는 과정이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VC가 투자할때 RCPS(상환전환우선주)가 일반적인데 미국에서는 early-stage에는 주로 convertible note나 조건이 좀 붙은 preferred share(우선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RCPS를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preferred share구조로 바꾸어 주어야 하는데, 여기서 여러가지 애로사항이 꽃핀다. 한국 계약을 그대로 미국으로 옮길 경우, 향후 미국 VC가 투자를 받을 때 실사 과정에서 충돌이 날 소지가 다분한데, 그래서 최대한 미국 형으로 mapping해가며 계약을 옮겨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한국 VC입장에서는 난처할 수 밖에 없다.
투자 계약이 사실상 새로 체결되는 거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러한 것에 대하여 납득하기 어려워할 수도 있다. (물론 이 또한 투자자마다 차이가 굉장히 크므로 의외로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결론적으로 투자자의 경우 5개 정도의 영문 서류를 보게 되는데 (#1 amended and restated certificate of incorporation, #2 investors rights agreement, #3 right of first refusal and co-sale agreement, #4 voting agreement, 그리고 최종 #5 stock exchange agreement) 이것에 대하여 모두 그린라이트가 되면 된다.
위 서류상의 주 내용은 한국 법인 기존 주주의 권리를 영작하거나 미국 업계 표준에 맞게 mapping하는 것이며, 기존에 한 세트의 계약서나 정관 등에 있던게 권리별로 쪼개진다고 보면 된다.
한국과 미국의 차이에 대한 예를 몇 가지 들자면, 한국에서는 RCPS로 되는 VC의 투자건의 경우 (적어도 필자가 살펴볼 기회가 있었던 수십건의 계약서들 에서는) 투자후 n년후 이익잉여금/배당금을 토대로 조기 상환 요청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redemption clause가 미국에서는 early-stage에 투자할 경우에는 보기 힘든 practice이다. 또한 이해관계인/대표이사 개인에게 이런저런 상황에 살포시 연대보증을 거는 조항들이 한국 계약서에는 좀 있는데 미국 계약서에는 이러한 내용이 없다. (진술 및 보증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래서 이러한걸 다 미국 계약으로 옮기다보면 미국에서 다음번에 들어오는 투자자들이 보고 더러 황당해할 수 있으니, 잘 조율하며 하는 수 밖에 없다. 잘못하면 영어로 작성된 한국식 계약서가 되는 것이니.. 한국인 파트너가 있는 VC가 아니라면 이러한 부분을 설명하는데 애로점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 법무법인에게 잘 물어서 무엇이 표준적인지 (이 말 자체는 매우 광의적이므로 조심해서 받아들이자) 계속 확인하면서 옮겨야 한다.
1-D) 미국 법인 설립: 위 단계를 진행하는 중간에 미국 깡통 법인이 설립은 되어있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board consent (처음에는 1인 이사회로 시작해도 되므로 CEO본인), form of at-will employment (주로 CEO), form of indemnification agreement (후에 완성된 이사회) 등에 서명을 해두어야 한다.
법인 설립 비용은 법무법인에 따라 다르나 $2,000~$3,000이 일반적이고 (온라인 상에서 저렴하게 해주는 곳도 있다), flip처럼 좀 까다로운 경우에는 $4,000 ~ $5,000을 요구할 수도 있다. 미국 법인 설립은 … 뭐 -_- 정말 말그대로 미국 법무법인에서 팩스 보내면 바로 설립되는 식이라서 즉시 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미국 법인의 주소지는 한국 주소를 입력하여도 전혀 무방하다. 어차피 delaware corp로 할때 agent 주소 등은 법무법인에서 알아서 진행해준다. 실제로 미국에 물리적 주소가 필요해지는건 은행 계좌 개설시인데, 이는 뒤에 post-flip에서 설명.
미국 법인 설립을 위하여 기본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채워넣는 양식을 받아서 거기 채워서 보내주면 끝. 영어를 읽을 수만 있다면 어지간한 한국 법인 설립 보다는 간단하다.
1-E) 외환 거래 신고 준비: 한국 법무 법인에서는 주로 외환 은행과 한국 은행에 신고 업무를 하는데 총력을 다하게 되는데, delaware flip이라는 것이, 이번에 진행하면서 알고보니 한국에서 거의 일어나지 않는 형태의 일이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담당자들에게 내용을 설명하면서 필요서류를 확정지어 나가는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 되었다.
외환 거래 신고/허가의 간단한 역사를 보면 원래는 한국 은행에서 모두 진행하다가, 워낙 허가가 나오기 힘들다보니 외환 은행으로 업무를 일부분 이양하고, 허가에서 신고제로 바뀌었다. 허나, 실제로는 신고필이 나오기전에는 계약이 법적으로 효력이 없을 수 있고, 실제 금전이 오갈 경우에는 어차피 해당 서류들을 은행에 제출하기 전에는 자금이 은행에서 hold되기 때문에 여전히 허가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면 된다. 다만 단일 거래에 대하여는 외환 은행이나 한국 은행 한 곳에만 신고하여도 되도록 개선되어 신고의 복잡성은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delaware flip의 경우에는 외환 은행에서도 익숙치 않은 업무의 경우이다보니 결국 이러한 단일 신고의 혜택을 받을 수 없었고, 사실상 외환 은행에 한국 —> 미국향 주주 이동에 대하여 신고하고, 한국 은행에 미국 법인의 한국 법인 소유 형태에 대하여 신고를 해야해서 2중으로 분리하여 신고해야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결재 단계를 올라갈 때마다 필요 서류가 조금 씩 추가 되는 일이 발생하여 여러모로 난감했다. 필요한 서류는 이하 2) 전환 단계에서 설명하기로 한다.
2) The Delaware Flip (전환)
2-A) 미국 법인의 전환 구조 준비: 앞서 준비했던 각종 영문 서류들에 날인이 완료된 상태로 scan하여 pdf로 email로 보내면 이를 미국 법인이 escrow해두고 실제 외환 신고에 대한 한국쪽 승인이 나왔을 때 미국쪽에 등기를 하게 된다. 미국은 상법상 각종 online 서류 전송 및 digital 형태로 서명을 하는 것이 인정되며, 한국 처럼 간인 혹은 천공, 인감증명서 제출 등의 절차가 불필요 하다. 따라서 법무법인에서 주로 서명란만 모아져있는 signature packet을 보내주어 날인만 주욱 해도 되는 형태로 준비를 해주기도 한다. 그러면 이러한 signature packet만 돌려서 모든 날인을 받아서 pdf로 전해주면 나머지 서류는 날짜 기입 등을 미국에서 알아서 처리해준다. (한국에서도 법무사가 별도로 날인해야하는 것들만 알려주는 형태도 있긴 하지만, 간인이 필요한 경우, 원본 서류를 따로 만들어서 보관해야하고 인감증명서를 받아야 하는 경우 등이 있어서 번거롭다.) 참고로 한 장에 여러명이 싸인을 해야하는 페이지도, 그냥 각자 자기란만 서명한 페이지를 보내면 그냥 그걸 한장에 다 싸인을 한 것으로 인정해주기도 한다. (이런 관행을 보면 오히려 불안해지기도 한다)
새로 설립된 미국 깡통 법인에서는 주식을 미리 한국과 동일한 형태로 mirroring하여 발행을 준비해두는데, 전환전에는 미국 법인에서 발행된 주식의 소유주를 별도로 지정을 해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유는 해당 주식의 소유주가 한국인 창업가 등으로 등록이 되어있으면, 한국은행쪽에 별도의 신고를 추가로 해야하는 절차가 발생하므로 유의하자. 깨끗하고 빈 상태로 유지해두는게 좋다.
2-B) 외환 은행 신고용 서류 제출: 기존 한국 주주가 미국 법인에 ‘투자’하게 된다는 신고. 주식 swap하여 flip을 하는 것이지만, 외환법 기준으로 보면 ‘투자’의 frame으로 해석하게 되므로 이를 잘 숙지하자. 물론 신고 절차는 기본적으로 한국법무법인에서 알아서 진행해준다. 다만 회사가 준비해야하는 서류는 다음과 같다:
1. 주주명부 세부 사항 — 순번, 주주명, 주식수, 지분율, 주주별 주민번호/법인등록번호, 주소, 업종(직업), 사업자등록번호(법인 only), 대표자(법인 only), 설립 연월일(법인 only), 총자산/자기자본(법인 only), 담당자 및 연락처 등이 기록된 스프레드시트. 일부 정보는 필수는 아닐 수 있는데, 일단 채울만큼 채우자.
2. 미국 법인 정보 — 설립(예정)일, 현지법인 종업원수 (한국인/현지인), 미국 현지법인이 주로 영위하게 되는 사업 업종, 출자금액 (delaware flip의 경우 현금이 아니라 주식이라 해당사항 없음)
3. 거래외국환은행 지정신청서 — 양식은 은행이나 법무법인에게서 받으면 된다. 대표자 개인 인감 날인
4. 개인주주 — 주민등록등본, 인감증명서, 국세납세증명서 (완납여부만 나오는, 용도는 기타로 하면 되나, 대금수령도 무방) —> 원칙상 주민등록등본은 신고일로부터 3일이내일 것을 제출을 요청하나 현실적으로는 어려우니 (물론 법적으로는 180일이 유효기간) 너무 길지만 않으면 인정됨.
5. 투자조합 주주 — VC의 경우 투자 조합(펀드)이므로 고유번호증만으로 증빙 하려고 하였으나, 납세증명서 제출을 요청받았음. 다만 펀드의 경우 면세임. 그래서 납세증명서가 없는데, 그랬더니 해당 펀드의 LP들의 납세 증명서를 요구하였는데, 이건 현실적으로 못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특이하게도 투자조합의 대표의 납세증명서로 갈음을 하게됨 …
6. 법인 주주 — 법인등기사항전부명세서, 사업자등록증, 납세증명서, 법인인감증명서
7. 단, 해외 거주자 (법인/개인)의 경우에는 해당 서류들 면제!! … 요 부분은 좀 인상적이다. 해외 거주 하고 싶네요.
8. 법무법인 위임장 — 모두 개인+법인 인감 날인. (물론 인감증명서도 다 받아두어야..)
9. Stock Exchange Agreement — 신고 시점에는 날인 전 final 버전으로 제출, flip 완료된 후에는 날인된 최종 버전을 제출
10. 미국 법인 설립이 완료된 certificate of incorporation — 이는 flip 전, 깨끗하고 순결한 법인의 증빙 서류. 단, 이때 미국법인이 주식수, par value 등이 기업가치평가보고서와 맞아야함.
2-C) 한국 은행 신고용 서류 제출: 이는 미국 ‘투자자’ (우리의 경우 flip의 대상인 미국 모회사)가 한국 주식을 소유하게 된다는 신고에 해당.
1. 미국법인의 한국 법무법인에 대한 위임장 (서명) 및 공증 필요 (공증시 certificate of incorporation 첫 두장 (법인명 및 대표자명 둘 다 나오게) 필요, 대표자 신분증 필요)
2. 서약서 (공증 필요 없음) — 서식은 한국 법무 법인이 제공
3. 한국 법인 사업자등록증
4. 한국 법인 주주명부 신고일자 기준 — 법인 인감 날인
5. 한국 법인 인감증명서
6. 주주들의 ‘개인(신용)정보수집, 이용(조회), 제공 동의서’ – 개인주주는 위임받은 법무법인에서 대신하여 날인하게 되므로 위임장으로 갈음되나, 법인/투자조합 등의 주주는 법인인감을 해당 법인 주주가 직접 날인해야함. 마찬가지로 서식은 한국 법무 법인에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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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모든 신고 서류를 제출하고나면, 외환 은행은 주로 좀 빨리 결과가 나오고 (주로 1주일내), 한국 은행은 조금 더 걸리나 (주로 2주일내) 결과가 나오면, 이 승인이 잘되었다는 서류를 scan해서 미국 법무 법인에게 보내주면 주로 하루 내에 모든게 잘 되었고 flip이 끝났다는 안내를 받게된다.
대부분 모든 절차는 한국쪽에서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미국 쪽은 신고하면 바로바로 완료가 되기 때문에, critical path가 늘 한국에 있으니 일정 산출에 참고하면된다.
3) Post-flip Follow-up (전환 후 마무리)
전환이 모두 완료되면 즉시 업무 개시! 가 되는 것은 아니고.. 이런저런 follow-up들이 생겨난다.
3-A) 주주들에게 안내 및 Stock Certificate 발송: 전환이 성공적으로 되었음을 알리고, 변경된 미국 법인의 주주명부 발송. 그리고 미국 법무 법인에서 미국 법인의 주권을 원본으로 한국으로 보내준다. (나름 간지나게 생겼어요) 이를 주주들에게 전달하거나, (개인) 주주의 요청시에 회사에서 보관을 대행한다.
3-B) EIN/TAX ID 발급: 찾아보다보면 http://www.irs.gov/Businesses/Small-Businesses-&-Self-Employed/Apply-for-an-Employer-Identification-Number-(EIN)-Online 에서 신청을 해야할 것 같지만… SSN이 없기 때문에 SS-4라는 서류를 작성하여 IRS에 fax로 보내야한다. SS-4 서류를 인쇄하고 SSN(social security number)란에는 N/A (Not US Citizen)라고 쓰면 된다. (헉! 정말?)
그리고 관련된 미국쪽 대행사(Third Party Designee)란에 미국 법무 법인 연락처를 적으면 된다. 그러면 결과가 미국 법무 법인에게 주로 1주일 이내 FAX로 가게 되어있으니, 미국 법무 법인에게 물어서 날라온 서류에 기록된 EIN번호를 받으면 된다.
3-C) 한국 법무 법인에 외환 은행 신고 마무리용 서류 전달: 외환 은행에게 follow-up으로 제출해야하는 것이, 앞서 서명 완료된 stock exchange agreement의 사본과 실제로 그것이 완료되었음을 증빙하기 위하여 stock certificate의 사본을 보내야 한다. (이메일로)
3-D) 미국 주소 얻기: 미국 은행 계좌 개설을 위하여는 미국 주소가 필요한데.. 배대지 주소를 쓰면 안되고 -_- 미국 지인 집 주소나 아니면 co-working space를 한 곳 계약하여 거기 주소지를 쓰면 된다. 단, debit card (한국의 체크카드)가 거기로 올거기 때문에 실제 메일링 처리가 되는 주소지를 써야한다. 스마일패밀리의 경우가 궁금하다면 500원.
3-E) 은행 계좌 열기: 우리의 경우 스타트업에게 친화적인 Silicon Valley Bank를 통하여 개설하였고, 이때 앞서 발급받은 EIN번호와 미국 현지 주소를 가지고 은행을 찾아가서 계좌 개설을 하면 된다. 아무리 원격을 좋아하는 미국이라지만 이때는 찾아가는게 좋다.
계좌 개설 후 미국 은행을 온라인으로 써보면 알겠지만 -_-;; 정말 기능도 별거 없고, 정말 편리(!)하다. Active-X고 뭐고 안녕~ 아이디+비번+2-step authentication 정도로 끝. 해외 송금도 버튼 몇 번 클릭이면 슝슝.
그리고 약 1~2주내에 미국 현지 주소로 debit card를 보내준다. 아직 기업에 신용이 없으므로 신용카드는 안나오고, 이런저런 프로그램으로 신청해도 월 한도 $500 정도로 시작하게 마련이다. 그냥 꾸준히 돈 쓰면서 신용 차곡 차곡 쌓아나가자.
3-F) 미국 법인 – 한국 법인 계약: 이제 미국 법인과 한국 법인 사이에 계약을 체결해야 미국 법인으로 투자가 들어오거나 할 경우, 혹은 한국 법인에서 미국 법인으로 자금을 전송할 수 있다. 돈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는 몇 가지 방법이 있으나, 크게 3가지 정도 분류가 있겠다.
1. 투자: 미국 법인에서 한국 법인으로 자금을 넣을 경우 한국 자본금에 편입시키며 투자를 하는 방향. (반대로 한국 법인에서 미국 법인으로 전송시 투자를 하면 골치아파진다. -_- 순환출자의 시작..)
2. 대여/차입금: 이건 양쪽 방향이 다 가능한데, 회사간에 대출을 해주는 방법이다. 어느 쪽이던 돈이 있는 쪽에서 필요한 쪽으로 보내는 것. 미국 법인 —> 한국 법인으로 할 때 주의할 점은 해당 계약서 상에 만기일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에는 해외 자금 유입 및 송금은 은행을 통하여 ‘또’ 신고를 해야하므로..) 만기일이 너무 짧으면 갱신시마다 재신고를 해야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3. Service Agreement: 쉽게 말해 용역. 3개월마다 정산 지급한다는 식으로 계약하고, 기본 비용이 약간의 경영 버퍼를 포함하여 margin을 붙여서 청구하는 식이다. 그러면 이 margin만큼이 해당 용역을 수행한 법인의 매출로 잡히긴한다. 이게 장기적으로 본사-지사간 계약시에는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3-G) 한국 세금 신고: 창업자들의 양도세 등에 대하여 신고를 해야하는데, 이는 기한이 있으므로 회계 법인에게 요청하여 잘 처리를 하자. 관련하여 stock exchange agreement 사본 등의 서류가 필요할 수 있다. (실제 양도가액 산출 등을 위하여)
4) Working VISA: 이건 말이 길어지긴하는데, 간략 요약하자면 만약 실제로 미국 현지에서 근무를 할 계획이라면, 본인 상황과 니즈에 맞게 L-1A 혹은 E-2로 신청준비를 하면 된다. 임직원이 좀더 갈 것으로 예상될 경우는 H-1B도 준비해야한다. 인원이 늘어나면 여러 비자 형태를 섞어서 진행해야할 수 있다. 가장 빨리 했을 때 L-1A는 통상 6주+, E-2는 2~3개월 정도 보고 준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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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까지 완료되었다면 드!디!어! 미국 법인이 본사가 되고, 한국 법인이 자회사가 되는 Delaware Flip이 마무리 되었다. 사실 딱히 축하할만한 일은 아니다.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해서 미국으로 전환했기에 다소 번거로운 일이 되었지만, 미국인 입장에서 보면 ‘법인 설립 완료!’ 정도에 불과한 이벤트이므로.. 이제 필요조건만 충족된거고, 충분조건은 이제부터..
이제 사업만 대박나면 된다. 시작이 절반이니 50% 완성?
이 외에도 스타트업에 대한 정보 공유 및 토론은 http://jiver.kr/startup 에서 해보자.
Good lu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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