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發 핀테크혁명 헛물 켠 금융위 – 다음카카오·네이버 “과도한 규제…인터넷은행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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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네이버가 당분간 인터넷전문은행에 뛰어들지 않기로 했다. IT업체와 은행 간 이종산업 융합을 통해 금융권에 파괴적 혁신을 불어넣으려던 금융당국 의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1일 IT업계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관심은 있지만) 법률 정비가 덜 돼 사업 검토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현 시점에서 은행에 진출하려는 사내 구체적인 움직임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도 “지금 하고 있는 결제서비스 ‘카카오페이’와 송금서비스 ‘뱅크월렛카카오’에 화력을 집중키로 했다”며 “금융권과 협업 형태로 사업이 굴러가고 있어 당장 (자체 은행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IT업체를 금융권에 끌어들여 한국금융업의 혁신을 주도할 ‘메기’로 키울 생각이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올 신년사를 통해 “금융이 IT를 도구로 활용했던 과거와 달리 IT가 금융에 진입하는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핀테크 열풍은 향후 금융 부문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 위원장은 “금융과 IT 간 합종연횡을 유발해 금융산업이 다양한 형태로 재정비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대표적인 한국 IT업체들은 정작 한 발 빼는 형국이다. 이로써 정부가 올해 선보이겠다고 약속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은행 자회사 형태로 출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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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는 달리 해외는 IT업체들의 움직임이 빠르다. 중국 IT공룡 텐센트는 지난 5일 중국 첫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위뱅크’를 열었다. 3월에는 알리바바가 중국 최대 민영기업 포순그룹과 손잡고 ‘저장왕상(浙江網商)은행’ 문을 연다. 미국에선 20여 개에 달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 중이다. 지난해 3월 기준 미국 인터넷전문은행 자산을 모두 합치면 액수가 4582억달러(약 500조원)에 달해 전체 은행 자산 3.3%를 차지한다.

한국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가장 큰 걸림돌은 금산분리 규제다.

IT를 비롯한 산업자본이 보유할 수 있는 은행 지분을 최대 4%로 묶어놔 시장 진출 의지를 꺾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화 시대에서는 재벌이 은행을 좌지우지하는 걸 막아 금융 건전성을 높이는 순기능을 했지만, ‘금융+IT 융합’이 화두인 핀테크 시대를 맞아 보완작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핀테크 육성을 위해서는 은행이 산업의 사금고로 전락하는 것을 막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검토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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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원문 : http://goo.gl/7BSb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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