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가 되고 있는 피터티엘의 ‘0 to 1’을 읽었다. 최근 읽었던 비즈니스 서적 중 상당히 반 직관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책인 것 같다. 새로운 시대, 스타트업, 벤처캐피탈, 개인의 인생에 대한 좋은 통찰과 해답을 제시해 준다.
하지만, 그런 피터 티엘조차도 책에서 속시원한 답을 주지 못하는 문제가 있으니……그건 바로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제품의 세일즈’ 에 대한 것이다. 책에서는 이를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대인판매와 전통적 광고 사이에는 데드존이 있다……이 제품은 대인 판매가 필요하지만, 이 정도 가격으로는 예상되는 모든 고객에게 실제로 판매 사원을 보낼 만큼의 자원이 없다. 대형 회사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수단들을 많은 중소 회사들이 사용하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유통이 숨겨진 장애물이 되는 것이다.”
사실, 위에서 말한 데드존에 있는 제품을 판매하는 B2B 스타트업은 많다. 내 경험에 비추어 이러한 회사들이 겪는 문제를 좀 더 자세히 기술해보면 아래와 같다.
-마케팅을 하자니 좋은 마케팅 ROI를 달성하기 어렵다(왜냐하면, 타겟 고객을 핀포인트 할 수 없다)
-대표가 세일즈를 하자니 시간이 없다(왜냐하면, 다른 중요한 일이 너무 많다)
-좋은 세일즈 직원을 채용하기는 어렵다(왜냐하면, 전문 세일즈 맨들은 연봉과 성과급에 따라 움직이는데, 이런 제품은 단가가 너무 낮다)
-열정 넘치는 신입 사원들로 세일즈를 하자니 잘 안팔린다 (왜냐하면, 제품 이해가 부족한데다 이직율도 높다)
-리셀러 계약을 하자니 동기부여도 안되고 서비스 퀄리티도 낮다.(왜냐하면, 리셀러들은 우리 제품 이외에 다른 100가지 제품을 팔고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원론적인 관점에서 내 생각은 아래와 같다.
1. 세일즈를 전담하는 Co-founder : 좋은 세일즈맨을 영입하기 어려운 이유는 세일즈맨들은 연봉과 판매를 통한 단기적 인센티브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회사의 비전과 스톡옵션 등 보다 장기적인 스타트업의 보상체계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회사의 비전과 장기적 보상을 공유하는것에 동의하는 전문 세일즈맨을 사업 초반부터 찾을 수 있다면 초기 제품 개발 단계에서 해당 인원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적더라도 합류시키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2. 세일즈 전문가 채용을 위한 팀 내 상호 합의 : 또는, 제품이 어느정도 완성이 되면 전문 세일즈 인력 채용에 필요한 충분한 수준의 보상과 인센티브, 스톡옵션을 Co-founder 들간 미리 합의 해 놓는것도 방법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세일즈는 대단히 중요하며 전문적인 영역이다’ 라는 공감대를 강하게 형성 해 놓는 것이다. 많은 개발자 중심 스타트업들이 이를 간과한다
3. 세일즈 리더를 중심으로 한 사내 팀 조직 : 위와 같은 방식을 사용했다 해도, 스타트업에서 고연봉 세일즈맨을 몇 명씩 고용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강력한 세일즈 리더를 중심으로 사내 팀을 구성해야 한다. 세일즈 리더를 중심으로 주니어 세일즈맨들이 그를 서포트하는 팀을 구성하고 내부적으로 주니어 세일즈맨이 세일즈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과 승진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다른 세일즈 리더를 찾는 것 보다 더 쉬울 가능성이 높다.
4. BTL 마케팅 시도 : 반대로, 마케팅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위의 세일즈 스팩트럼에서 왼쪽 마케팅과 데드존 사이의 어딘가에 전통적 BTL 마케팅이 상당한 ROI를 나타내는 영역이 있다. 소프트뱅크에서 투자한 ‘부동산 다이렉트’가 이러한 마케팅의 귀재인데, 이분들은 월세 몇백만원에서 천만원 사이의 중, 소형 오피스 임대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어떤 오프라인 매체에 반응하는지를 아주 잘 알고 이에 적극 대응한다. 이때 사용되는 마케팅 툴은 스타트업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마케팅 툴 과는 전혀 다르다(e.g., 현수막!)
5. 리셀러 계약은 주의 : 판매를 위한 온갖 노력이 다 시원치 않다 보면 시장에서 채널과 브랜드를 확보한 리셀러들이 우리 회사의 제품을 팔아치워 줄 구세주로 보이게 된다. 그러다 보면 불리한 계약을 하거나 오직 리셀러에게만 판매를 의존하게 되는데 이는 절대 금물이다. 리셀러 계약 시에는 회사의 단독 판매가 가능하도록 되어있어야 하고, 계약 갱신은 자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요는, 리셀러들에게만 의존하는 상황은 절대 만들어서는 안된다
이러한 제품들에게 판매는 중요하고도 어려운 문제다. 교과서적인 세일즈 전략이 없고 제품마다 최선의 전략이 모두 다를 뿐 아니라 아직 발견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위와 같은 방향성 하에 모든 창의적인 수단을 강구하여 세일즈에서의 혁신을 찾아내야 한다.
글 : Jason Hyunjong Wi
원문 : http://jasonwi.com/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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