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새로운 디자인 수장 이돈태 전 탠저린 공동대표, 삼성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삼성전자는 지난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실적 하락이 어느정도 바닥권을 다지고 있다는 강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이는 회사에서 발표한 자사주 매입, 배당 강화등 주주 우선 정책과 함께 다시 주가가 반등하는 계기가 되어 최근 강한 주가 흐름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1위 가전기업답게 이같은 주가 흐름에 연연치 않고 다시 한 번 미래 먹거리 사업을 일구기 위한 준비를 최근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첫번째 신호중 하나가 애플의 조너선 아이브가 몸담기도 했던 디자인 펌 탠저린의 이돈태 전 공동대표를 영입한 것입니다.

이돈태 전 공동대표는 인턴으로 탠저린에서 디자인 업무를 시작해 7년만에 공동대표에 오를 정도로 그 실력과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로 브리티시 항공의 비즈니스 클래스 디자인으로 혁신을 보여주었고 우리나라의 주방용품 업체인 해피콜(Happy Call)과의 디자인 협업으로 실용성까지 겸비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소비자들로부터 받고 있는 진부한 디자인, 사용자 중심이 아닌 생산자 중심의 디자인이라는 평을 벗고 실용적인 혁신을 위해 던진 한수로 보여져 이돈태 전 공동대표의 영입이 국내외 언론에서 큰 조명을 받고 있는 듯 합니다.

출처 : The Korea Herald (http://www.koreaherald.com/view.php?ud=20131007000960)

하지만 삼성전자의 이같은 영입이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단정짓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업계의 주요한 인물들을 적극 영입하면서 스타 플레이어를 통한 일종의 탑다운(Top Down)방식으로 그 영향력을 활용하고자 하는 시도를 많이 해왔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BMW 의 디자인 수장이었던 크리스 뱅글의 영입이었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던 그를 2011년 디자인 마스터로 영입하면서 디자인을 전반적으로 새롭게 해석하고자 했던 시도를 했었습니다만 최근 사실상 결별을 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크리스 뱅글이 삼성전자와 함께 일하면서 노트북 PC 의 디자인에서부터 냉장고를 비롯한 소비자 가전까지 다양한 시도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사실 제대로 “크리스 뱅글 라인업” 이라면서 출시된 제품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비슷한 전략으로 디자인의 혁신을 추구했던 기아자동차의 피터 슈라이어가 소울 등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는 제품들을 만들어내며 늪에 빠져있던 기아자동차에 혁신을 가져오면서 실적과 이익을 반전시켰던 것과는 무척 대조되는 부분입니다.

스크린샷_2015-01-19_오전_11.01.40크리스 뱅글 삼성전자 디자인 마스터
(출처 : 이투데이, http://img.etoday.co.kr/pto_db/2013/07/20130709110725_320694_500_333.jpg)

삼성전자에서 크리스 뱅글과의 사실상 결별과 관련하여 내놓은 보도자료들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디자인, 제품 기획팀과 사실상 제대로 협업이 진행된 적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서로 소통이 잘 되지 않았고 자동차 업계와 소비자 가전 업계의 차이까지 거론되면서 물과 기름처럼 지내왔던 것이 아니냐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돈태 전 탠저린 공동대표의 영입은 크리스 뱅글과 같은 사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 삼성전자의 문화와 더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을 영입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돈태 전 탠저린 공동대표가 어느 프로덕트부터 참여하기 시작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갤럭시S5가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고 디자인에서부터 기능까지 전반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갤럭시S6가 첫 제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의 영입으로 삼성전자가 시장에서 어떤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2016년 올 한해 소비자 가전,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글 : 노피디
원문 : http://nopdin.tistory.com/1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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