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라면 갑자기 끼어드는 오토바이에 한 번쯤 가슴을 쓸어 내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고개를 돌리면 역시나 배달서비스. 대부분 화를 내고 말뿐이지만 그들의 사정을 알면 무턱대고 욕할 수만도 없는 실정이다. 하루 12시간 이상을 일하면서도 월급은 고작 150만 원 남짓. 그저 용할 따름이다.
국내 배송업자들의 열악한 업무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미션이라고 이야기하는 특별한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넥스트 패덱스 (FEDEX)를 꿈꾸는 스타트업 메쉬코리아다.
“배송자가 행복하면 서비스는 당연히 좋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의 첫 번째 고객은 배달 받는 소비자가 아니라 배달을 담당하는 분들이다.”
배달은 공짜라는 소비자의 그릇된 인식을 변화시키고, 배달 또한 하나의 상품으로 인정받도록 하는 것. 메쉬코리아의 유정범 대표(33)의 당찬 목표다.
메쉬코리아는 프리미엄 음식 배달앱 ‘부탁해’를 통해 오리엔탈스푼, 우노, 봉추찜닭, 크라제버거 등 발품을 팔지 않으면 맛볼 수 없는 음식을 고객에게 전달한다. 최근 논란이 됐던 배달앱 등록 업체의 음식 재탕 우려는 남의 나라 이야기다.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다. 프리미엄이라 자부하는 상품들을 당일 배송하는 ‘메쉬프라임’는 현재 21개 온라인 쇼핑몰과 제휴하고 대형 쇼핑몰과도 계약을 앞두고 있다.
기존의 배달앱 또는 택배, 퀵서비스와 무엇이 다를까? 어떻게 배달기사의 업무환경을 개선해 준다는 것일까?
유대표는 이러한 의문에 “메쉬코리아의 차별성은 자체 개발해 특허 받은 배송 알고리즘 기술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메쉬코리아의 핵심 비즈니스모델은 위치기반 배분 솔루션 (Location based allocation solution) 이다. 자동 배차 알고리즘은 배달 경로와 배달 시간을 최적화해 기사들의 대기시간을 최소화 시킨다. 콜센터 같은 과정을 없앴기 때문에 기사에게 돌아가는 수당은 늘어나고 효율성과 생산성은 높였다.
“배달 기사 분들과 커뮤니케이션 채널 구축에만 2년 이상 걸렸다. 아마존이 들어온다고 해도 우리와 협력해야 할 것이다.”
유대표는 대기업이 배달시장에 진입한다고 해도 이륜차 시장에서 메쉬코리아의 배송 알고리즘은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배달기사의 신상공개를 비롯해 기다림에 지친 고객이 모바일 디스플레이를 몇 번 터치 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어 고객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신상공개에 동의한 1만2천명의 믿음직한 기사가 메쉬코리아의 이름으로 배달업무를 하고 있고, 그 수를 더 늘려갈 예정이다
매쉬코리아는 IT 업체라고 할 만큼 직원 중 개발자의 비율이 높다. 총 30명의 직원 중 15명이 개발자다. 마이크로소프트 빙 (Bing) 프로젝트의 프로젝트매니저, 오라클 본사 시니어 엔지니어로 일했던 석 박사 출신 개발자들이 일하고 있다. 모두 사회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IT 솔루션을 함께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메쉬코리아에 합류했다.
IT 특화 스타트업으로 인정받은 메쉬코리아는 작년부터 IT 석사 병역특례회사로 선정됐다. 현재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데 뜻이 있는 카이스트, 포항공대, 서울대 학생들이 메쉬코리아에서 일하고 있다. 유대표는 “단순히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아닌 더 큰 꿈을 꾸고 있는 학생들이 많이 지원했으면 좋겠다” 며 갖고있는 능력과 더불어 마음가짐을 중요시 한다고 강조했다.
유정범 대표는 컬럼비아 대학에서 재정경제학과 MBA를 졸업, 뉴욕 딜로이트 본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전형적인 금융맨이다. 그가 어느정도 보장된 미래를 버리고 창업의 길을 간 이유가 궁금했다.
유대표는 “2012년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그 때 내가 죽어도 이렇게 많은 조문객이 올지 궁금했다. 혼자 열심히 살면서 돈 버는 인생이 과연 의미가 있을지 의문을 갖게 됐다.” 며 “사회적 가치 구현에 관심이 있는 오랜 친구들 7명과 메쉬코리아를 만들었다” 고 답했다.
최근 메쉬코리아는 동문파트너즈(다음카카오 청년창업투자조합),신한캐피탈, 서울투자파트너스, 솔본인베스트먼트로부터 25억의 신규투자를 유치했다. 현재까지의 투자규모는 총 40억 원으로, 현재 서울 13개구에서 하고 있는 ‘부탁해’ 서비스의 배송지역을 부산 등 지방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유대표는 2월 초 삼성동에 새 둥지를 틀고, 2월 중순부터 TV 광고 등을 통해 ‘부탁해’와 ‘메쉬프라임’ 마케팅에 주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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