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했다. 직장인들이 직업에 대해서 만족을 못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로 인해 소비되는 시간 때문이다. 산더미 같은 메일, 홍수 같은 지시 사항들. 직업이 가진 가장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콜라비가 그런 역할을 해줄 것이다.”
소셜 협업 도구 ‘콜라비’(Collabee) 조용상(33) 대표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가장 효율적으로 일해야 할 오전 시간. 하룻밤 새 쌓인 이메일에 답하고, 미뤄둔 메일을 검색해 답장하고, 미팅에 필요한 공유문서를 검색하고, 사내회의 메일에 일일이 참조를 붙여 공지할 때쯤이면 정작 ‘내 일’은 하나도 못했는데 이미 점심시간이다. 이런 반복 업무에 지친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내게 필요한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콜라비는 이처럼 비효율적으로 소모되는 시간은 줄이고, 업무의 효율성은 향상시키기 위해 탄생했다.
“이메일은 업무소통을 하는데 굉장히 비효율적인 방식이다. 문서공유도 힘들고 지나간 자료를 찾는 데도 오래 걸린다. 콜라비는 한 곳에서 모든 자료와 업무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통합한다.”
사실 사내 협업 도구 시장은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시장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이렇다 할 서비스가 없는 상황. 2012년부터 소셜 협업도구에 관심을 두던 네이버 출신 개발자 조용상 대표가 블루 오션인지 레드 오션인지 모를 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스타트업과 같은 소규모 조직은 실제로 인트라넷 대신 여러 서비스를 사내 소통 및 협업도구로 동시에 사용한다. 예를 들면 야머(yammer)를 사내 소통 SNS 으로 사용하고 지메일이나 구글 드라이브로 파일을 공유하는 식이다. 조 대표는 이렇게 분산된 서비스를 콜라비를 통해 한 번에 통합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는 콜라비의 가장 큰 강점으로 “정보의 정제와 통합성”을 꼽았다.
“대부분의 협업 도구는 페이스북과 같은 뉴스피드와 같은 형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콜라비는 사내에서 사용하던 ‘메일’을 가져올 수 있게 했기 때문에 뉴스 피드 형식보다는 이슈를 누르고 들어가면 관련된 내용을 한 번에 보는 방식이다.”
콜라비는 이슈를 기반으로 그와 관련된 모든 자료, 이미지, 할 일 등을 한 페이지 안에서 모두 확인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콜라비 프로젝트’에 관련된 내용은 한 페이지 안에서 모두 처리한다. 또한, 내가쓴 글, 댓글, 공유 파일 등은 개인 뉴스 피드에 저장되어 나와 관련된 정보들을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콜라비가 추구하는 정보의 통합성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협업 도구 슬랙(slack)의 방식과 비슷하다. 슬랙은 사내 소통 시스템에 구글 드라이브, 에버노트, 드롭박스 등 여러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게 만들어 정보를 통합한다.
콜라비는 슬랙이 가진 단점을 보완했다. 조 대표는 “슬랙은 태그 기반으로 정보 검색을 하는데 이때 띄어쓰기 하나만 틀려도 과거 기록을 찾기 어렵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며 “콜라비는 그런 문제점을 없앴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글의 제목뿐만 아니라 이미지만으로도 과거 기록을 검색할 수 있어 자료를 찾는 데 시간을 소모하지 않아도 된다”며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인한 시간을 약 4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콜라비는 2014년 6월부터 베타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그리고 올 6월 대대적인 서비스 리뉴얼을 앞두고 있다. 조 대표는 “리뉴얼을 통해 슬랙 처럼 구글 드라이브, 에버노트 등 다른 서비스도 콜라비에 연동해 정보를 한 곳에서 모두 관리할 수 있게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콜라비는 대기업같이 큰 조직보다는 협업과 전문성이 많이 요구되는 스타트업을 1차 고객으로 보고 있다. 현재 약 140개의 기업이 콜라비 베타버전을 협업도구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들의 피드백을 받아 서비스 개선을 진행 중이다. 콜라비는 30명까지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앞으로 더 큰 규모의 회사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리뉴얼 후엔 최대한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마케팅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리뉴얼이 나온 시점에는 글로벌 경쟁력도 갖추게 될 것” 이라며 “일본을 거쳐 유럽 미주도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고 밝혔다.
글/주승호 choos3@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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