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 업계의 ‘공룡’ 넷플릭스가 미국은 물론 해외시장 석권을 위한 행군에 나섰다. 넷플릭스는 현재 가입자 수 5700만명으로, 미국 최대 케이블TV 업체 컴캐스트 가입자 수 2200만명을 추월한 데다 전년 동기 대비 두 배가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전통 방송시장을 뒤흔들었다.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인 <하우스 오브 카드> <오렌지는 새로운 블랙> 등을 통해 전 세계 팬을 모은 경험이 있다.
넷플릭스의 가입자 5700만명 가운데 1800만명은 미국이 아닌 글로벌 가입자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새 가입자가 433만명에 이르는데, 이 기간에 243만명이 미국이 아닌 외국에서 가입하고 이용했다. 이 같은 실적은 프랑스·독일 등 유럽 6개국에서 영업을 시작한 데 힘입었다. 넷플릭스는 50개국에 진출했고 오는 3월,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국내에는 아직 넷플릭스 서비스가 들어와 있지 않다. 하지만 리드 해스팅스 넥플릭스 CEO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200여 개 나라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라고 표명하면서 국내 진출 역시 가시화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지난해 8월 한국과 일본 현지 직원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낸 것은 두 국가를 공략하기 위함이며, 2016년 초 정식으로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동영상 스트리밍 자체가 IT기업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떠오른 가운데, OTT(영상 전송을 위한 별도의 셋톱박스 기기)에 기반을 둔 DVD 대여업 출신의 넷플릭스가 국내에 상륙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당장 초고화질(UHD) TV 시장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북미에서 넷플릭스와 협력해 자사의 초고화질 TV에 넷플릭스 앱을 설치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는 넷플릭스의 영향력 확대를 호재로 여기는 분위기다. 국내 초고화질 TV 시장의 화두는 콘텐츠 확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상파, 케이블TV와 IPTV 같은 유료 방송 사업자에게는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은 콘텐츠에 투자하는데 한국은 내용 규제?
현재 TV를 시청할 수 있는 채널은 무궁무진하다. 지상파와 케이블 뿐 아니라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 프로그램, 애플TV와 크롬캐스트 같은 OTT 기기, 스마트폰, 스마트 TV 같은 기기가 일상화하면서 TV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업도 다양해졌다. 이미 OTT 시장은 20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2020년에는 7800억원 규모가 되리라 전망된다.
넷플릭스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완전한 콘텐츠·플랫폼 사업자로 입지를 굳히고 스트리밍 전체를 장악하는 현실을 보여주면서, 국내 방송에 위기감을 주었다. 국내 방송사가 프로그램의 품질을 향상시키지 않고, 전략적 배포와 데이터 분석, 다채널 운영 전략을 시도하지 않으면 경쟁자는 인터넷 기업으로 확대될 것이다.
이 같은 한계를 모를 리 없는 지상파와 통신 사업자들은 콘텐츠 생산자를 끌어안기 위해 노력하지만, 무임승차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
그나마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웹 드라마 등 온라인 전용 콘텐츠에 투자를 시작하고 있다는 데 위안을 삼는다. 하지만 이미 중국이 무한 자본과 거대한 시장을 무기로 한국 영상시장의 생산자와 제작자들을 포섭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콘텐츠 생산자를 무시하고 내용 규제에 매달려왔으니 자업자득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글 : 그만
원본 : http://ringblog.net/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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