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인맥’이 비지니스 성공의 큰 역할을 하는 것처럼 실리콘밸리에서도 ‘인맥의 힘’은 매우 막강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학연이나 지연 중심의 ‘인맥’ 고리가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은 반면 실리콘밸리는 관심 분야 중심의 수평적인 ‘인맥’ 고리가 주를 이룬다고 봐야 한다.
지난 번 포스트에 언급했던 것처럼 실리콘밸리로 와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다양한 네트워킹 기회일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필자가 최근에 참석했던 스타트업을 위한 이벤트 중 한국 스타트업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Startup Grind 2015 참관기를 공유해 보려고 한다. (참고로 필자는 Startup Grind에 featured attendee로 실린것 이외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행사이며 개인적인 의견만을 피력한 것이다)
Startup Grind 컨퍼런스는 스타트업들을 교육하고 inspire 시키는 것은 물론, 각 분야의 전문가, 투자가 및 비지니스 리더들을 연결해주는 행사로 Google for Entrepreneurs가 메이저 스폰서로 지원하고 있다. 올해 메인 행사는 Redwood City에 있는 Fox Theater에서 2월 9일-11일까지 3일간 전일 행사로 진행되었다. 이와 유사한 대부분의 행사는 보통 무료이거나 불과 몇 십 불 정도의 비용이지만, 이 행사는 몇 개월 전에 등록하는 early bird들에게 20% discount해주거나 1+1을 해주는 것 외에는 별 다른 비용 혜택이 없어 $500정도로 비싸지만 행사 전에 sold out되는 아주 인기 있는 행사이다.
처음에는 이 패스값이 너무 비싸것은 아닌가 잠시 생각하기도 했지만, 3일간의 전 행사를 모두 참가한 이후에는 아깝다는 생각보다는 내년 행사에는 한국 스타트업들도 이 행사에 참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값어치가 컸다. 각 세션별로 화려한 경력의 speaker들과 풍부한 컨텐츠도 좋았지만 가장 큰 소득은 알짜 connection을 만들 수 있는 네트워킹 기회였다. 행사에 참가한 스타트업 중 Custom product demo SaaS 회사 DemoChimp는 이벤트 기간 중에 $600,000의 투자를 받았다고 발표한 것을 보면 그 기회를 만드는 자에게는 미래의 투자가를 만날 수 있는 기장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High Profile Speakers
각 세션에 speaker로 나온 사람들은 모두 화려한 스타트업 스타들로 마치 헐리우드의 레드카펫 행사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화려한 스타트업 스타들을 한 곳에서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었다.
각 지역별 Startup Grind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세션의 패널들과 지역 활동을 간단히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한국을 대표하는 소개자는 없었다. 얼마 전 한국에서도 Startup Grind 행사가 있었던 터라 따로 참가하지 않았을 거라 짐짓 짐작해 보면서도 못내 아쉬움이 컸다.
행사를 참가하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이 있다.
‘실제로 활용하지도 않을 내용을 그저 짜여진 프로그램에 맞추어 주입식 교육을 받는 것보다, 아니면 아주 근사한 스타트업 캠퍼스를 방문하고 유명한 레스토랑에 가서 사진을 찍고 SNS에 올려 이미 실리콘밸리의 문화에 속한 것 같은 착각을 갖게 하는 것 보다는, 이처럼 현재 필드에서 실제로 뛰고 있는 각국에서 온 창업자들과 네트워킹하고, 정말 만나기 힘든 스타트업 분야의 유명 인사들의 진심 어린 강연과 조언을 듣고 강연 후에 어떠한 아젠다를 가지고 이들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야 말로 창업자들에게 진정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월드컵 결승전장인 실리콘밸리에서 본 매치에 뛰지 못한다고 경기장만 구경하고 돌아갈 것이 아니라, 부족하나마 각국의 대표 선수들과 연습 경기라도 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쯤에서 Startup Grind에 대한 소개는 마치고, 각 세션 별로 필자가 인상 깊었던 내용과 한국 스타트업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을 이어 가보도록 하겠다.
글: 노영희
원문: http://goo.gl/YMhGI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