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결국 우리나라는,
우버 관련자들을 입건하고, 미국에 있는 우버 코리아 사장을 소환하기에 이르렀고, 세계 언론에 회자되기 시작했다.
애플 집단소송, 세계 최초 야후가 철수했고, 구글 등 세계 메이저들도 한국 투자를 꺼린다. 생각해보면 이와 같은 장면들을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비단 디지털 뿐만 아니라, 월마트, 까르푸도 우리나라에서 철수했고, 아마존도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진출시키지 않고 있다
2 우리가 과연,
인터넷이나 유통의 강국이라서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발을 못 붙이고 철수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역으로 우리 서비스 산업인 네이버나 이마트, 롯데마트가 우리나라 1위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사례가 많이 나왔어야 하지 않을까
과연 현대카드가 국내에서 성장한 방식이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했을까? 아니면 산업에 대한 서비스 기대심리(expectation)만을 높여서, 결과적으로는 내수 시장에서의 서비스 경쟁만 높이고, 만원이면 발급받던 카드가 이제는 수십, 수백만원 까지 내고서야 가입하는 나라로 만든 것은 아닐까? 월마트와 까르푸가 철수할 때 관계자들의 말처럼, 우리나라 소비자는 “할인점에 와서도 백화점 서비스를 바라는 민족”으로 양성되어서는 안되지 않을까…
이와 같이 우리는, 내수시장에서 피터지게 ‘경쟁하는 방식’이 과연 우리가 목표로 해야 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으로 승화되고 있지는 않은 듯 하다.
결국 서비스 기대심리만을 경쟁력으로 삼다보면, 영민한 소비자들은 똑같이 빕스에 가서도 다양한 혜택을 찾아서 반값에 먹는 반면, 그렇지 못한 소비자들이 그 나머지를 내게 되는, ‘소비자들간 제로섬 경쟁’을 양산해 내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외국기업들을 우리나라에 발을 못 붙이게 하는 것이, 자국 산업을 보호 하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많은 비즈니스적인 일에 실리보다는 ‘독도는 우리땅’ 논리를 대입시키는 경우가 많다. 행정부는 ‘상생’의 목적과 의미를 잘 못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3. 우리나라는 글로벌 의존도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나라이다. 쉽게 말해, 우리는 내수보다는 국외에서 돈을 벌어야 먹고 살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이 익숙한 방식으로 사업을 해야하고, 그들이 이해하는 방식으로 설득 논리를 개발해야 경쟁력이 생기고, 그들의 방식과 프로세스에 익숙해 져야만 그들이 돈을 지불할 의향(Willingness to pay)을 배가시킬 수 있게 된다는 간단한 시장논리속에 우리는 놓여있다. 그러나, 우리의 기존 성공방식은 기존의 조선, 자동차 등, 지금의 우리를 있게한 제조업에서의 방식과 같이, ‘Fast follower’ 또는 ‘생산성 혁명’ 등에 집중한 전략 등으로 성장을 해 왔으나, 이제 이와 같은 과거의 ‘한국식 성공방정식’은 더 이상 성립되기 어려운 경영환경에 봉착했다.
4. 4년전, SBS 미래한국리포트라는 생방송에서,
당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등과 함께 연설자로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때 나는 ‘한국식 성공방정식’이 더이상 성립되지 않는 경영환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 적이 있다.
“기존의 EU, APEC과 같은, 지역중심의 경제 블럭(Block)에서, 지금은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주도로 거대한 생태계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기업주도 생태계의 특징은,
첫째, 기업이 핵심기술을 개방하여 애플 iTunes와 같은 장(플랫폼)을 제공하고,
둘째, 소비자와 중소기업에게 많은 참여를 유도해서, 소비자들이 단순히 ‘소비’만 하는 게 아니라,
아이디어부터, 생산활동까지 모든 밸류체인에 참여해서, 소위 말하는 Co-creation을 하고, 그에 따른 이익을 서로 나눈다는 것이고, 이 생태계의 소비자는, TV나 신문 광고보다,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안에 있는 다른 소비자의 추천을 더 신뢰하고, 서로의 입소문에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소비가 연결되는 현상, 즉, ‘Connected Consumption’이라고 설명했었다.
이와 같은, 참여/공유/개방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지금의 디지털 생태계에서는, 기존의 성공방정식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이미 주지하는 사실이다.
5. 외국의 플랫폼형 기업들을, 국내에서 생존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한 중소기업 상생의 길이라고 말한다면 반박할 사람들이 많을 수 있다.
이전 직장에서, 코스트코 코리아를 통해 많은 제품을 공급하였다. 그를 바탕으로 하니, 나머지 국가들의 진출이 매우 수월해졌다. 예를 들어 코스트코 미국, 영국 등의 주요국 담당자들에게 “코스코 한국에서 이미 공급하고 있으니, 레퍼런스 첵(Reference check)을 해 보라”고 하면 일은 가볍게 해결이 되었다. 그들의 표준화된 공급 시스템에 이미 익숙해진 국내 공급사들은, 해외 공급도 원활히 이루어 졌다.
현대자동차 같은 경우가, 제조업에서 대표적으로 자국 부품업체들의 동반진출 시키는 경우가 많았듯이,
우리 중소 상공인들이 국내 이마트, 롯데마트에 많은 공급을 하고 있고,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해외에서 큰 확장을 해 나가고, 바로 그 생태계 안에서 국내 기업들의 자연스러운 해외 진출이 이루어지면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현재 우리의 경쟁방식과 성공방정식이, 더이상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으로 잘 연결되지 않는 다는 것이 문제인데도, 말로는 항상 중소기업 상생을 부르짖으면서도, 디지털 경영환경에서의 상생의 방법을 잘 못 이해하고 있다.
동시에, 우리는 계속적으로 우리 역량과 상관없이, 이와같은 대기업의존 방식만 고수하려 한다는 것이 바로, 국내 경제 전반의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이 작고, 오랜 기간 대기업 하청만 하다 보니, 호환성도 떨어지고 경쟁력이 약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상기 언급한 현상들로 인해 생태계 자체가 지쳐있다.
우리나라 벤처에 대한 글로벌의 평가 또한 냉혹하다. 보기에는 화려하지만, pain-killing item, 즉, 실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정말 ‘필요한’ 제품은 많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우리 벤처들은, 세계 최초라는 언급을 많이 하는데, 이럴때마다 내가 항상 언급하는 사례가 있다.
“제가 물컵 바닥에 별모양의 구멍을 뚫는다면, 그 컵은 세계 최초의 밑바닥에 별모양의 구멍이 뚫린 컵이 될 것입니다.. 이 제품이 시장에 필요합니까?”라고 반문한다.
최근 벤처들의 테마를 봐도 전부 사물인터넷, OtoO, IOT 자극적인 테마에만 집중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너도나도 빅데이터를 언급하지만, 실무적으로 활용한 사례는 드물다. 반대로, 어떤 유명 CEO는 본인이나, 본인의 조직이 빅데이터를 ‘잘 모른다’라고 해야 될 것을 가지고 빅데이터 무용론을 설파하여 업계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우리는 정작, 세계 시장의 needs가 없는 곳에 많은 경쟁력을 낭비하고 있고, 아이디어 단계부터 우리에게 돈을 지불할 ‘시장’과 조율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7. 우리는 점점 갈라파고스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가 어짜피 이 글로벌 생태계에서 경쟁해야 할 운명이라면, 강력한 규제를 통해 안방에서만 이들을 물리치고, 스스로 디지털 강국임을 외치고, 아울러, 수많은 ‘돌연변이’를 양산하며, 점점 더 생태계가 고립되어 가는, 디지털 시대, 갈라파고스 군도를 만들어 가지 말아야 한다.
이제는 ‘약육강식의 생태계’가 아닌, ‘공존과 상생의 생태계’이다. 구호는 누구나 똑같이 외치고 있지만, 그 상생의 의미에 대해서,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상황에 맞게 재 정의 해야 한다.
즉, 우리 기업은 모든 것을 혼자 다 하려는 게 아니라, 때로는, 그 생태계에 뛰어들어서, 과감한 M&A와 제휴를 통해서 우리의 역할과 존재감을 확보하고, 그 안에서 우리 중소기업들에게 장을 열어주면서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기업은 디지털로 인해 진화된 생태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기존의 제품의 완성도에 주력해왔던 ‘한국식 성공방정식’을 벗어나서, 이 거대 생태계의, 새로운 특성에 맞게 전략을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
8. 최근 성공하는 기업들을 보면, 상품만 파는게 아니라 그 기업의 철학과 스토리 또한 함께 전달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이익과 성장만을 추구하던 것에서, 대기업, 중소기업, 소비자, 주주의 상생을 추구하는, 소위 말하는 ‘Shared value(공유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CSV(Creating Shared Value)를 외치고 있으나, 실제로 공유가치를 지향한다는 것은, 절대 봉사나 총수의 사재출연, 또는 대기업에서 많이 벌었으니 나눠주라는 식의 마케팅 이벤트 개념은 아니다. 경영철학을 바꾸고 생태계를 재편성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제는 공유가치를 진정성 있게, 추구해나가는 그 ‘과정’이 바로! 기업의 핵심적 성공요인이자, ‘생존 방정식’이 되고 있고, 이것이 우리 기업이 찾아야 할 ‘공존의 생태계’임을 강조하고 싶다. 우버 관련 뉴스를 보면서 안타깝다. 기사들 중에 전과자도 있다는 등 문제점을 말한다. 우리 택시의 문제는 없었던가?
우리는 항상 택시의 문제점을 얘기해 왔다. 정부가 오히려 개입하지 않고 그냥 두었더라면, 이와 같은 계기로 자연스럽게 우리 택시 생태계가 구조조정이 되고, 공무원들은 이 기회를, 국내 택시 생태계 강화로 승화시키기 위해서 어떤 조치를 해야 될 것인가를 고민하면 어땠을까…
9. 마지막으로,,,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 신에 의해 미궁에 갖히게 된 이카루스는, 밀납으로 날개를 만들어, 태양빛을 따라 날아서 살아 나왔지만, 태양빛을 계속 따라가다 결국 태양열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다. 경영전략에서 이카루스 패러독스는 “기존의 성공전략이 지속 성공전략은 아니다’라는 것을 시사한다.
이와 같이 우리 국민이 함께 피땀흘려 이룩해온 성공방정식이 패러독스가 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면 좋겠다.
글:도준웅
원문 : http://goo.gl/JFEx9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