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할만한 때이다
2012년 이후 대한민국도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숫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부지원도 매년 늘어나고있으며 1990년대 말 잠깐 존재할 뻔 하다가 사라져버린 엔젤투자도 이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초기 아이디어에 투자를 하는 VC(Venture Capital)도 생겼으니 분위기 정말 좋습니다.
누가 스타트업을 하는가
코딩만 하면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 시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이 있고 그런 차원에서 모든 사람이 코딩을 배우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어 모든 사람이 뛰어들어야만 할것 같은 상태가 붐이며 요즘이 스타트업 붐인 것은 확실합니다.
매우 불편하거나 꼭 필요한 무엇인가가 있는데 아무도 그것을 만들어내지 않는 서비스들이 있습니다. 몇 년간, 몇 달간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는데 이무리 기다려도 생각했던 서비스는 세상에 나오지 않으니 결국 내가 직접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이 적당한 때이며 지금이 바로 내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 시켜야 할 때라고 생각이 듭니다. 내가 해야지!!
수 많은 사람들이 좋은 생각만 합니다. 생각한 아이디어가 다른 사람에 의하여 세상에 나오고, 너무 잘되고, 인생을 바꾼 이야기를 잡지나 언론을 통하여 접하면서 하는 이야기는 ‘내가 몇 년전에 생각했던 건데’.
그 때 했었어야죠!!
버나드쇼의 묘비명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성경 잠언의 구절 “사자가 밖에 있은즉 내가 나가면 거리에서 찢기겠다”
이러한 유명한 구절을 수없이 들어도 실제 행동하는 사람은 소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을 적극적으로 바꾸는 사람들이죠. 어떠한 동기와 어떠한 목표를 위하여 가는지는 몰라도 가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스타트업입니다.
기업 VS. 개인
스타트업을 누가 시작하느냐와 함께 어떠한 형태로 하느냐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기업형 스타트업은 일정한 투자금을 모으거나 자금이 미리 준비되어 있는 경우, 자사 신규 서비스로 스타트업을 하는 경우입니다.
개인형 스타트업은 미국식으로 주차장 창업인데 몇몇의 마음 맞는 사람들 또는 아이디어를 가진 혼자 회사의 형태를 갖추지 않고 아이디어와 패기만 가지고 시작하는 경우입니다.
기업형과 개인형 스타트업의 큰 차이
기업과 개인 스타트업 모두의 기획을 진행하다보니 자금의 규모, 조직의 구성을 떠나 신규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일정한 차이점이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개인형 스타트업의 경우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정부지원사업에 응모하여 실 서비스 개발을 해나가야 하는 합격자의 경우에도 취지만 존재할 뿐 구체적인 서비스 구성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발열이 전혀 나지 않는 컴퓨터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는 굉장히 좋지만 어떻게 하면 될지 구체적인 방안이 없는 아이디어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웹 서비스 개발, 앱 서비스 개발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몰라 고민하기도 하고 개발자 출신으로 직접 코딩은 할 수 있는데 생각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성해야할지 몰라 고민하기도 합니다. 꽤 많은 스타트업이 외주 발주 사이트를 통하여 개발을 의뢰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서비스 기획이 나오기 전까지는 외주로 개발을 진행하면 안 됩니다. 서비스 기획없이 아이디어 또는 간단한 구상만으로 개발을 진행하려할 때 할 수 있는 가장 큰 실수는 에이전시에 통째로 맡기는 것입니다.
3천만원, 5천만원 견적 받아서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 스토어 등록까지 턴키로 한방에 맡기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모두 다 알아서 해주니 때에 따라 검수나 하고 의견이나 내면 몇 달 후엔 내 아이디어가 세상에 나오게 된다는 상상입니다.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 않았던가!! 생각처럼 아이디어가 현실화되어 투자금도 듬뿍 들어오고 구글과 페이스북이 서로 인수하겠다고 경쟁하니 내년 여름 휴가는 스위스로 가게될 줄 알았는데… 어디서 이따위 나도 안 쓸 이상한 서비스를 만들어 놓고 돈만 받아 가느냔 말이다. 에이전시가 알아서 너무 훌륭하게 잘 만들어주면 좋은데 정말 남의 것 만들어 주듯이 마음에 들지 않게 만들어 준단 말이죠. 마음에 안 드는 이 서비스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될까? 개선해야 할까? 그만둘까? 아까운 내 돈!!!
기업형 스타트업은 현실적이고 계획적으로 진행됩니다. 서비스에 대한 윤곽을 그리고 구현을 위하여 자체 개발을 할지, 에이전시에 맡길지, 파트별로 프리랜서에게 순차적으로 맡길지를 고민합니다. 사내 담당자가 지정되고 진행상황을 계속 체크합니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담당자는 중간 중간 제시되는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의사결정권자는 좋다고 합니다. 만들어가는 도중에 중요한 헛점을 파악하여 이대로 구현된다면 나도 안 쓸 이상한 서비스가 나올 것 같은데 모든걸 원점으로 돌릴 수가 없습니다. 내가 모든 책임을 지기로 하고 강력하게 프로젝트를 멈춰?!
담당자가 수시로 바뀌거나 또 하나의 외주 단계로 전락해 버리면 투자금 다 들여 1년동안 프로토타입만 만들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개인형 스타트업의 경우 아이템이 수시로 바뀌기도 합니다. 너무 오랜 제작 기간속에서 더 간단한 다른 아이템을 생각해 낼 수도 있고 처음 아이템에 대한 확신이 꺽일수도 있습니다. 외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다면 중간에 아이템을 바꾸는 경우 손에 쥐어지는 결과물이 전혀 없는채로 값비싼 수업료 차원으로 외주비용을 지급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쉬운듯 쉽지 않은 프로토타입 제작
모든 일이 그렇지만 불가능하게 어려운 일도 없고, 너무 쉬운일도 없습니다. 스타트업도 그렇습니다. 매우 간단한 아이디어인데 이를 만들려고 하니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가 필요하고 모든 것을 한 번에 다 해주는 에이전시를 알아보니 견적이 수 천만원이나 됩니다. 되도록이면 에이전시에 모든 것을 맡기지 말고 기획, 디자인, 프로그래밍의 각 부분을 프리랜서 개인에게 맡겨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속에서 실수와 성공의 경험을 통해 배우라고 조언을 드립니다.
스타트업이 프로토타입에 대하여 가지는 가장 큰 착각은 최초 버전이 최종 버전처럼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가장 잘 되고 있는 서비스처럼 완벽하게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디자인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제작기간은 한 없이 늘어나며 서비스는 복잡해 집니다. 배가 산으로 올라가 있네요!
핵심만 간단히 만들어 개선하고 또 개선하고 또 개선해야 합니다. 한 번에 대박나는 소수의 서비스들 조차 최초 버전 이후 바뀌고 또 바뀌고, 보완되고 수정된 수 많은 시도의 결과가 지금의 모습인 것입니다. 몇 번 스타트업을 시도했고 아이템도 몇 개 실패파고 프로토타입 제작에 어려움도 겪어 봤다면 지금은 작게 시도하고, 여러번 변경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고 있을 것입니다. 린스타트업, MVBP와 같은 개발방법론이 모두 작게 만들고 테스트를 거쳐 여러번 수정해 나가라고 이야기 합니다. 매우 정석적인 방식입니다.
기업형 스타트업은 서비스를 너무 크게 그리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매우 여러가지 가설이 복합적으로 섞여 누구도 따라하지 못할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도 좋지만 복합적인 가설들이 서로 엮여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가설 하나만 틀려도 서비스 전체가 성립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핵심만
스타트업이 처음에 만들어내야 할 서비스의 모습은 BMW가 아니라 잘 굴러가는 타이어 한 개, 뒤가 잘 보이는 백미러 한 쪽이어야 합니다. 한 번 시도하고 나가 떨어지지 않도록 작고 빠르게 스타트업 하시기를. 서비스 완성도가 어설퍼도 핵심 서비스를 구현했다면 빠르게 사용자에게 내놓고 평가를 받으면서 지속적인 개선을 반복하시길.
글 : 김석
출처 : http://goo.gl/zr0h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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