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말하다]는 중국으로 진출하려는 한국 스타트업을 위해 중국 그 곳 현시장과 우리가 내다보는 시장 사이의 간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된 기획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중국내 ICT 관련 기업과 정부, 그리고 스타트업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여러분, 중국 스타트업 장난 아닙니다. 이제 저는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라는 말보다 이노베이티드 바이 차이나(Innovated by China)라는 말이 더 자연스러울 지경입니다.”
현재 중국 테크노드(TechNode)에서 일하고 있는 유채원(Eva Yoo)기자의 얘기다. 필자가 중국관련해 이것저것 물었는데 회답 이메일 속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대목이었다. 우선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스타트업 노매드 뉴스젤리였다. 유기자는 뉴스젤리에서 대외 커뮤니케이션 및 비즈니스 개발을 담당했고, 다수 이스라엘 스타트업을 인터뷰했던 전적이 있다. 이제는 중국 대표적인 테크노드 스타트업 매체로 자리를 옮겨 중국-한국 스타트업 가교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이 글 [중국을 말하다] 5편 시작대로, 유기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중국에 대한 선입견을 제대로 비틀어 주었다.
중국의 일반적인 스타트업 분위기에 대한 간략한 분위기 스케치를 부탁했더니,
브랜드 뉴 차이나 프로젝트…투자한 12개의 스폰서들 투자액 1143%의 미디어 효과 거둬
“먼저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어제 한 네덜란드 창업가를 인터뷰했습니다. 로져라는 이 분은 세 달 동안 정말 멋진 프로젝트를 했더군요. 브랜드 뉴 차이나(Brand New China)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오로지 중국 상품만 사용해 상하이에서 네덜란드까지 과거 마르코폴로가 여행한 실크로드 길을 따라 여행한 것입니다. 중국산 자동차, 중국산 노트북, 중국산 카메라, 중국산 핸드폰을 사용한 이 여행기는 대성공이었고, 중국산 제품 중 고장난 것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투자한 12개의 스폰서들은 투자액의 1143%의 미디어 효과를 보았습니다.”
“이제 이노베이티드 바이 차이나(Innovated by China)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 네덜란드 창업가에게 자동차를 제공한 BYD라는 자동차 회사는 전세계 최대 핸드폰 배터리 제공업체입니다. 이 회사의 회장은 어느날 아침 일어나 문득 이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래에는 자동차가 전기차로 다 대체될 거야. 그럼 우리 회사의 배터리를 무기로 두 가지 방법이 있네. 첫째, 전세계 자동차 제조업체에 우리 회사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 둘째, 우리 회사에서 직접 자동차를 제조해서 우리 회사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 이 창업가는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이번 여행에 사용된 자동차는 가솔린 자동차였습니다만 곧 전기차도 생산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위챗(WeChat)은 중국내 커뮤니케이션에 매우 중요한 툴
필자는 유채원 기자에게 한국 사업자가 중국에서 일하는 데 ‘제일 먼저 마주치는 어려움’이 있다면 어떤 건지 물었다.
“첫째는 언어입니다. 중국어를 사용할 줄 알아야 하니까요. 사실상 중국어를 잘 못하면, 중요한 대화에 끼지 못합니다.
둘째는 문화입니다. 위챗이 얼마나 업무에서 많이 사용되는지 몰라요. 명함 대신 위챗 QR코드를 찍는 것뿐만 아니라 회사 내의 업무, 링크공유도 위챗으로 이루어지고, 다른 회사 소개를 해줄 때도 Intro를 이메일로 쓰는 게 아니라, 위챗으로 소개합니다. 셋째는 완전히 다른 모바일 생태계입니다.”
“국제적으로 많이 쓰이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중국에서는 통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 만의 위챗, 웨이보 등의 SNS가 있을 뿐만 아니라, 맛집 추천 서비스 디엔핑, 여행, 티켓 예약서비스 취날 등 중국에서만 쓰이는 앱들이 있어요. 디엔핑의 경우에는 전세계에 중국인이 워낙 많이 분포되어있다보니 이제 두바이 지역까지도 다루어집니다.
중국서비스 중에서도 특히, 결제 시스템은 정말 감탄을 연발하게 합니다. 친구들간 금전 거래뿐만 아니라 지난 번에는 수도세, 전기세도 알리페이로 지불했거든요. 중국에 와서 중국 앱들을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쓰면서, 본인 서비스에의 적용점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필자는 유기자에게 중국과 한국 스타트업, 어떤 점이 다른지 물었다.
유기자는 “중국에 와서 많이 놀란 것은, 창업가는 성별, 나이에 대해 평등하며, 이들 창업가를 대우하는 태도였습니다. GMI레이팅스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 신흥국지수 등에 포함된 45개국 대표기업 5977개사를 대상으로 이사회 내 여성임원 숫자를 조사한 결과 여성이 CEO인 한국 기업의 비율은 1.9%였던 반면, 중국의 절반 이상의 기업(54.7%)들이 한 명 이상의 여성임원을 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스타트업계에서도 여성 창업가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많은 편입니다.
현재 테크노드에서 쓰는 시리즈물은 여성 창업가, 그리고 90년대 이후 출생 창업가입니다. 이스라엘, 한국에서 여성창업가를 인터뷰할 때, 남성위주의 문화속에서 갖는 어려움, 혹은 사회적 분위기에 따른 왠지 모를 그늘을 보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 중국 여성창업가들을 실제로 만났을 때 이스라엘, 실리콘밸리,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명품으로 치장한 화려한 패션(!), 그 뒤의 여유와 넘치는 자신감을 보았습니다.”라고 답했다.
마 회장은 이 자리에서 “나는 평생 학생”이라며 “내 일생도 누군가에게 한 명의 선생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많은 것을 이뤘다고 생각하고 자칫 거만해지기 쉬운 자리에서 자신을 온전히 ‘배우는 자세’로 돌려놓기란 쉽지 않을터인데, 그런 마음에서 그의 비범함을 읽었다.
진정 야심있는 스타트업인에게 중국 혹은 세계속 경쟁이라는 말은 하나의 ‘당연한 과정’인지도 모른다.
오히려 변화속에서 자신을 끊임없이 배움으로 단련시킨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어렵고 가장 중요한 과제는 아닐까. 마윈이 말한 ‘평생 학생’이라는 표현에는 겸손함외에도, 더불어 더 강하게 삶을 드라이브하고 싶다는 ‘각오와 투지’가 담겨있다. 필자는 그런 자세야말로 곧 중국이 지금 맞이하고 있는 혁신의 핵(核)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을 말하다]는 매주 월요일에 업데이트 됩니다.
Moana Song moana.song@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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