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이 화두입니다. 벤처스퀘어는 비욘드 시큐리티(Beyond Security)의 창업자이자 CEO로서 이스라엘 멘토로 구성된 한국 최초의 시드 펀드인 코이스라 시드 파트너스(KOISRA Seed Partners)의 이사인 아비람 제닉(Aviram Jenik)이 글로벌을 지향하는 한국 스타트업에게 전하는 칼럼을 연재합니다.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기사 게재를 허락해 주신 아비람 제닉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 말씀을 전합니다. 칼럼 전체 내용은 여기를 참고해주세요.
스타트업 운영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어려운 일입니다. 지뢰밭을 건너는 듯한 느낌이지요. 어디에 발을 디뎌야할 지도 모르겠고, 혹시나 발을 디딜 때 지뢰가 폭발해버리는 건 아닌 지도 알 수 없지요. 따라서 도움 요청은 아주 유용합니다. 더 많은 경험을 가진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은, 사실 거의 필수에 가깝죠. 다행히도, 많은 성공한 기업가들이 기꺼이 그들 경험에 기반한 조언을 주려합니다. 그런데 이 조언 중 대부분은 한 눈에 보기에 별로 중요해보이진 않지요. 가령, 어디에 회사를 차려야할 지, 제대로 된 변호사와 회계사는 어떻게 고용해야하는 지, 창업자들 사이에는 어떤 계약이 존재해야하는 지 등 말입니다. 만약 회사를 성공적으로 엑시트(Exit)했다면, 방금 말한 것들은 아주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지요. 제 첫 엑시트에 대해 기억하는게 있다면, 바로 그 당시 너무 많은 세금을 냈다는 사실입니다. 그 당시 제가 원했던 것은 저와 같은 실수를 다른 이가 하지 않도록 막는 것이였죠. 제대로 된 세금 계획을 세워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 말입니다.
이러한 종류의 조언들이 스타트업 초기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게 들릴 수 있는데요, 사실 그렇게 느끼는 것이 정상입니
다. 제 경우에조차도, 이제 막 시작한 단계의 스타트업에게 세금과 관련된 조언을 한다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보지요. 물론 훌륭한 세금 지불 계획을 통해 수익을 두 배로 남기는 류의 조언은 아주 훌륭합니다만, 실상 모든 스타트업들이 마주하는 문제는 어떻게하면 엑시트를 할 수 있느냐이지요. 받은 돈을 두 배로 남기는 법이 아닌, 어떻게 하면 돈 자체를 받을 수 있는 지에 대한 문제 말입니다.
인터넷에는 “제 1세계 문제들”이라는 표현이 존재합니다 (구글에 가서 이 괴상한 문장을 직접 검색해보세요). 이 말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삶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마주하는 문제들, 가령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보다 비행기 안에서 볼 수 있는 영화의 길이가 짧아요” 같은 식의 문제를 조롱하고자 만들어졌습니다. 성공한 사업가들이 가지는 문제들과 아주 흡사한 형태인데요, 단 여기서 스타트업들은 제 3세계처럼 굶고 있다는 점만이 다르지요. 스타트업들은 아주 원초적인 문제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생존과 성장이 필요합니다. 스타트업의 99%는 애초부터 수익을 낼 엑시트를 경험하지 못할 것이므로, 세금 문제에 대해 우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다면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은 유용하지 않나요? 성공의 확률이 적더라도, 스타트업들이라면 그런 준비는 해둬야하는 게 아닐까요? 준비 자체는 결코 나쁜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단지, 다른 중요한 부분들로부터 창업자의 시선을 빼앗을 뿐이지요. 회사를 대충 설립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있다면 그건 훌륭한 겁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단지 그러한 준비들이 지금 당장은 의미 없을 수 있다는 것이고(1년 후에나 제기될 문제라는 말입니다), 따라서 미뤄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미국에 처음 회사를 차렸을 때, 저의 변호사와 회계사는 회사가 ‘S-Corp’, ‘C-Corp’, 그리고 ‘LLC’ 중 어떤 형태로 개업해야하는 지에대해 활발히 토론을 벌였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부분에 대해 시간을 쏟아 조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었지요. 10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그 당시 제가 쓴 시간과 돈(아까 말했던 변호사와 회계사는 시간마다 급여를 받는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은 완전히 낭비였습니다. 실제로 차이점이 그렇게 있지도 않은 편이었고, 게다가 그런 종류의 일은 그냥 해놓고 나중에 고칠 수 있는 성격의 것이었습니다. 이는 또 다른 귀중한 레슨이 되어줍니다. 법이나 회계와 관련된 일은 망치기 어렵습니다. 내가 그 분야에 얼마나 무지하냐와 관계 없이 말이죠. 회계사와 변호사는 트레이드마크 등록을 잊었다거나 잘못된 회계 레포팅 양식을 보유했다거나 하는 일에 대해 회사에게 무서운 이야기처럼 말하길 좋아합니다. 허나 이들은 아까 말한 ‘제 1세계 문제들’에 해당합니다. 실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법이나 회계 쪽에 관련된 문제를 고려해야할 정도의 단계가 왔다면 그건 이미 성공한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시간과 돈을 써 문제를 해결해야겠지요.
이런 제 1세계 문제들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바로 그런 문제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점이 있습니다. 스타트업을 차린 그 첫 해에 미래에 있을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건 어려움을 넘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여러 문제들 앞에 직면하게 된다면, 가장 쉽거나, 해결 비용이 저렴하거나, 또는 믿는 누군가가 추천해준 일을 먼저 해결하세요. 그러나 어떤 경우에서도 시간과 돈을 낭비하진 마세요. 이 둘은 한정된 자원일 뿐더러, ‘제 1세계 문제’를 고민할 상태까지 도달하는 데 있어 매우 핵심적인 요소이니깐요.
First world problems and your startup
Running a startup is hard, and full of uncertainties. It often feels like trying to cross a mine field – not knowing what the next step should be and whether taking that next step will cause everything to blow up.
It’s therefore very useful to ask for help – in fact, it’s almost necessary to get assistance from those who have more experience. And the good news is, many successful business people are happy to give you advice based on their experience. Much of that advice will be about things that may not seem important: where should you incorporate the company? How to choose the right lawyer and accountant? What types of agreements to do between the founders? These are all issues that will be fresh in their minds. If they have recently completed a successful exit, these would all be significant items that they had to deal with. What I remember most about my first exit is that I paid much too much tax; at that time all I wanted is to prevent others from making the same mistakes I did, and save themselves heaps of money by doing the right tax planning.
If you feel like that kind of advice isn’t important for an early stage startup, your feeling is absolutely right. Even in my case, giving tax advice to an early stage startup is the wrong advice to give. Sure, a tip that can get you twice the money (by doing the right tax planning) is great advice. But the real problem almost all startups face is how to get to that exit in the first place: the problems almost all startups deal with is how to get any money at all – not how to double the amount they get.
The Internet has a meme called “First world problems” (search it on Google for some hilarious phrases). It’s meant to make fun of people living in first world comfort and complaining about pressing problems, such as: “My inflight movie was longer than my flight”. This is very similar to the problems successful businessman are facing, except in this analogy the startup is the starving, third world country.
Startups have very basic problems: they need to survive, and they need to grow. 99% of them will never have to worry about the tax implications simply because they will never reach a profitable exit.
Isn’t it useful to plan ahead? Even if the chances of success are small, shouldn’t startups prepare for that event?
Well, preparation is never a bad idea, except that it takes founders attention away from the important things. It’s not that you shouldn’t properly set up the company; if you can do that – great. But my point is not to worry about things that will only be relevant in the happy event of a success. In fact, almost anything that does not have an immediate implication (meaning, it’s relevant in the next 12 months) can be postponed for later. When I opened my first US company, the lawyer and accountant got into a lively debate about whether the company should be opened as an “S-Corp”, a “C-Corp” or an “LLC”. I spent time researching the topic and spent hours in discussions on the various implications. Looking back from a decade later, I know that this time (and money – remember that lawyers and accountants are paid by the hour) was a total waste. Not only are the differences small, but in addition there is nothing I would have done then, that couldn’t be fixed later. And that’s another very important lesson – it’s very hard to screw up things from a legal or accounting point of view, no matter how clueless you are. Accountants and lawyers love to tell horror stories about companies who forgot to register a trademark or chose the wrong accounting reporting format; but these are first world problems: in the real world of startups, if you survived to a point where the legal or accounting issue matters, you’ve already succeeded. You may now spend the time and money to solve this problem.
Another reason to not worry about these first world problems is that there are so many of them. It’s very hard, perhaps impossible, to solve all possible future problems in the first year of a startup. So why bother trying? When confronted with a choice, go with the easiest, or the cheapest, or the one recommended to you by someone you trust. Either way, try not to waste time and money on it – both are in short supply, and both are critical for surviving to reach a ‘first world’ sta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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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아비람 제닉(Aviram Jen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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