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인터넷의 역사 (53) – 정보화 사회와 소셜 웹 사회의 주권

20세기 중반이 되면서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국방과 학술, 금융과 같은 산업에 주로 엄청난 비용의 대형 컴퓨터들이 보급되면서 컴퓨터를 이용해서 과거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복잡한 일을 해내는 등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 들어서는 애플 II 를 위시로 한 개인용 컴퓨터 시장이 열리면서 사무자동화(Office Automation)라는 용어가 유행을 하게 되었고, 적용되는 산업의 영역이 중소기업까지 확대가 되면서, 컴퓨터를 이용한 새로운 정보화 사회라는 시대인식이 이후 IBM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끄는 1980~90년대까지 가장 주된 시각으로 자리 잡게 된다.

그런데, 이를 잘 뜯어보면, 컴퓨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결국 기존의 산업에 대한 생명주기(life-cycle) 전반에 걸쳐서 적용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산업 자체를 바꾸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생산성의 차이를 가져왔기 때문에, 정보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생산성 혁신을 이룬 곳은 고속성장을 할 수 있었지만 과거의 방식으로 혁신을 하지 못하고 생산성에서 밀리는 기업들은 경쟁력을 잃고 사라져 갔다. 과거보다 영속하는 기업의 수는 줄고, 글로벌 산업화까지 진행이 되면서 훨씬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더불어 자본의 측면에서는 과거에는 도저히 컨트롤할 수 없었던 복잡한 계산이 가능해 지면서, 자본은 거대화를 하게 되고, 일부 다국적 금융세력들의 경우에는 그 덩치를 계속 키워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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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사회와 정보화 기술은 기업이 거대해지면, 내부의 모순이 강화되어 무너지는 경영 상의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기업이 보다 쉽게 거대화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였고, 지식경영까지 도입되면서 각 개인의 지식으로 남아있었던 암묵지를 기업의 자산으로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형식지로 전환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구성원인 종업원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이러한 막강한 경영정보 시스템을 활용한 내부모순의 감소는 ‘규모의 경제’에 의한 외부효과의 상대적인 이득에 비해 훨씬 크기가 작았기 때문에, 일부기업은 그 덩치를 계속 키워 나갔고, 경쟁에서 승리를 하면서 현재의 다국적 대기업 지배체제를 잉태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지배체제에서는 특화되고, 전문가적인 작은 기업들 또는 집단은 거대한 기업들에 의존적이 될 수 밖에 없었고, 대기업 체제에 반하는 형태의 혁신은 저해하는 방향으로 흐르게 되었다.

다시 말해, 정보시스템과 정보화 혁신이 중앙집중화를 가속화 시킨 주범이 된 것이다. 누가 정보와 네트워크의 접근을 통제하며, 어떻게 관리할까?

누가 정보의 종류를 제어하고, 법적으로 소유할까? 기업에서의 개인의 활동과 통제를 통한 인간소외 현상은 더욱 심화된 것은 아닐까?
소셜 웹 사회, 주도권이 개인으로 넘어온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 더 나아가서는 카카오톡과 라인 등과 같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인터넷의 화두라고 할 수 있는 소셜 웹이 이끌어내는 혁신은 무엇이 다를까?

컴퓨터와 인터넷이라는 기본 인프라가 바뀌지는 않았다. 바뀐 것은 정보화가 회사 단위나 비즈니스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 개개인의 네트워크와 관계, 그리고 관심사 등을 바탕으로 회사와 비즈니스의 경계를 넘어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셜 웹 사회에서의 준거집단과 집단행동은 회사 단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의 판단에 의해 휴먼 에너지가 모이는 양상에 따라 이루어진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카카오톡과 라인 등은 이런 소셜 웹 네트워킹을 전 세계 수준에서 완전히 개방된 형태로 만들어질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였고, 스마트 폰은 컴퓨팅 환경의 개인화로 이어지면서 이를 가속화하였다. 이런 변화는 결국 회사와 집단의 지배력을 약화시킬 수 밖에 없고, 개인의 네트워크를 통한 혁신사례가 많이 나오면서 회사가 가지고 있는 내부모순이 부각되는 형태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이런 변화는 산업혁명 이후 소위 말하는 ‘회사’ 중심의 이데올로기가 ‘개인’으로 넘어오는 초석이 되고 있으며, 이것은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고 표현할 수 있는 사회 전체의 중대한 변화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개인의 힘이 집단의 힘보다 강한 것은 아니다. 다만 ‘회사’로 표현되는 폐쇄형 집단보다는, 개인이 자신의 휴먼 에너지를 바탕으로 동적으로 결합하는 개방형 집단의 힘이 더욱 강하게 발현될 가능성이 많아진 것이다. 이런 개방형 집단의 힘은 결국 개개인의 힘에서 나오게 되며, 각 개인이 역량을 강화하고 창의적인 혁신을 많이 일으키는 집단이 훨씬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이다. 소셜 웹 중심의 혁신이 수십 년간의 정보화 사회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바로 이런 것이다. 기존의 회사들도 이러한 변화를 인지하고, 회사 조직원들이 그들의 창의력과 혁신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열린 집단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이런 혁신을 일으키는 다른 혁신 조직들에 의해 결국 경쟁에 의해 도태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현재 엄청난 시대의 변화의 시작점에 와 있다.

(다음 편에 계속 …)

P.S. 이 시리즈는 메디치미디어의 <거의 모든 인터넷의 역사>라는 책으로 출간이 되었습니다. 전체 내용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책을 구매하셔서 보시기를 권합니다.

 

글: 하이컨셉 & 하이터치
원문: http://goo.gl/02NR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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