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스타트업은 되는데 왜 콘텐츠 스타트업은 안될까?”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2013년에 입사한 CJ E&M 콘텐츠 사업부를 나와 동아리 만들듯 비디오빌리지를 세웠다. 그냥 와서 재밌게 뛰어놀 수 있는 마을을 만들고 싶었다. 워드프레스로 간단히 홈페이지를 만들고 발품을 팔아 크리에이터들을 모았다. 시간이 지나자 비디오빌리지의 비전에 공감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조금씩 늘어났고, 지금은 약 36명의 창작자가 비디오빌리지와 함께 영상을 만들고 있다. 재미있는 일을 하다 보니 사업이 됐다.
조윤하(31) 대표가 전한 비디오빌리지 창업 스토리다. 비디오 빌리지는 1인 영상 제작 크리에이터를 발굴, 육성하는 MCN (Multi Channel Network) 스타트업이다.
MCN 사업은 다수의 채널을 가진 사업자가 1인 창작자와 제휴를 맺고 이들을 지원하면서 향후 얻게 되는 수익을 나누는 사업을 말하는데 최근 국내외를 불문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산업 분야다. CJ E&M 등 대기업이 MCN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소규모 MCN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MCN 사업은 크리에이터를 관리,지원한다는 점에서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의 성격을 닮았다. 비디오빌리지도 차세대 유망 크리에이터들을 발굴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을 지원해 주는 것은 물론 영상 홍보 및 배급을 돕는다. 또 비디오빌리지는 주기적으로 정기 세미나를 열어 크리에이터끼리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자리도 만들어 준다.
현재 비디오빌리지가 크리에이터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크게 제작지원, 수익활동지원, 컨텐츠유통지원 세가지다.
“크리에이터에게 스튜디오와 제작장비를 무료로 제공한다. 또 비디오빌리지 소속 피디들이 영상 제작도 도와주고 있다. 또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광고주에게서 러브콜을 받는데 광고비를 제대로 받는 크리에이터는 많지 않다. 광고주와 크리에이터를 연결해 주고, 이들이 정당한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셋째는 콘텐츠 유통이다. 유튜브, 판도라, 네이버 TV 캐스트, 피키케스트등 방송 채널과 제휴를 맺어 크리에이터들의 영상을 확산시켜준다”
비디오 빌리지의 영상을 만드는 창작자들의 나이는 주로 10~ 20대로 이 중에는 기발한 콘텐츠로 어린 나이에 유명인이 된 사람도 있다. 과거 아역 배우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조 대표는 어린 나이에 쉽게 스타가 된 친구들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잊지 않았다.
“막연히 유명해지고 싶다는 사람, 사회에 버즈만을 만드는 사람은 크리에이터가 아니다. 많은 사람이 보고 공감할 수 있는 영상을 만드는 사람이 크리에이터다. 스타가 되고 싶다면 자신만의 브랜드를 쌓을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 재능만 믿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 재능이 있는 친구를 발굴해 열심히 하도록 서포트 해주는 것 역시 우리가 할 일이다”
현재 비디오빌리지가 운영하는 채널은 모두 67개로 한 달 평균 조회수는 약 5천만 회, 누적 조회 수는 3억을 넘었다. 소속 크리에이터들의 채널 구독자 성장율은 무력 609%에 달한다. 설립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스타트업에게는 유의미한 성과다. 또 이들은 크리에이터가 만든 콘텐츠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올해 목표는 너무 많지만, 새로운 크리에이터들을 발굴할 수 있는 기술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우리가 올해 개발하고 있는 시스템이 3개 정도고 그중 하나는 콘텐츠가 중심이 되는 게 아니라 크리에이터가 중심이 되는 서비스가 될 것이다”
조 대표는 글로벌시장 진출 욕심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MCN 모델의 원조인 미국 시장에 진출해 우리만의 새로운 모델을 이식시키고 싶다”며” 근래에는 우리나라와 성향이 비슷한 동남아 시장 진출이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앞으로 콘텐츠를 가지고 할 수 있는 모든 사업을 다 해보고 싶고 우리를 통해서 크리에이터들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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