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 발현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롤(Role) 모델이라고 한다. 스티브 잡스와 마크 저커버그를 보고 미국 청년들은 창업의 꿈을 키웠고 벤처를 제패했다. ‘LPGA 1세대 골프여왕’ 박세리를 보면서 세리 키즈들은 성장했고 세계를 제패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는 벤처의 롤 모델이 사라지고 있다. 실패한 벤처인은 응징되고, 성공한 벤처인은 숨어 버린다. 결과적으로 성공하든 실패하든 벤처의 영웅은 사라진다. 국력의 차이를 감안해 볼 때, 필자는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은 구글의 래리 페이지에 견줄 만하고, 넥슨의 김정주 회장은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에 비견할 수 있으며, 다음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은 저커버그보다 못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업가정신 연구의 결론은 롤 모델을 통해 꿈을 전달하는 것이 창업 활성화의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한국의 벤처 영웅은 사라지고 있는가에 대해 분석하고 대안을 확보하는 것이 한국경제에 절실한 과제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혁신의 안전망, 언론과 정부의 역할 재정립,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의무)와 영웅만들기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혁신의 안전망 없는 사회에서는 기업가정신 발현은 극도로 위축되게 된다. 세계를 선도하는 일류 국가와 이류 국가의 차이는 한마디로 ‘혁신의 안전망’ 유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국부는 기업가적 도전을 통해 창출된다. 그런데 도전은 항상 성공하지는 않는다. 도전에 따른 실패를 응징하는 우리 사회는 그다음 도전의 싹을 잘라 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성공 벤처는 평균 1.8회의 실패를 경험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한 번도 실패하면 안 된다.
결국 창조적 인재들이 안전한 공무원 시험에 몰두하는 사회를 만든 주범은 우리 사회의 ‘혁신의 안전망 부재’인 것이다. 2조원이 넘는 창업 예산에서 혁신의 안전망인 ‘창업자 연대보증 면제’에 투입하는 금액이 100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 문제에 대한 정책당국의 인식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성실하게 도전해 실패한 기업가에게 신용불량의 굴레를 더 이상 씌우지 않는 사회가 돼야 한다.
둘째, 언론과 정부는 창업 벤처를 부추기나, 성공 벤처는 괴롭게 한다. 결국 죽음의 계곡을 넘고 다윈의 바다를 건너 글로벌 벤처로 성공하면 대체로 창업자는 대리인을 대표로 내세우고 그림자 모드에 들어간다.
성공 투자가 아무리 많아도 단 하나의 실패 투자로 배임으로 몰릴 수 있다. 성공 벤처의 대표이사가 창업자가 아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원칙 없는 행정과 법률 운용 때문이다. 여기에 덧붙여 언론도 그다지 성공 벤처인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
마윈 혹은 빌 게이츠와 같이 기업을 넘어 사회적 영역으로 활동 범위를 확대하면 정치적 야망을 거론한다. 그리고 사업이나 하라는 야유적 기사를 접하게 된다. 그래서 ‘나서면 다친다’는 격언에 충실한 것이 기업인의 도리라는 인식이 팽배해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성공 벤처인들은 대중의 시야에서 숨어 버린다.
셋째,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혁신 사회의 필수 요소다. 혁신은 소수에 의해 이루어지고 결과적으로 부가 집중된다. 그래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하는 영웅들의 역할이 이 사회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국부의 선순환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영웅 만들기로 구현된다.
우리는 부에 대한 인식이 대체로 비호의적이다. 제로섬의 부는 나의 부를 가져간 것이라 부정적이나, 혁신에 의한 플러스 섬의 부는 새로운 부를 창출하고 나눈 긍정적 부로 인식돼야 한다. 혁신을 통한 부의 축적 자체는 존중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존경해 주자. 영웅 벤처는 기업의 차원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더욱 소중하다. 기업가는 추잡한 장사꾼이라는 작금의 교육 현장 분위기가 기업가는 영웅이라는 새로운 인식으로 바뀔 때 대한민국의 건전한 미래가 보장될 것이다. 그리고 성공벤처인 개인적으로도 부보다도 소중한 것은 삶 그 자체일 것이다.
존경받는 벤처 영웅들이 즐비한 대한민국을 꿈꿔 본다.
글 : 이민화
원문: http://goo.gl/o9kZ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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