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엑셀러레이터에 들어온 스타트업들의 목표는, 정해진 시간 동안 최대한 빠른 성장을 하여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루어내는 것 이다. 회사마다 KPI 는 다르겠지만, 데모데이 이후 목표하고 있는 후속투자, 파트너쉽, 해외 진출 등을 달성하기 위해서 꾸준한 성장을 하는 것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SparkLabs는 13주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초기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이 제품을 개발하고, 유저에 대해 공부하고, 의미 있는 데이터를 쌓고, 전반적인 운영체계를 갖추는 등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가기 전에 필요한 다양한 준비를 하게 된다. 또한,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 시장성을 검증했지만 해외에 나가기 위해 새롭게 현지화 작업을 하는 회사도 있다. 우리가 제공하는 초기 투자금은 이런 기본적인 준비들을 하기위해 필요한 자금이라고 볼 수 있다.
13주가 지나면, 한두가지 중요한 KPI 에만 집중적으로 몰입했던 회사들은 훨씬 더 신경써야 할 일들이 많아진다. 내맘대로 되지않는 펀드레이징 (투자 유치) 부터 시작해서 채용, 확장, 파트너쉽 등등.. 한정된 리소스를 가지고 집중도가 분산되다보니 결국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회사들이 많아진다.
Dropbox, Airbnb 등 유명 스타트업들을 배출한 Y-Combinator의 임직원들은 개인 블로그에 관련 경험들을 공유하고 있는데, 최근 Sam Altman 이 엑셀러레이터 이후의 슬럼프에 대한 포스팅을 기재하였다.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느낀 본인의 경험담과, 슬럼프를 겪고 있는, 혹은 겪게될 스타트업들에게 주는 조언들이 크게 공감되어 번역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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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Combinator의 President이자 Loopt의 창업자인 Sam Altman이 쓴 글의 번역본입니다
The Post-YC Slump
Y-Combinator 파트너들 사이에서의 일반적인 여론은, 프로그램 (batch) 을 졸업한 회사들 중 약 25%의 회사가 수십억 달러의 회사로 성장 할 것 이라는 예상이다. 물론, 그 중 소수만 예상대로 성장한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그저 그렇게 사업을 이어가거나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이 회사들은 Y-Combinator 에 속해있을 때 아름다운 성장 곡선을 그리다가, 프로그램 종료 후 몇 달이 지나면본질적으로 플랫라인이 되며 성장을 멈춘다. 이러한 현상들이 안 일어나고 있다면 우리에겐 더욱 좋았겠지만, 일단 우린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많이 궁금해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회사들이 Y-Combinator에 있을 때 하던 일들을 멈춘다는 것 이다 –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과 성장하는데 끊임없이 초점을 맞추는 대신, 그 외에 것들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그들은 예전보다 열심히 일하지 않고 덜 효율적으로 일하게 된다. Y-Combinator에 속해있을 동안 느꼈던 동기들간의 압력 (peer pressure) 은 강력한 힘이다.
스타트업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들을 정당화하는데, 예를 들면 – “우리는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어요, 당신은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기술적인 부분들을 재정비하고 있어요”, “우리는 조직을 구축하고 있어요”, “우리는 이번 달엔 홍보에 전념하고 있어요 – 6개의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리더쉽 사고에 대한 글 2개를 쓰고 있어요”, “우리는 달라요. 성장은 우리에게 우선순위가 아니에요”, 등등… 실망을 안겨준 스타트업들에게 이 모든 말들을 들어본 경험이 있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들은 ‘가짜(fake)일’들에 휩싸여 집중력을 잃는다. ‘가짜 일’은 대부분의 창업자들에게 쉽게 느껴지기도 하고, ‘실제(real)일’ 보다 훨씬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특히 나쁜 예로 두 가지가 있는데,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 (펀드레이징) 과 개인적인 언론 홍보이다. 우리는 많은 뛰어난 창업자들이 이 둘 중 (혹은 둘 다) 에 깊이 빠지는 것을 보았고, 대부분의 경우 나쁜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가짜 일’은 이 두 가지 보다 훨씬 더 많다.
나는 창업자들에게, 일이 직접적으로 성장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고려 해 보라고 말한다. 물론, 만드는 것과 파는 것 (Selling) 이 최고의 방법이다. ‘고용’과 같은 업무도 우선순위에 있어야 한다 – 어떤 시점에서 성장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을 고용해야 할 것이다.하지만 변호사 인터뷰를 많이 진행 하는 것은 당연히 업무 리스트 중 거의 하위권에 가깝다.
Y-Combinator 프로그램 중 우리는 스타트업들에게 강력하게 말한다 – 가짜 일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열심히 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실패한 회사를 안겨줄 것이라고. 우리는 그들의 진행상황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물어보고, 상황이 잘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솔직히 말한다. Y-Combinator가 끝난 후에는 스타트업들과 예전만큼 소식을 주고받지 않는다 – 원하면 우리와 연락을 끊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들은 대부분 스타트업들이 잘 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스타트업에게 모멘텀 (momentum- 일의 진행에 있어서의 가속, 탄력) 은 전부이다. 모멘텀이 있으면, 대부분 다른 문제들을 견뎌낼 수 있다. 모멘텀이 없으면, 모멘텀을 만들어내는 것을 제외하고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창업자들은 Y-Combinator 프로그램을 실행하면서 이 과정을 내면화 하지만, Y-Combinator 졸업 몇 년 후에 잊게 된다. ‘번아웃’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창업자들 대부분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후에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사실, 내가 제일 좋다고 생각하는 ‘스타트업 계명’ 중 하나는 “회사가 모멘텀을 절대 상실하지 않게 하라”이다.
몇 가지 다른 일반적인 문제들도 있다. 그 중 한가지는, 큰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 한 후에 오는 성취감 (“우리가 해냈다” 라는 기분) 때문에, 집중의 강도가 떨어지는 점이다. 이와 관련된 문제 중에서는, 큰 규모의 투자를 받아서, 혹은 다소 업계에서 인지도를 얻게 되어서,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기 힘들어지게 되고, 그래서 방향을 바꿔야 하는 상황도 있다.
또한, 좋지 않은 제품을 가지고 있는 아주 작은 스타트업들도 강한 의지만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숫자가 커지는 몇 달 후에는 성장을 멈출 것이고, 애초에 사람들이 (유저들이) 사랑하는 제품을 만들지 않았다면 성장을 지속시킬 수 없을 것이다.
자, 그럼 스타트업이 슬럼프에 빠지는 것을 어떻게 방지할 수 있을까? 바로 ‘진짜 일’에 몰두 하는 것이다. 유저들이 사랑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내부적으로 세운 성장 목표를 달성 해 나가는 것 이다. 당신 스스로를 책임 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동료들과 이사진들로 팀을 구성하고, Y-Combinator에 있을 때 가지고 있었던 절박함 (긴박함) 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투자자 및 관련 인물들에게 지속적으로 내부 수치(traction)를 업데이트 해 주어야 한다 – 실제로, Y-Combinator에서는 이런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고 있으며,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서 스타트업들이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는 것을 방지 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에 대해 너무 작은 시간을 투자하는 실수가 아닌, 너무 많은 집중을 하는 실수를 겪어 보고, 그 외에 다른 것들에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가차없이 막아야 한다. 실제로 성공하기 전까진 성공했다고 느껴서는 안된다. 내가 느끼기에 Airbnb 창업자들은 절대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몇 년, 또 그 이후에도 몇 년 동안은 강도 높은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많은 Y-Combinator 스타트업들은 황야에서 1년에서 2년정도 고생을 한 후에 이런 교훈들을 얻지만, 몇몇 스타트업들은 너무 늦게 깨닫고, 이런 과정은 모든 스타트업들에게 시간 낭비이다.
우리가 투자한 최고의 스타트업들은 Y-Combinator 에서 하던 것들을 그대로 진행한다. 아마 매우 간단하고 당연한 소리일지 모르겠지만, 현실에서는 아주 소수의 창업자들만 실행하고 있다.
좋은 소식은, 신중히 노력을 기울이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Y-Combinator를 거쳐간 창업자들을 포함해서 모든 창업자들이 이렇게 실행한다면, 성공을 거두는 스타트업의 수는 아마 두 배로 증가할 것 이다.
이 글은 저자의 동의아래 게재합니다. 좋은 글이 더 많은 독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점 이 자리를 통해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글: SparkLabs 최윤이 차장
원문: http://www.sophiachoi.com/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