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아컨설팅 뉴욕 현지 객원 컬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윤준탁 님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현지 사용기를 직접 정리하여 보내준 아마존 대시버튼에 대한 컬럼입니다.
- 앞으로 로아컨설팅은 실리콘밸리 중심의 스타트업, 벤처이야기에서 벗어나, 동부 뉴욕의 스타트업과 벤처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를 현지 컬럼니스트의 생생한 실제 경험기를 통해 전달코자 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아마존이 올해 3월31일에 공개한 ‘대시버튼’은 PC혹은 스마트폰 없이 여러 종류의 소모품을 주문할 수 있다.세제,기저귀 등 18종의 브랜드, 250여개의 제품을 지원하던 대시버튼은 출시 이후 IoT, O2O와 연관된 기기로 관심을 받았지만,원클릭 주문이 가능 하다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아마존은 그간 대시버튼에 대한 반응을 살피면서 브랜드와 품목의 추가에 집중해 왔다.마침내 9월2일 11종의 새로운 브랜드가 추가되면서 총 29종, 500여개 이상의 제품을 대시버튼을 통해 주문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아마존은 기존에 초청장을 보유한 아마존 프라임 회원만 대상으로 서비스를 진행했지만,이번 출시에 맞춰 대시버튼1개당 $4.99 가격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대시버튼을 수령한 후 대시버튼을 통해 주문을 할 경우 첫 주문 제품에서 판매가격인 $4.99를 제외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무료로 배포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대시버튼 본격 사용기
아마존에서 대시버튼 3종을 주문해서 받아 보기로 했다(가장 많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제, 휴지, 키친타월으로선택) 이틀 만에 도착한 대시버튼은 간단한 종이 패키징에들어있고, 본체와 심플한 사용설명서 이외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다.
대시버튼은사진과 같이 고리가 있어 벽에 걸수도 있고, 뒷면에 접착식 스티커가 붙어 있기 때문에 벽에다 바로 부착도 가능하다. 물론 고리는 분리와 결합이 손쉽게 가능하다 .유명 키친타월 브랜드인 Bounty로 등록,주문을 진행했다. 대시버튼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아마존 어플리케이션이 설치 되어 있어야 하고 프라임회원이어야 한다.아마존 앱에서 본인계정 메뉴로 들어가면 Dash Devices라는 세부 메뉴가 있고 이 메뉴에서 대시버튼을 관리하고,새로운 대시버튼을 등록 할 수 있다(하기 이미지는 모두 컬럼니스트 본인의 화면을 모두 캡쳐한 것임).
처음 대시버튼을 등록할 경우 총 3가지 Step을 진행해야 하는데,먼저 대시버튼이 사용할 와이파이 신호를 연결한다.와이파이에 연결이 되면 해당 브랜드에서 주문 가능한 제품 목록에서 구매할 제품을 선택한다.
구매할 제품을 선택하고 나면 바로 아마존에 등록되어 있는 배송주소와 결제가 맞는지 확인하는 화면이 나타난다.완료를 누르면 모든 준비는 끝난다.
대시버튼의 등록을 마친 후 대시버튼에 있는 버튼을 한번 눌러주면 녹색불이 깜빡이며 주문이 되어 있는 것을 알려준다. 불이 꺼진 후 스마트폰으로 주문이 됐다는 알림이 뜨고, 주문 이메일 역시 받게 된다. 아마존 홈페이지에서 조회해보니 주문이 되어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틀 만에 프라임 배송을 통해 제품을 받아 볼 수 있었다.
대시버튼 설정 메뉴에서 등록해 둔 아이템을 변경 할 수도 있고, Multiple order를 지원하기에 여러 품목을 함께 등록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이 경우 대시버튼을 누르면 등록해 둔 제품 전체가 한꺼번에 주문이 된다.
아마존의 숨겨진 의도
아마존은 강력한 원클릭 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한국과는 다르게 한번 설정해둔 배송주소와 결제방법으로 손쉽게 주문이 가능한데, 아마존은 왜 대시버튼을 개발해서 무상으로 배포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PC나 스마트폰에서도 주문을 하려면 로그인을 하고, 제품을 찾아서 주문버튼을 눌러야 한다. 대시버튼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버튼 한번으로 단순화 시켰다. 특히, 재구매가 빈번한 일상 소비재들만을 대상으로 현재 서비스를 하고 있는 부분은 아마존이 작은 버튼 하나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보다 쉽게 허물어 버리려는 전략을 대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아마존은 대시버튼을 통해 소비자의 패턴에 대한 데이터를 더욱더 충분히 축적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 아마존 홈페이지에 로그인을 하고 메인화면을 보면, 소비자가 검색했거나 구매한적이 있는 물품들로 채워져 있다. 소비자의 구매패턴을 분석해서 추천상품을 보여주는 방식인데, 대시버튼의 경우 현재 주기적으로 혹은 빈번하게 구매할 수 있는 제품들로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물론 앞으로 다양한 브랜드의 대시버튼이 출시 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소비재가 주 대상일 것이다).
대시버튼을 클릭하면 구매와 관련한 정보가 아마존 서버로 전송되는데, 아마존은 대시버튼 사용이력을 통해 소비자의 반복적인 소비재의 구매에 대한 추가적인 패턴을 분석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는 다음과 같은 경우까지 예상 할 수 있다.
벨이 울리고 집 앞에 배송업체 직원이 놓고 간 아마존 프라임 배송 박스가 있다.
나는 아무것도 주문한 적이 없는데? 박스를 열어보니 하기스 기저귀가 들어있다.
마침 아이가 울기 시작해서 서둘러 기저귀를 갈려고 하니 남은 기저귀가 하나도 없다.
기저귀를 주문했어야 하는데 이번 달은 깜박한 것이다.
아, 방금 배달 된 아마존이 나를 위해 내가 한 달에 한번씩 기저귀를 주문한 것을 알고 보내줬구나..
실제로 아마존의 특허 리스트에는 고객의 언제 주문할 것인지 먼저 예측하여 주문-배송할 수 있는 특허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대시버튼의 현재와 미래
아마존은 소비자가 필요한 물품을 소비자보다 더 빨리 인지하고 예상해 소비자의 아마존에 대한 편의성을 극대화 시키는데 안달이 나 있는 기업 같다. 아마존은 프라임나우와 같은 당일배송 서비스를 통해 신속한 배송을 지원하면서,동시에 대시버튼과 아마존 에코(Amazon Echo)와 같은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확연하게 경쟁자(Walmart, eBay)들보다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대시버튼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일례로 대시버튼은 최근에 Cloudstitch의 공동창업자이자 CTO인 테드벤슨(Ted Benson)이 대시버튼을 해킹해 Medium에 올리는 바람에 보안에 대한 이슈가 제기 되기도 했다. (https://medium.com/@edwardbenson/how-i-hacked-amazon-s-5-wifi-button-to-track-baby-data-794214b0bdd8)
또한, 현재는 많지 않은 브랜드와 제품이 제공되고 있고 향후 대시버튼이 여러 브랜드로 출시 되더라도 반복구매가 많은 소비재 이외에 얼마나 많은 품목이 추가될 수 있을지 한계가 보이는 점도 단점으로 부각되고 있다(현재 제공되고 있는 29종의 브랜드 중에서도 사실상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하지 않는 브랜드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반대로 많은 브랜드가 제공된다 하더라도 한 명의 소비자가 과연 몇 개의 대시버튼을 갖고 집안 곳곳에 두고 사용할지도 의문이다(수십,수백 개의 대시버튼을 집안에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대시버튼 자체로, Product Commerce를 혁신적으로 진화시키기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아마존의 O2O 커머스를 백업하는 IoT 기기들과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커머스 씬(Scene)을 연출할 수 있는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일례로, 아마존 에코와의 결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아마존 에코의 경우 현재는 음성으로 스마트 콘센트 위모와 필립스의 조명기기인 휴(hue)를 제어하는 기능이 있는데, 대시버튼과 연동될 경우 전구가 수명이 다하기 전 자동적으로 전구가 주문이 될 수 있도록 설정하는 사용자 씬이 얼마던지 가능하다. 또한, 아마존이 가전제품 제조사들과 추가적으로 협력할 경우 대시버튼이 탑재된 가전제품의 출시도 가능하리라 여겨진다 (예:세탁기에 Tide의 대시버튼 탑재로 빨래량과 세제 소비량을 분석해 자동적으로 세제가 주문되는 경우).
아마존은 단순히 소비자의 정보를 수집하고 패턴을 분석하기 위해서 대시버튼을 출시한 것이 아니라,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독특하고,편리하며 개개인에게 맞는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 위해 대시버튼을 내놓은 것이라고 예측 할 수 있다. 대시버튼은 단순히 하나의 버튼으로 편리하게 상품을 주문하는 기기가 아니라 아마존이 구현하고자 하는 IoT와 O2O 전략에 있어서 첨병 혹은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기기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도 열려있는 셈이다.
기억해야 할 것은 아마존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커머스와 관련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 사업자라는 점이다. 그것이 설령 실패로 끝난다 하더라도 끊임없이 고객이 제품, 더 나아가 서비스를 구매할 때 무엇이 더 편리한지, 오프라인 리테일러에 발품을 팔고 가지 않아도 소비자 자신보다 더 똑똑하게 무엇이든지 구매가 가능하도록 실험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런 혁신적인 실험정신(?)때문에 매년 영업이익률이 1-2%에 지나지 않아도 시장에서의 주가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유일한 기업이 아닐까 싶다.
글 : 윤준탁 (Vertical Platform)
출처 : http://goo.gl/Mln18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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