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계획서를 쓰는 ‘정답’은 없을 것이고, 그 사업계획서가 내부용인지 외부용인지, 혹은 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컨퍼런스용인지 벤처투자자용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벤처투자자(VC)들이 원하는 첫 번째 미팅용 사업계획서는 다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VC들이 미팅을 하고 나면 ‘아 이 사업은 이런 것이구나’라고 간단하게 소화할 수 있는 버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단에 명시한 섹션별로 1-2page씩 만들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 Executive Summary
- 가능하다면 ‘우리회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이다’, 혹은 ‘우리회사가 제공하는 제품/서비스는 이런 것이다’라고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을 넣는 것이 좋습니다
-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에게 나중에 나올 내용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2. Problem 혹은 Customer Needs
- 사업을 하는 것은 결국 (1) 이러한 고객들의 니즈가 확인되었고 그런 사업을 하는 회사가 없어서 내가 직접한다 (2)현재의 제품/니즈는 ‘문제(비효율 등)’가 존재하는데, 나는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 둘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결국 ‘제가 이 제품/서비스를 왜 써야 하나요?’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서비스가 아닌 ‘제품 혹은 부품’ 사업을 하는 회사의 경우에는, ‘이제 세상에 모든 것이 3D가 될 것이거든요. 그러면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을 때도 3D로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을 구동시키는 chip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식의 간단 명료한 설명이 필요한 것입니다
- 의외로 이런 부분들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Trend에 맞춰서 사업을 구상하시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Web 2.0이 한참 유행하던 시기에 만난 한 업체는, ‘이제는 user created portal’의 시대라고 말씀하시면서, 기존의 blog+사진저장+동영상업로드 등을 모두 합치셨는데, 그 서비스만의 edge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 얘기는 ‘저 그냥 네이버/다음 블로그 쓰면 되는데 왜 그 서비스로 옮겨야 하나요?’ 였고, 대답을 잘 못하시더라고요
3. Product or Service
- 2번에서 언급된 고객의 니즈 또는 현재의 문제를 회사는 어떤 식으로 해결할 것인지를 설명하면 됩니다. 우리 회사의 제품/서비스가 이런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곳입니다. 물론, 복잡한 기술적인 내용보다는, 들었을 때 ‘아, 그럴 수 있겠구나. 나도 저거 써보고 싶다’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인터넷 서비스, 모바일 서비스 등의 경우에는 Demo를 보여주는 것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간단한 prototype을 만들어서 이런 식으로 구현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거나, 그것도 아니면 ‘이미지’들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Market Size (Product or Service보다 먼저 나와도 됩니다)
-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섹션이라고 생각됩니다. 벤처캐피털은 시장이 크지 않은 곳에는 투자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즉, 예를 들어 매출 15억에 이익 4억을 남기는 비즈니스가 있다면, 분명히 그것은 좋은 사업이지만, 벤처캐피털이 투자를 해서 exit을 할 수 있는 size의 산업은 아닙니다.
-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보고 싶은 것은, 이 시장은 ‘성장성이 높으며, 충분히 큰 규모가 될 것이다’입니다. 여기서 규모는, 매출이 될 수도 있고, 유저의 숫자가 될 수도 있고, Traffic이 될 수도 있고 다양합니다
- 가끔 Top-down의 모호한 분석을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투자자에게 큰 감동을 주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앞뒤 설명 없이 ‘스마트폰 유저의 30%는 사용할 것입니다’ 라고 하거나, ‘검색 시장이 1조원인데, 그 중 20% 정도는 이미지 검색 비중이 될 것 같습니다’ 등의 아무런 근거 없는 얘기는 잘 와 닿지가 않습니다
- 오히려 Bottom-Up의 분석이 유용할 때가 많습니다. 물론, 정확하게 시장의 크기를 추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 숫자의 증가, 유저당 ARPU의 증가 (상거래로 치면, buying user와 객단가) 등 이 시장을 이끄는 요소를 breakdown해서, 현재의 추세대로 가면 breakdown 해놓은 각 요소들이 증가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면서 시장의 크기를 보여주면 좋을 것입니다
- 시장의 각종 분석 자료 (market research, analyst report 등)는 활용은 하되, (맞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 하나의 reference로만 사용을 하고, 회사가 추산하는 시장의 크기에 대한 나름의 논리가 있어야 합니다
5. Competition
- 위에서 언급한 좋은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서비를 제공하고자 하는데,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다른 회사는 없는지, 그 중에서 내가 정말 최고인지를 설명하는 섹션입니다
- 이때 ‘경쟁사는 없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하기보다는, potential competitor까지를 포함해서 이 시장의 player들을 분석을 할 필요가 있고, 우리의 ‘강점’이 이 산업에서의 key success factor이기에 결국 우리가 최고고, 우리가 성공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면 되겠습니다
- 의외로 많은 분들이 ‘경쟁사보다 뭘 더 잘하시나요? 3가지만 말씀해주세요’라고 하면 대답을 못하십니다. ‘저희는 축적된 노하우를 갖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을 하시면 사실 크게 와 닿지 않습니다. 기술이 좋거나, 팀이 좋거나, execution 능력이 좋거나, 운영 능력이 뛰어나거나, 가격이 싸거나 등 설명이 가능해야 합니다.
6. Financial Projection
- Market sizing을 할 때의 로직을 기반으로 그 시장 안에서 회사가 어느 정도의 시장을 차지할 수 있는지 top-down 방식으로 분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 또 하나는, 실제로 발생하고 있는 매출 혹은 경쟁사의 매출 혹은 해외 사레 등을 활용해서 bottom up으로 추정 재무제표를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 둘다 유용하다고 생각되고, 또 best/moderate/worst case를 상정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7. Why Funding 혹은 Use of Proceedings
- 투자가 필요한 금액은 얼마이고, 왜 투자를 받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하는 곳입니다
- 제품을 만드는 곳의 경우 capex가 필요하다고 해서 간단할 수 있지만, 서비스를 하는 회사라면 예를 들어 ‘지금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데, winner takes all의 속성을 갖고 있기에 지금 치고 나가야 한다’가 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또한, VC 중에서도 왜 우리로부터 투자를 받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문서에는 아니지만, 답변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 그리고, Use of Proceedings는 결국 돈을 투자 받아서 어떻게 쓰겠는지에 대해서 high level로 알려주는 것으로, 사실 VC의 돈을 투자 받고 돈을 쓰지 않으면 제대로 된 투자가 아니라고 생각되기에 합리적인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8. Team (이 섹션은 경우에 따라 가장 처음에 나올 수도 있습니다)
- VC는 ‘성공의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투자를 하고 싶어합니다
- 성공의 경험이라는 것은 꼭 벤처기업을 설립해서 IPO를 시켜봤다는 것이 아니라, 과거 경험과 경력 중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것을 잘 selling 해야 합니다
- 결론적으로, ‘나 과거에 이렇게 성공의 경험을 갖고 있고, 본 사업과 관련해서는 연관된 이런 경험들이 있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어요’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9. Appendix
- 앞에서 섹션별로 1-2장이기 때문에 포함시키지 못했던 detail한 자료, 시장 조사자료, excel로 추정한 로직, 기술의 상세 설명 등 PT를 하다가 만일 VC가 더 구체적으로 질문을 할 때를 대비해서 그것을 보여주면서 설명할 수 있는 각종 자료들을 뒤에 포함시키는 것은 좋습니다
- 그만큼, 본문은 simple해야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