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과 소셜 네트워크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럴 때 무엇을 하는게 좋을까.’
이런 고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서 이런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면 착실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덧붙여 ‘이런 변화를 주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정도의 고민을 하게 되면 자기가 몸 담고 있는 곳이 어디든 가만히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기 힘들게 된다.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창업을 하던가 그럴 만한 능력을 지닌 사람, 또는 기업을 찾는 수 밖에 없다.
인터넷 업계에서 일하면서 이런 고민을 해 온 4명의 젊은이가 있었다. 이들은 NHN과 다음이라는 국내의 성공한 인터넷 기업에서 일하면서도 다가오는 변화에서 자신들이 주역이 되고 싶어했다. 그들이 뭉쳐서 올 초 회사를 차렸다. 이 회사의 이름은 씽크리얼즈다.
30대 초반 훈남 벤처
씽크리얼즈를 차린 사람들은 30대 초반 엇비슷한 나이의 4명의 남자들이다.김재현, 전태연, 김현학, 김태년.
이 중 김재현 대표와 전태연 이사, 김현학 이사 세 사람은 숭실대학교 전산학과 대학원에서 만났다. 2004년의 일이다. 그 뒤로 계속 같이 일하고 고민하고 창업까지 하게 됐으니 횟수로 7년째 이어지는 관계다. 예전에 소개했던 레블릭스나 티켓몬스터처럼 오래 알고 지내 죽이 맞는 남자들이 의기투합해 차린 스타트업이 씽크리얼즈다. 씽크리얼즈를 방문했던 9일, 자리에 함께 있었던 본앤젤스의 이미나 팀장은 “대표적인 훈남 벤처”라고 이들을 소개했다.학부 학번으로는 김재현 대표가 98학번, 전 이사가 99학번, 김 이사가 00학번이지만 세 사람은 마음이 맞아 친구처럼 지내게 됐다고 한다. 사람의 인연은 묘한 일이다. 2006년 NHN에 입사한 전 이사는 김 대표를 추천해 회사로 끌어 왔고 김 대표는 김현학 이사를 2008년 회사로 끌어왔다. 세 사람은 같은 회사에서 일하게 됐다.
NHN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김재현 대표는 계속 창업을 고민해왔다. 그래서 2008년에 김 대표는 오픈업이라는 창업 모임에 자주 얼굴을 들이밀었다고 한다. “거기 오시는 분들은 전부 스타트업 사장님들이었는데 저만 혼자 NHN 검색개발팀 대리였죠. 좀 뻘쭘하긴 했습니다 하하” 거기서 그는 다행히(?) 다음 커뮤니케이션에서 일하고 있으면서 창업에 관심이 있었던 김태년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올초 김재현, 김현학, 전태연 세 사람이 회사를 차리고 서비스가 시작된 뒤에도 김재현 대표는 자신들의 약점을 메꿔줄 사람에 대한 갈증이 계속됐다. 창업자 3명이 모두 개발자라는 점 때문이었다. “셋다 개발자였기 때문에 경영이나 기획 쪽에서 약점이 생길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때 김 대표에게 떠오른 사람이 김태년 이사였다. 김태년 이사를 영입, 4명이 된 그들은 비로소 진용을 갖췄다.
이들의 만남이 유비,관우,장비 3명의 의형제가 제갈량을 만난 격이 될 수 있을까. 이들이 동의할지는 모르겠다. 그들의 만남과 관련된 대화를 하던 중 전태연 이사가 김재현 대표를 가리키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가 인복은 확실히 있는 것 같습니다.하하”
모바일에서 기회를 찾고 싶다
씽크리얼즈는 처음부터 모바일을 노렸다. 포켓스타일과 쿠폰모아는 모두 모바일에서의 소셜커머스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서비스다. 씽크리얼즈는 처음부터 자신들의 쇼핑사이트를 구축하기보다는 기존의 쇼핑몰이나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를 한데 모아서 소비자 편의를 극대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포켓스타일의 경우 그 중에서도 쇼핑에 주력했다. 여성들의 심리를 공략하는 한편 모바일에서도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보세 쇼핑몰의 욕구가 맞아 떨어졌다. 때마침 아이폰과 갤럭시가 국내에서 경쟁하며 스마트폰 보급이 급속히 증가하기 시작한 것도 도움이 됐다. 김 대표는 “콘텐츠는 좋은데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쇼핑몰들이 많은 것을 보고 여기서 기회가 있겠다 싶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1월에 문을 연 포켓스타일의 경우 앱스토어에서 10만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를 업그레이드한 포켓스타일2를 8월에 선보일 쯤 이들은 지금 한창 뜨고 있는 다양한 소셜커머스 서비스를 한데 모아 보여주는 쿠폰모아를 런칭했다.
쿠폰모아는 포켓스타일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일주일만에 만든 서비스였지만 이게 먼저 떴다. 지금도 매일 2만명 이상씩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쿠폰모아나 포켓스타일 모두 입점 비용을 따로 받지는 않고 있다. 현재까지 포켓스타일의 수익모델은 일주일에 한두차례 실시하는 반짝쿠폰이 전부다. 소셜커머스 요소를 도입하는 한편 참여자들이 많을 수록 세일 폭이 커지도록 조정했다. (물론 한도는 있다)
진정한 소셜커머스를 보여주겠다
전태연 이사는 소셜커머스에서 아직 보여줄 것이 많다고 보고 있다. 소셜 요소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소셜이 도입될 때 수익모델이 자리잡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소셜커머스가 가격 파괴를 앞세우고 있지만 사실은 가격 결정방식을 파괴한 것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가격 결정방식이 파괴됐지만 그 와중에 아직 진정한 소셜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죠”
씽크리얼즈는 이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이들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신개념의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김 대표는 “모바일을 좀 더 활용하면 기존 PC기반의 웹에 갇힌 소셜 개념이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직 대부분의 소셜커머스 서비스들이 모바일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 출처: 임원기의 人터넷 人사이드(http://limwonki.com/3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