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 소시어스
신 인류 연애의 시작, 이음
온라인 매치메이킹에 있어 우리나라 상황은 문화지체의 아이러니에 빠져있었다. 인터넷 관련 기술의 발전은 세계적인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을 통한 만남이라고 하면 음란채팅부터 떠올리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기술은 세계 최고인데, 문화는 30년 전 인식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 그러나 이런 근거없는 선입견이 허물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선봉에는 온라인을 통한 건전하고 쿨한 만남을 모토로 하는 이음(www.i-um.net)이 있었다. 젊은 여성 CEO로도 주목받고 있지만, 그 명성 이상의 능력을 갖춘 이음의 박희은 대표를 만났다.
글. 사진 정나리 nariel1277@gmail.com
바로 지금이 이음의 시기
하루에 한 번, 매일 12시 반. ‘점심먹자’는 말보다 더 반가운 소리가 있다. 바로 오늘의 이음과 ‘오늘의 이음이 도착했지음’이라는 메시지. 이음은 국내 최초 온라인 매치메이킹 서비스다.
이음은 웹과 모바일을 통해 싱글남녀에게 하루에 한 명씩 이성을 소개해준다. 때문에 가입하려면 상대에게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키워드와 사진 등록이 필요하다. 그리고 매일 한 쌍씩 매칭하는데, 상대가 마음에 들면 OK를, 마음에 들지 않으면 PASS를 누르면 된다. 둘 다 OK할 경우에만 서로의 이름과 연락처가 공개되는 것. 당연히 2030 싱글남녀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서비스였다.
박희은 이음 대표는 처음 김도연 이사에게 이음의 아이디어를 듣는 순간 ‘지금이 적기’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SNS의 발달은 온라인을 통한 만남을 음지에서 양지로 이끌어냈습니다. 실제로 이음 회원들은 온라인을 통한 만남이 불건전한 것이 아니라 건전하고, 쿨하다고 인식하고 있죠. 지금 시작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스마트폰의 붐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현재 모든 사업의 가능성은 모바일에서 찾아야 합니다. 모바일은 매우 개인화된 기기잖아요. 데이팅 서비스 역시 굉장히 개인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서비스죠. 즉, 모바일과 가장 잘 어울리는 서비스입니다. 스마트폰의 확산만큼 이음 서비스도 발달할 수 있죠.”
온라인 매치메이킹의 Pioneer
박희은 대표는 나이 어린 여성 CEO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이음의 서비스를 오픈할 당시 그녀는 대학생이었다. 더욱 신기한 건 그 전에는 단 한 번도 창업 같은 것을 꿈도 꾸지 않았다고 한다. 그만큼 서비스에 대한 자신이 있었다고.
“물론, 아이템에 대한 자신감이 가장 큰 이유에요. 하지만 창업에 대해 잘 몰랐던 것도 어쩌면 함부로 시작했던 이유입니다. 사업하면서 필요한 과정이나 절차가 이렇게 많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웃음)”
투정부리듯 웃으며 말하지만 그녀 또래의 여성 CEO가 없기에,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사람도 없었고, 형태도 국내 최초이기에 벤치마킹할 서비스도 없었다.
“해 보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덥석 시작했기에, 막막한 상황도 여러 번이었죠. 그러나 그럴 때 마다 저보다 먼저 이 길을 걸었던 사람들을 만나 조언을 들으며 하나하나 배웠습니다. 고벤처를 비롯한 주위 분들의 도움이 컸어요. 오픈 전부터 벤처투자자에게 아이템 자체로 인정을 받았기에 그 분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고요.”
지나친 심사숙고가 오히려 시기를 놓칠 수도 있는 법이기에, 서비스 개발에 오랜 시간을 할애하진 않았다. 2~3개월 정도의 기획과 개발기간을 거쳐 지난 5월 22일 첫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오픈 후 1주일 간의 성적표는 22명 가입.
“그나마도 직원들의 지인을 끌어모아 채운 숫자죠”라고 지금은 웃으며 말한다. 하지만 론칭 이후에도 계속 내부에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다. 실제 기본적인 툴 개발이 완료되기까지는 7개월 가량 걸린 셈이다.
“딱히 벤치마킹할 만한 사이트가 없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습니다. 한창 붐이 일던 소셜커머스의 원어데이 방식에 운명을 결합하자는 데서 아이디어가 나오긴 했지만, 원어데이 서비스와는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구성돼야 했죠.”
이음신국의 개국
그리고 드디어 지난 11월 22일, 이음 베타서비스 7개월 만에 정식 론칭했다.
“이음 정식오픈에서 가장 큰 변화는 유료화입니다. OK를 할 수 있는 OK권은 사실 이음에서는 필수 아이템인데요, 이 아이템 유료화로 인해 대거탈퇴를 걱정했는데 한 100~200명 정도가 탈퇴하는 데 그쳤어요. 2~3% 정도의 탈퇴율이죠.”
사실 우리나라에서 데이팅 서비스는 높은 비용을 받는 구조다.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인 결혼 정보회사의 가입기준이나 가입비를 생각해보라. 유료화에 대한 반발이 크지 않은 것도 ‘이런 서비스는 당연히 유료’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정식오픈에 더해진 서비스는 뭐가 있을까?
“상대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 누구나 궁금하잖아요. 이런 기본 니즈를 활용해 상대방이 평가한 내 매력지수를 보여주는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지피지기면 백전불패, 내가 몇 점짜리인지 알아야 상대를 사로잡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오늘의 이음을 확인하지 못해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경우, 한번 더 이음으로 연결할 수 있는 ‘Again Destiny’권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나이 맞추기’를 넣었어요. 여자분들의 클레임 중에 본인의 외모는 어려보이는데, 나이가 많아 가입이 꺼려진다는 얘기가 많았어요. 그래서 내 나이의 공개/비공개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했죠.”
또 달라진 것? 박희은 대표가 미처 말하지 않았지만 처음 론칭때와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바로 수많은 이음피플이다. 지인 스물 두 명에서 시작해 지금은 5만 명 이상의 이음피플을 확보한 것. 특히 이음 서비스는 여타의 온라인 서비스와 달리 중독성이 크다. 일반적인 사이트의 액티브 유저 비율이 49%라면 이음에는 84% 정도. 이는 곧 수익성과 직결될 수 있는 메리트가 된다.
“정식 론칭 이후에도 계속 2차, 3차의 기획을 준비하고 있어요”라면서 운을 뗀 박희은 대표는 오픈 예정인 신규서비스에 대해 살짝 귀띔한다.
“사진을 모두 가리고 키워드만 보고 결정하는 ‘블라인드 데이’ 이벤트처럼 재미있는 것도 준비하고 있고요, 이달 말이나 1월 초에 애플리케이션도 오픈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현재 ‘이음신 캐비닛(www.iumsin.net)블로그에서 이음피플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더 나아가 커플이 되는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충족하기 위해 커플 후기 이벤트 등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
커플을 잇고, 서비스를 잇고
또한 박 대표는 제휴마케팅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있다.
“‘이음에서 커플되고 티몬에서 데이트 하자’는 의미를 살려 티켓몬스터와 제휴를 맺었어요. 티몬을 구입하면 이음 7일권을 선물하거나, 이음이 연결되면 오늘의 티몬을 주는 등의 방식이죠”라면서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제휴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이음의 서비스는 10월 26일 ‘제11회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인 중소기업청장상을 받았다. 그러면서 투자도 늘고, 회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이제는 성공과 실패를 가늠할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둘지 관심받는 서비스로 부상했다.
그러나 박희은 대표는 아직도 욕심이 많다. 창업하면 으레 처음 한 두번은 실패하기 마련인데 자리를 잘 잡았다는 칭찬에 그는 “아직 굉장히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기에 아직 자리를 잡았다는 말은 이르다”면서 지금도 처음의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음이 운명을 이어주듯, 그녀와 이음의 관계도 운명 같은 만남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박희은 대표가 많은 영역 중 온라인 서비스 업에 뛰어든 것도 업계로서는 정말 운명처럼 다행한 일이 아닐까?
회사정보
회 사 명: ㈜ 이음소시어스
대 표 자 명: 박희은
주 업 종: 경영컨설팅, 매치메이킹, 결혼정보회사
자 본 금: 7억 9,000만 원
사이트 URL: www.i-um.net
블 로 그 : www.iumsin.net
트 위 터 : @IUMS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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