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이 화두입니다. 벤처스퀘어는 비욘드 시큐리티(Beyond Security)의 창업자이자 CEO로서 이스라엘 멘토로 구성된 한국 최초의 시드 펀드인 코이스라 시드 파트너스(KOISRA Seed Partners)의 이사인 아비람 제닉(Aviram Jenik)이 글로벌을 지향하는 한국 스타트업에게 전하는 칼럼을 연재합니다.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기사 게재를 허락해 주신 아비람 제닉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 말씀을 전합니다. 칼럼 전체 내용은 여기를 참고해주세요.
새로운 파트너 십을 위한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에 티셔츠와 반바지, 그리고 플립플롭 차림으로 나간다 생각해보십시오. 사실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차림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목표의 달성 여부를 결정해주진 않습니다. 미래의 파트너가 될지도 모르는 이들에게 당신이 보유한 기술과 그 것으로 하여금 결국 일이 잘 될 것이라 설득하는 건 어쩌면 당연히 가능한 일지도 모릅니다.
허나 제가 보기엔 당신 스스로가 그 성공 확률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밖엔 보이지 않습니다. 가령 한 100번 정도의 미팅을 가졌고 그 중 80번 정도는 성공할 수 있었다 친다면, 비즈니스 미팅에 필요한 정중함에 대해 당신이 가졌던 몰이해가 그 성공률을 40번 정도로 낮추게 되는 겁니다.
당신은 옷을 캐주얼하게 입었던 것에 대해 그럴싸한 이유가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밖이 너무 더웠거나, 빨래를 하는 바람에 비즈니스 격식에 맞는 옷이 한 벌도 없던 날이었다 거나 하는 식으로요. 그러나 당신과 미팅을 끝낸 파트너 후보들은 이와 관계 없이 당신이 파트너 십에 가지는 진지함에 대해 제멋대로 상상하고 결론 내릴 것입니다. 아니면 최소한 당신이 이 미팅에 대해 굉장히 준비되어있지 않았다 생각할 것이고요. 별 것도 아닌 이유로 인해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을 스스로 낮추게 된 겁니다.
방금 전 설명한 예제가 말도 안된다 생각하신다면, 사실 제가 한국의 스타트업들과 가졌던 대부분의 미팅에서 이들이 기본적인 비즈니스 격식조차 따르고 있지 않다 느꼈다는 점을 아셔야 할 겁니다.
아직까지는 진짜로 반바지에 플립 플롭 차림으로 등장한 경우가 없었지만, 대부분은 사전에 알리지 않고 다양하고도 많은 실수들을 저지르곤 했습니다.
이러한 실수들(실리콘밸리에서는 보통 사회적 에티켓에 대한 실례를 일컫는 프랑스 단어에서 유래한 ‘Faux Pas’라는 단어로 지칭함)은 보통 한국 밖의 사람 또는 투자자와의 미팅에서 지켜야 할 몇 가지 아주 중요한 기본 규칙에 대해 미숙지한 상태였기에 일어난 일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런 문제점에 대해 짚어주는 것이야 말로 제가 이 칼럼을 쓰는 이유이지요.허나 단지 문제를 지적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문제들이 실로 얼마나 큰 실수인지 알려드리는 것 또한 중요하게 강조하여 전달하고 싶은 내용입니다. 해변에서 입는 비치웨어를 격식 있는 비즈니스 미팅 자리에서 입는 것 같은, 그런 큰 실수들 말이죠.
자주 보이는 실수 중 하나는 바로 ‘라이브데모’에 대한 몰이해입니다. 아주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이 아니라면 현재까지 무엇을 해왔는지 미팅 자리에서 보여주기를 기대 받습니다. 그 제품이 아직 완전히 개발 안 된 상태라거나, 베타, 심지어 알파 단계의 버전이어도 말입니다. 보통 투자자라면 라이브데모를 보여 달라고 요청할텐데, 제가 투자자로서 이런 부탁을 했을 때 한국 스타트업들에게서 받은 가장 흔한 반응은 데모 비디오를 받아 보는 것, 아니면 그조차도 없는 경우였습니다. 만약 당신이 이와 같이 행동하고 있다면, 당신 또한 다음 번에 저와의 미팅을 가질 때 신발을 벗고 반바지를 입는 것과 다름 없는 셈입니다. 투자를 못 받는다는 의미보다는, 성공의 확률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란 뜻이죠.
비디오는 라이브 데모가 아닙니다. 제품과 사용자 간의 인터렉션도 없고, 그 제품을 실제로 만져보고 싶다는 감정도 들게 해주지 않지요. 또한 굉장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제품 전체에 대한 경험을 1~2분 분량으로 압축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니까요. 반면에 조종하기는 매우 쉬운 편이지요. 영상이 멋질수록 더 ‘가공된’ 느낌이 나면서 마치 어떤 물건을 실제로 보고 만지는 것과 홈쇼핑 광고에서 보는 것 같은 차이를 느껴지게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아무 것도 내보이지 않는 것은 최악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제가 직접 제품을 만져보겠다 요청했을 때 때때로 침묵이 돌아오는 경우를 접했던 게 왜였는 지 알 것도 같습니다. 한국의 스타트업들은 완벽주의에 사로잡혀서, 제가 제품을 만지다 버그가 나거나 어떤 특정 피쳐가 구현되지 않은 것을 발견할 가능성을 굉장히 싫어하지요. 따라서 버그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정 가능한 비디오로 녹화를 해오거나, 완벽히 안정화된 버전을 내놓으려고 하는데, 이는 보통 몇 주~달이 더 소요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 단계에서 전 이미 그 스타트업에 대한 결정을 내린 뒤 다음으로 넘어갈 채비가 된 상태지요. 그래서 그들 기준에서 완벽한 버전이 나온다 한들, 회사는 자금이 없어 망해버리게 됩니다.
만약 투자자가 라이브 버전을 요청한다면, 진짜로 그 버전을 건네주길 요청 받은 겁니다. 스타트업들과 계약을 맺는 사람들, 특히 투자자들은 제품의 초기 버전이 버그도 많고, 구현되지 않은 피쳐들도 많으며 굉장히 불안한 상태로 많은 이슈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허나 그럼에도 저(투자자)가 직접 제품을 만지도록 해주는 것은 그 것만으로도 이미 당신에게 무언가 있다는 의미를 전달해줍니다. 당신은 제품을 개발할 수 있고, 끝내는 그 것을 세상에 내놓을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제가 그 제품을 통해 버그가 있는 무언가를 난생 처음으로 만져보는 것도 아닐 테고, 이런 버그들이 저를 놀래킬 것이라고도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오히려 보여줄 제품이 없는 것이 저를 놀래키며, 투자자인 저에게 제품을 만져보게도 하지 못하는 팀이라면 자동적으로 낮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버그가 잔뜩 있고, 구현되지도 않은 부분도 많지만 제품을 직접 보여주는 다른 팀에 비해서 말이죠. 단지 말로만 놀라운 이야기를 전하려 하지 마시고, 버그투성이고 간단한 버전일지라도 직접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보여주는 것은 말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이 만약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하고 있고 글로벌 진출에 관해 도움을 받고 싶으시다면, 제가 바로 여기에 있답니다! 이 글을 개인적인 초대장이라 여기시고 연락을 주셔도 좋습니다. 저는 페이스북도 하고, 트위터(@aviramj)도 하며, 이메일 주소는 aviram@jenik.com 입니다.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좋을 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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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 don’t tell
Imagine you’re going to an important business meeting to discuss a new partnership, and you’re dressed with short pants, a t-shirt and flipflops.
Showing up to a meeting with the wrong clothes does not guarantee you will fail to achieve your goals; it’s certainly possible you will convince the potential partner about your technology and the benefits and that it will all end well. But I think it’s clear that you’re making it much harder on yourself. If out of 100 such meetings you could potentially succeed in 80, you have probably lowered your success rate to 40 because you are showing a misunderstanding about the formalities of a business meeting.
Maybe you have good reasons for wearing casual clothes: it may be hot outside, and perhaps it’s laundry day and all your business clothes are in the washer. But your potential partner will draw its own conclusion about how serious you may be about the partnership, and at the very least will assume that you weren’t prepared very well to the meeting. You’re lowering your chance of success for no good reason.
If you think the example above is ridiculous, you should know that in most of my meetings with Korean startups I feel as though the startup is not following common business practices. While no startup has (yet) come to meet me with shorts and flipflops, they are making lots of other mistakes, usually without noticing. These mistakes (the Silicon Valley term is “Faux Pas”, from the French term describing a mistake in social etiquette) usually come from not understanding how important some of the basic rules for meeting with investors (or generally, doing business outside of Korea). I guess that’s one of my main purposes of writing this column – to point out those mistakes. But more than just pointing out the mistakes, I want to emphasize how big these mistakes are; often as big as wearing beach clothes to a formal business meetings.
One of those frequent mistakes is the concept of a “live demo”. Startups that are not in a very early stage are expected to show what’s they’ve done so far. Even if the product is not fully developed, a beta or even an early alpha version should already be available. An investor will ask to see that version, in a ‘live demo’. The most frequent reaction I receive from Korean startups for this request is to either receive a demo video, or sometimes nothing at all. If you’re doing that, you might as well take off your shoes and wear shorts to the next meeting with me. It doesn’t mean you won’t get an investment, but your chances will decrease substantially.
A video is not a live demo. It does not have the interaction or the emotional feeling of getting to actually try the product. It is also often confusing – it’s hard to cram in 1-2 minutes the entire experience of the product. It can also be manipulated very easily: the better the video looks, the more it gives an ‘artificial’ feeling, like the difference between watching the product on a ‘home shopping’ commercial versus trying out the physical thing.
Of course, sending nothing is even worse. I think I know why I sometimes get nothing but silence when I ask for a trial – Korean startups are obsessed with perfection and hate the possibility that I will try out their product and stumble on bugs, or missing features. So they either record a video (which they can control and make sure no bugs appear) or they wait until a stable version is available, which may take additional weeks or months. Of course for me, if I do not receive an answer within days, I’m already done with that startup and will be moving on. By the time the perfect version is ready, the startup runs out of funding and everyone loses.
When you’re asked for a live version, you’re expected to give one. Everyone that deals with startups, especially investors, know that your version may have bugs, missing features, or may have serious stability issues. But letting me try out your product tells me that you actually have something; that you are capable of developing and releasing a product. Yours will not be the first product I’ve tried that had bugs, and you should understand bugs don’t scare me; a lack of product scares me, and a team that will not let me try out their product will automatically get a low score – much lower than a team that shows me a product full of bugs and missing features.
Better to show something simple and buggy than to tell me about something amazing. Showing is much better than telling.
If you are a Korean startup that needs help going global, I want to hear from you! Consider this a personal invitation to contact me for help. I’m on Facebook, Twitter (@aviramj) and you can email me at: aviram@jenik.com to tell me how I can help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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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아비람 제닉(Aviram Jen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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