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이 화두입니다. 벤처스퀘어는 비욘드 시큐리티(Beyond Security)의 창업자이자 CEO로서 이스라엘 멘토로 구성된 한국 최초의 시드 펀드인 코이스라 시드 파트너스(KOISRA Seed Partners)의 이사인 아비람 제닉(Aviram Jenik)이 글로벌을 지향하는 한국 스타트업에게 전하는 칼럼을 연재합니다.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기사 게재를 허락해 주신 아비람 제닉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 말씀을 전합니다. 칼럼 전체 내용은 여기를 참고해주세요.
텔 아비브에는 지하철이 없습니다. 이 주제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제 한국 친구들 사이에서 조롱되곤 하는데요. 이 세상에 지하철이 첫 등장한지도 벌써 150년이 넘은 이 2015년에, 날아오는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방어 체제와 인터넷 방화벽, USB 드라이브, 그리고 인터넷 메신져까지 만든 이스라엘이란 국가에서 지난 90년대부터 계속하여 추진해왔음에도 여태껏 단 한 개의 지하철 노선도 완성해내지지 못한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거대한 도심 속에 지하철을 세우는 일에는 장기간의 계획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런 장기계획 세우기를 상당히 어려워한다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설명하려 애쓰곤 하지요. 이번 주의 경우를 보아도, 이미 도심 교통의 일부를 통제한 뒤에야 굴착 기기를 잘못 골라왔다는 사실을 깨달은 한 지하철 공사 담당자의 경우가 있었습니다. 결국 거리를 계속해서 통제한 상태로 프로젝트 전체를 일시중단 시키고 다시 장비를 구입해야만 했다고 하네요. 여기서 당신은 올바른 장비를 준비했는 지 여부를 체크리스트로 가지고 있어야하지 않았나 생각하셨을 겁니다. 그렇지 않나요?
이처럼 국가나 대기업 규모의 큰 단위에서 일을 할 때 장기계획이 없다면 이는 매우 끔찍한 일이겠지마는, 만약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경우라면 오히려 훌륭한 방법이 됩니다. 지하철 공사에 20년도 더 넘는 시간이 들도록 한 원인이 되려 작은 스타트업을 수 년 내에 세계적인 규모로 키우고자 할 때는 큰 장점으로 변하는 것이지요. 여기서 장기적으로 보며 해결해야할 문제들의 상당 수는 무시되어야합니다. 아주, 완전히 말이죠. 그리고 이에 대한 예제가 있다면 바로 ‘회사가 너무 빨리 성장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국 스타트업들과 함께 그들이 가진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면 때때로 ‘회사가 너무 빨리 커버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를 보곤 하는데요,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되는 지는 이해가 됩니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즉 성공에 대한 대비가 되어야한다는 말이니까요. 결국 그 어떤 스타트업도 열심히 일해 모객한 유저를 실망시키고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할 것입니다. 또한 장기계획이라는 것은 세부적인 과정을 하나하나 정확히 재야만 하는데요, 빠르게 성장하게 된다면 앞서 만들어 놓은 계획들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되지요. 이스라엘 스타트업들은 보통 장기계획 세우기에 소질이 없어 이러한 부분들을 놓치곤 하지만, 역으로 이러한 특징이 그들에게 성공을 안겨주는 큰 요인이 되어주기도 한답니다.
그럼 어째서 당신은 ‘회사가 너무 빨리 클 것’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걸까요? 우선 성공 자체에 대한 확률이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통계 수치는 없지만, 제가 보기에 보통 한국 스타트업들은 빠르게 성장하기 보다는 망해서 문을 닫는 경우가 더 많은 듯 합니다. 그리고 설사 성공하여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된다해도,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훌륭한 위치에 놓인 셈이구요. 빠르게 성장한 스타트업은 투자를 받기도 쉽고,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받기도 원활하며, 특히 21세기인 요즘에는 확장성에 대한 저렴하면서도 손쉬운 해결법들이 도처에 널려있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요. 성공에 대한 확률이 낮다고 해서, 여전히 준비를 하지 말아야하는가? 라구요. 네, 그렇습니다. 창업자가 ‘너무 빨리 회사가 커버리는’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 당장 눈 앞에 직면한 문제들에 제약사항들이 생기기 마련이지요. 초창기에는 어떤 문제가 있건간에, 일단은 성장을 해내야만 합니다. 이 사이에 그 어떤 제약이라도 들어가게 된다면, 설사 그 것이 좋고 그럴싸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해도 결국 성공에 대한 확률을 낮추는 꼴만 될 것입니다. 또한 창업자로 하여금 더 중요한 일들에서 눈을 떼게 만드는 문제점도 있겠지요. 회사가 너무 빨리 성장할 것이란 문제를 생각하는 매 순간마다 지금 당장 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는데서 한 걸음 멀어지는 것 밖엔 되지 않습니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그 장기적인 문제점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실제로 거기까지 도달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는 점이 있습니다. 당신의 제품은 피봇팅을 겪어갈 수 있다는 말이죠. 확장성이 있을 거라 본 특정 피쳐가 나중에 보니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수도 있고, 유저가 어떤 제품을 전혀 이용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문제점이 스스로 해결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생각했던 비용 구조가 완전히 다를 수도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당신은 일어나지도 않을 모종의 일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는 데다가, 실로 그 것을 구현한다해도 그 결과물이 어떤 형태를 띌 지도 알 수 없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스타트업으로서 당신에게 주어진 가장 급한 문제는, 죽지 않고 살아남는 것입니다. 유저 한 명 한 명을 얻어갈 때마다, 기능이 하나하나 추가될 때마다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죠. 1달러라도 아낀다면 그 것이 조금이라도 더 회사를 오래 생존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회사의 크기나 확장성에 대해 너무 일찍부터 생각하는 것은 정말 쓸모 없는 일이죠. 당신으로 하여금 바로 앞에서 맞닥뜨릴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도록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이 만약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하고 있고 글로벌 진출에 관해 도움을 받고 싶으시다면, 제가 바로 여기에 있답니다! 이 글을 개인적인 초대장이라 여기시고 연락을 주셔도 좋습니다. 저는 페이스북도 하고, 트위터(@aviramj)도 하며, 이메일 주소는 aviram@jenik.com 입니다.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좋을 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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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wing too fast
Tel Aviv does not have a subway, which is a point of ridicule whenever the topic comes up among my Korean friends. In 2015, more than 150 years after the world’s first subway was built, it appears that the country that was able to build a defense system that intercepts and destroys missiles in mid-air, and the city that invented the firewall, the USB drive, and the instant messenger, cannot piece together even a single subway line, although it has been trying since the 1990’s.
Building a subway in a metropolitan area requires complicated long term planning. I always try to explain to my friends the difficulties Israelis have with long-term planning: Just this week, after disrupting the lives and traffic flow for a substantial part of the city of Tel Aviv, the subway builders realized they did not have the right digging equipment. So while the streets remain blocked, the tunnel diggers will have to purchase their equipment, holding up the entire project. You would think that checking if they have the correct equipment would be in the tunnel digging check-list, wouldn’t you?
Not having a long-term strategy is a horrible way to run a country and to manage large-scale projects. But it’s a fantastic way to run startups. This same disadvantage that caused the subway to be 20+ years in the works (and counting!) becomes a huge advantage when you need to take a startup company to be globally successful in a few short years. Many of the long-term problems need to be ignored – yes, completely ignored – for the company to succeed. One such example is “growing too fast”.
When I talk to Korean startups about their problems, I sometimes hear about the fear of “growing too fast”. I understand why they are troubled by it – when you are planning a long-term strategy, you need to be ready for success. After all, no startup wants to work hard to acquire users, just to leave them disappointed. Also, long term strategy dictates measured steps. Growing quickly can make these plans not work well. Israeli startups are usually bad at long term planning and thus they ignore this point. But this is in fact a huge contributor for their success.
Why shouldn’t you worry about “growing too fast”? First, because the chances of that are slim. I don’t have exact statistics, but I believe an average Korean startup founder is more likely to be bitten by a shark than to be “growing too fast”. But even if you do encounter this very fortunate problem, you’ll be in a great position to solve it. Quickly growing startups can easily raise money, get expert advice and in the 21st century there are lots of easy solutions for scalability, and they are usually not expensive.
You may still think: even if the chances are low, shouldn’t you still prepare for it? Probably not. When founders start to think about the “growing too fast” problem, their solutions will almost always put constraints on the current activities, which is bad. In its early stages, the startup has to grow, no matter what. Any constraints put on it, even for seemingly good reasons, will reduce the chances of a successful growth. It also takes founder focus away from the other, much more critical, tasks. Every minute you spend thinking about the “growing too fast” problem your distant future may hold, keeps you away from solving problems for the immediate present.
It’s also unclear what kind of problems you may actually have, if indeed you reach that point. Your product may pivot; the features you see as not-scalable may be cut out at some point; or you may find users aren’t using them at all and the problem will take care of itself; it’s also possible your cost structure will be different. In short, you’re preparing for the unknown, that not only is unlikely to happen, but if it does materialize, you won’t know what it will really look like.
Your immediate problem, as a startup, is not dying. This means, every new user you get is good; every new feature you develop helps. Every dollar you avoid spending may let you live a bit longer. Worrying about scalability too early is not just useless, it distracts you from the real problems.
If you are a Korean startup that needs help going global, I want to hear from you! Consider this a personal invitation to contact me for help. I’m on Facebook, Twitter (@aviramj) and you can email me at: aviram@jenik.com to tell me how I can help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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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아비람 제닉(Aviram Jen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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