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산업이 불투명한 미래를 그리고 있을 때 홀로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 있다. 바로 반려동물 시장이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성장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국내 반려동물 시장의 올해 시장 규모는 약 2조 3000억 원, 2020년에는 그 규모가 약 6조 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이같은 훈풍에 펫시장의 성장성을 일찍부터 예측하고 준비해온 ‘올라펫‘은 적기를 맞았다. PwC 삼일회계법인 컨설턴트 출신 3명이 2012년 설립한 올라펫은 반려 동물 토탈 플랫폼 서비스를 지향하는 펫 스타트업이다.
정진만 대표와 김민석 이사 두 명의 파트너로 시작한 올라펫은 얼마전까지 컨설팅 회사에서 투자딜 업무를 해왔던 이성희 부대표를 최근 영입했다. 창업 초기 맴버였던 그는 한때 9마리의 반려견을 키우기도 했던 애견인이기도 하다.
10년 넘게 냉철한 분석력과 숫자로 승부하는 이성의 영역에서 일해온 컨설턴트들이 철저하게 감성의 영역인 반려동물 시장에서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무엇일까?
지금 아니면 안돼…창업하기로
정진만 대표와 김민석 이사는 직장 선후배 사이로 둘은 컨설턴트로 일할 당시 신사업 발굴, 신사업 전략 수립, 뉴미디어 분석 등의 업무를 맡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새롭게 등장하는 트랜드를 가장 빨리 접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트렌드 변화의 흐름이 가히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2010~2011년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들이 쏟아질 때였어요. 출근길에 인스타그램에 있는 사진을 보면서 어떻게 이런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 했죠. 새롭게 등장하는 트랜드를 잡지못하면 평생 기회를 잡지 못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고 갑자기 회사를 박차고 나와 올라펫을 차린 것은 아니다. 회사에 다니면서 1년 가까이 고민을 했다. 처음부터 플랫폼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었기 때문에 중요한 건 산업 영역이었다. 창업 준비를 위해 6개월 가량 산업 분석을 하면서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펫시장이었다.
“조사를 하다 보니 이 시장은 성장을 안 할래야 안할 수 없는 분야었어요”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도 있었고, 시장의 성장성이 무엇보다 매력적이었다. 국내 시장 규모가 다른 나라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았고,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질 거라 확신했다.
게다가 올라펫을 설립할 때쯤엔 국내에서도 애완동물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분위기상의 변화가 조금씩 시작되고 있었다. 애완동물이란 말 대신 컴퍼니언 애니멀 (Companion Animal) 이란 개념이 생기면서 반려동물이란 단어가 등장했다.
결심이 서자 퇴직할 준비를 했다. 가장 먼저 회사를 관둔 사람은 김민석 이사. 사업을 하기 위해서 와이프 앞에서 PT까지 했다. 그는 “다행히 아내도 관심 있어 하는 분야라서 올라펫을 시작 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사람들이 오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 기존에 나와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많이 검토했어요. 그리고 사람들의 일상 속 깊이 파고드는 서비스가 무엇일지 고민한 끝에 나온 것이 올라펫 입니다”
올라펫 하나의 아이디로 모든 서비스 이용…통합 플랫폼 지향
올라펫이 기존 펫 서비스와 다른 점은 통합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올라펫은 여러 펫 관련 기업처럼 단일 서비스만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 산업에서 활동하는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모두 올라펫의 고객이 될 수 있다.
한가지 서비스만 하면 성공하기 어려운 곳이 펫 시장입니다
펫 시터 구하기, 동물 병원 예약하기 등 단일 서비스를 런칭한다고 해도 그것을 이용할 고객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한 서비스로부터 얻는 수익 자체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설립 초기 다양한 단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여러 번 실패를 경험했던 올라펫은 시장 안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하는 것이 결국 핵심 비즈니스가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위치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부터, 쿠폰, 광고 등 여러 서비스를 시도 했었어요. 환경적 요인에 의해 실패한 것도, 저희 역량 부족에 따른 실패도 있었죠. 너무 다양한 서비스를 하려는 것이 아닌가 우려도 있지만, 경험을 통해 얻은 답이기 때문에 통합 플랫폼에 대한 믿음이 있어요”
올라펫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모든 사람들의 소통을 돕는 올라펫 커뮤니티와, 올라펫 쇼핑몰을 중심으로 점차 연결 서비스를 거미줄처럼 늘려갈 예정이다.
올라펫 아이디 하나만 있으면 반려동물을 키울 때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메가 플렛폼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운영 철학은 생명 존중…버려진 동물 입양 도와
반려동물 산업은 어떻게 보면 음지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돈을 주면 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반려동물은 쉽게 버려진다. 버려진 유기견이나 유기묘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보호소에 있다가 약 14일이 지나면 안락사 된다. 무조건 안락사는 아니지만, 많은 수가 이렇게 죽는다.
올라펫은 보호소에 있는 유기견과 유기묘를 구조해 입양시키는 구조 단체 9곳과 함께 일하고 있다. 단체와 함께 버려진 동물들의 입양 등록을 돕는 서비스를 하는 곳은 현재 올라펫이 유일하다. 시작한 지 몇달 되지 않았지만 400마리 이상의 동물이 올라펫에 등록됐고, 매달 30~40마리씩 입양되고 있다.
올라펫은 버려진 동물에 대한 특성, 접종 현황, 건강 상태, 어떤 상태로 발견이 됐고, 어떻게 구조가 됐는지 상세하게 제공함으로써 공급자와 수요자를 정확하게 연결해 준다.
또 매달 고양이 한마리와 강아지 한마리를 위한 기부도 진행된다. 사용자들이 해당 사진을 클릭하면 사료가 쌓여 사료 공급업체에서 후원을 받은 사료가 유기 동물에게 기부 된다.사료 기부 이벤트인 행복한 기부 PLAN은 올라펫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단순히 키우고 있다는 단계를 넘어서면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 교류하고 싶어하고, 유기 동물에게도 관심을 갖게 되요. 입양 서비스는 저희 사용자들의 필요에 의해 시작한 이유가 가장 큽니다
올라펫은 사용자들이 커뮤니티에서 제공하는 정형, 비정형 개인 정보들를 모두 데이터화하고 있다. 앞으로 사람들의 성향, 구매력 정보, 동물의 특징 등의 개인 정보를 통해 해당 반려견이 가장 좋아하는 사료라든가 제품 등을 추천하는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가장 큰 강점은 함께 일하며 쌓은 팀워크
세 명의 공동창업자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10년 넘게 함께 일한 직장 선후배 사이다. 일을 하며 같이 밤을 지샌 날이 많은 만큼 서로의 장단점을 알고 있고, 서로 부족한 부분 등 보완해야 할 부분도 파악하고 있다.
직장 선후배 사이에다 대기업의 딱딱한 문화에 익숙해져 혹시나 수직적 명령체계가 존재하진 않을까 했지만, 모든 의사결정은 수평적으로 한다.
일을 같이 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요. 세 명 모두 맡은 업무 롤이 다르긴 하지만 최종결정을 할 때는 같이 하고, 의견을 낼 때도 필터링하지 않고 솔직하게 교환하는 편이에요
팀워크가 정말 좋지만, 셋 다 창업을 해본 적이 없어 초기에는 엄청나게 고생을 했다.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시장에 대한 확신, 팀에 대한 믿음 그리고 사용자들이 보내는 피드백으로부터 얻는 희열 때문이었다. 그래서 창업이 힘들지만, 모두 퇴사를 후회한 적은 없다.
“올라펫이 반려동물 시장에 존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서비스를 올라펫 하나의 아이디를 통해 굴비처럼 엮을 수 있도록 서비스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니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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