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팽팽하고 더 뜨거워졌다. 청년창업가들의 뜨거운 도전이 여름 더위도 무색케한다.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 국방부, 교육부, 총 4개의 정부기관이 함께하는 역대 최대 규모 창업 서바이벌 ‘도전! K-스타트업’의 우승후보 10팀을 만나 그들의 치열함을 엿보았다.<편집자 주>
“음악 듣다가 번뜩!…부부창업가의 기발한 창업”
나와 세상을 바꿀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역대 최대 규모 창업 서바이벌 ‘도전! K-스타트업 2016’이 결승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6,545팀으로 시작해 어느새 남은 팀은 10팀. 어떤 아이디어와 어떤 마음으로 결승까지 달려왔을까? 10팀 중 부부창업자로 코르크(Cork)를 개발한 미다스디자인의 이진아 대표와 이연택 대표를 만나봤다.
Q. Cork 를 소개해주신다면?
A. (이진아 대표) ‘Cork’는 공병을 활용한 블루투스 스피커에요. 코르크마개를 떠올리는 디자인으로 병에 꽂아 사용합니다. 그래서 보통 블루투스 스피커는 음악만 틀면 끝이지만 Cork 스피커는 디자인과 사용하는 행위 자체에 재미가 있어요. 공병을 활용하기 때문에 환경보호 실천도 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Q. Cork 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A. (이연택 대표) 보통 휴대폰이나 노트북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 때면 귀가 아파서 음악을 오래 들을 수가 없잖아요? 저는 ‘왜 귀가 아픈 걸까?’ 궁금했어요. 원인을 찾아보려고 휴대폰, 노트북을 다 분해해봤는데 답을 못 찾았어요. 고민하다가 도서관으로 가서 책을 찾아 봤습니다. 알아보니 인간이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가 있고 그 모든 주파수를 소화해내야 편안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다고 해요. 그래서 이번엔 편안하게 들리는 큰 스피커를 뜯어봤습니다. ‘무슨 차이가 있을까?’ 궁금했는데 일반 작은 스피커와 부품이 별 차이가 없더라고요.
‘그럼 대체 소리의 차이가 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하다가 ‘비어있는 공간이 울림통 역할을 하는구나, 그래서 모든 음역대의 소리를 낼 수 있구나’를 깨닫게 됐습니다. 문제는 울림통이 필요한데 사람들이 큰 스피커를 들고 다닐 수는 없잖아요. ‘작지만 넓은 음역대를 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생각하다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병을 울림통으로 사용하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병이 진공관 역할을 하니까 그에 어울리게 디자인을 코르크마개로 했습니다.
Q. 제품 제작에 있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는지?
A. (이연택 대표) 보통 제품 제작에서 금전적인 어려움을 꼽는데, 저희는 크라우드펀딩 덕분에 그런 어려움은 덜했어요. 대신 시간적인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1차 크라우드 펀딩 때 45일동안 제품을 생산해야 했거든요. 당시 디자인만 나온 상태였는데 어떻게든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짧은 시간 부품, 생산업체를 다 알아봐야 했어요. 다행히 좋은 업체를 만나 생산을 하고 고객들에게 제품을 보릴 수 있었습니다.
(이진아 대표) 그런데 개발 초기 단계이다보니 부품간의 불량률 조절 등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많더라고요. 초기 불량률이 50%였어요. 고객 입장에서 봤을 때, 투자하고 상품을 받았는데 불량이 왔으니 얼마나 기분이 상하겠어요. 모두 회수해서 무상으로 AS해드리고 택배비도 다 저희 쪽에서 부담했어요.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드리고 질문 글에 정성스럽게 댓글 다니까 고객들도 이해해주셔서 나중에 2차 펀딩 때 재구매해주신 분들도 생겨났어요. 1차 때는 300개였는데 2차 때는 1,000개를 주문 받아서 저희도 놀랐어요. 2차 크라우드펀딩을 받아 지금은 제품이 개발 안정 단계에 들어섰고요. 불량률은 0.3%가 된 상태입니다.
Q. Cork 에 대한 반응은 어땠는지?
A. (이연택 대표) 맨 처음 Cork를 만든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부정적이었어요. 이미 블루투스 스피커가 시중에 많은데 왜 굳이 이걸 만드냐, 다른 아이디어로 도전해봐라-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이진아 대표) 저도 맨 처음엔 ‘한번 만들어보고 말겠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3D프린팅 모형으로 음악을 처음 들어볼 기회를 가졌는데 깜짝 놀랐어요. 병에 꽂는 순간 음질이 달라지더라고요. 그때 진짜 만들어서 팔아도 되겠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이진아 대표의 말에 바로 cork로 음악을 들어봤다. 듣는 순간 감동했다. 공병 속 소리의 울림이 귀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이라 “우와!”라는 감탄사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 Cork만 있다면 음악을 듣는 순간이 더 즐거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진아 대표는 필자가 느낀 것처럼 ‘도전! K-스타트업’을 통해 Cork의 가치를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Q. <도전! K-스타트업> 도전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A. (이진아 대표) ‘도전! K-스타트업’을 진행하면서 사업이 구체화되었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인 것 같아요. 심사위원들이 “그 다음은 뭐해요? 그 다음 다음은요?” 라는 질문을 하세요. 그러면 그 답을 구하려고 계속 생각해보니까 회사의 미래 비전을 생각하게 돼요. 제품이라는 게 만들고 팔면 끝이잖아요. 반짝하고 끝나면 영속성이 없어요. 사업을 영속시키기 위해 우리가 뭘 해야 하는지, 우리의 경영 철학은 무엇인지 고심해볼 수 있었어요. 지금은 우리만의 경영철학을 뚜렷하게 갖게 됐어요.
Q. <도전! K-스타트업>을 통해 세우신 경영 철학은 무엇인지?
A. (이진아 대표) 저희 제품은 디자인 기반이기 때문에 디자인경영 철학을 갖고 있어요. 처음 기획할 때부터 병을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염두에 뒀어요. 제품뿐만 아니라 행위도 디자인했어요. 병에 꽂을 수 있는 고무의 경도는 어느 정도로 줄 지, LED가 깜빡인다면 언제 어떻게 깜빡일지 등을 디자인했어요.
보통 유용한 제품은 돈을 주고 구입을 하잖아요. Cork는 유용한 것을 넘어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아이디어예요. 다 쓴 공병은 사실 버려질 수 있는 건데, Cork를 통해 울림통으로 재사용되요. ‘인간의 행복을 위해 죽은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 이게 바로 우리의 철학이예요.
Q. ‘도전! K-스타트업’에 참가하기 전과 후를 비교해봤을 때, 자신에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이연택 대표) 각계각층의 전문가, 심사위원들을 만났고, 그분들 덕분에 우리의 사업 아이템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어요. 심사위원들의 질문이 저희가 생각지 못한 것들이 많았어요. 이 질문들의 해답을 찾아야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겠구나를 느끼게 되더라고요. 멘토님도 명확하게 미래를 제시해주고 잘못 갈 방향들을 짚어주셨어요. 예전에는 당장 눈 앞만 봤는데 이제는 저 멀리 미래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이연택 대표) Cork Light, Cork Surround, Cork Limited-Edition, Cork Premium-Edition 을 추가적으로 출시할 예정입니다. 8년 후면 Cork Line-up이 완성될 겁니다. 여러 기업과 제휴해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출시하고 국가별 국기처럼 저작권이 없는 걸로 디자인해 팬층을 확보할 예정이에요. ‘도전! K-스타트업’ 방송을 보고 일본, 중국, 호주, 스웨덴 업체들이 연락이 와서 협의 중입니다. 약 17만 개의 수량문의가 들어보고 있어서 해외수출도 좋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이연택 대표) 창업에 주저하지 말고 빨리 도전하세요. 그래서 실패든 성공이든 겪어보셨으면 좋겠어요. 계속 부딪혀보면 발전하게 됩니다. 창업이 실제로 해보면 생각과 많이 달라요. 저희도 ‘도전! K-스타트업’에 참가하면서 유연하게 수정해가면서 사업을 구체화시켰어요. 도전하겠다는 생각을 했으면 바로 실천하세요. 그 후에 유연하게 수정하면서 발전해나갈 수 있습니다.
(이진아 대표) 그렇다고 창업하겠다고 돈을 막 쏟아 부으라는 건 아니에요. 리스크는 자기가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해요. 요즘에는 도움 받을 수 있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많으니까 그걸 이용해서 실천해보고 경험을 쌓으셨으면 해요. 저희도 한국컨텐츠진흥원과 콘텐츠코리아에서 운영하는 ‘메이커스리그’를 통해 시제품 제작과 창업 멘토링, 크라우드 펀딩까지 해볼 수 있었어요.
보통 아이디어가 좋으면 팔릴 거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을 수가 있거든요. 소비자의 반응이 안 좋은데 도전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요. 빨리 시장성과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해요. 만약 소비자반응이 안 좋다 해도 좌절하지 말고 극복하셨으면 해요.
처음 Cork 스피커를 접했을 땐 디자인이 예쁘고, 아이디어가 좋아서 성공할 것 같았는데 인터뷰 후 그게 아니란 걸 깨닫게 됐다. 제품을 만들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실패하지 않기 위한 두 대표의 노력이 이들에게 성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확신이 들게했다. 앞으로 Cork 스피커가 어떻게 성공해나갈지 기대된다.
<도전 K스타트업 2016>은 스타트업 창업 열기를 조성해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각종 사업모델과 아이디어의 경연을 통해 벤처기업의 확산과 발전을 도모하고자 제작된 프로그램이다. 총 상금 11억원 규모의 서바이벌 형태로 진행, 최종우승자에게 대통령상과 상금 2억 원이 수여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하늘 happy-holi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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