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vs 안드로이드폰 vs 기타 스마트폰
아마도 여러분은 뉴스를 통해 2010년 2분기에 전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서 안드로이드가 시장점유율 17.2%를 달성해 iOS를 누르고 심비안과 블랙베리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것이다. iOS는 14.2%로서 안드로이드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에는 겨우 1.8% 밖에 되지 않았으니, 1년 만에 파죽지세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심비안과 블랙베리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운영체제이니 안드로이드가 머지않아 1위를 차지하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아이폰을 선택한 여러분이여, 그렇다고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기기가 많이 팔린다고 해서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그것에 비례해서 커지는 건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3억대 이상이 팔린 심비안의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여전히 부실한 것을 생각해보라.
결론적으로 말해, 앞으로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보다 많이 팔릴 지라도 아이폰의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안드로이드의 애플리케이션 시장보다 더 유망할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서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경쟁 구도와 향후 전망을 먼저 정리해보자.
현재 시장에서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들의 경쟁이 몹시 치열한 상황이다. 스마트폰 운영체제에 있어 소위 빅6가 있다. 애플의 iOS, 구글의 블랙베리, 노키아의 심비안,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윈도모바일에서 이름을 변경했다), 팜의 웹OS(최근 HP가 인수했다)가 그것이다.
미래가 어두운 운영체제부터 하나씩 살펴보자. 현재 가장 낮은 점유율을 가진 웹OS는 HP가 인수함으로써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은 더욱 어두워졌다고 볼 수 있다. HP가 만든 스마트폰을 살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대신 HP는 웹OS를 기업용 시장에 투입해 모바일 솔루션의 일부로 포지셔닝 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노키아의 심비안은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의 운영체제이지만 날이 갈수록 점유율이 추락하고 있는 중이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말에 딱 어울린다. 심비안 자체가 너무 오래된 운영체제라서 개선의 여지가 희박할 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마켓플레이스인 오비스토어 또한 활기가 없는 상태라서 전망이 더욱 어두운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의 경우, 2010년 하반기부터 일부 국가에서 윈도폰7 탑재 스마트폰이 출시되기 시작했는데 시장 반응이 썩 좋지는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윈도폰은 전신인 윈도모바일과 애플리케이션 호환성이 전무하다. 그리고 아이폰, 안드로이드폰과 경쟁하기에는 출시가 너무 늦었다. 개발자들의 지지도 또한 무척 낮은 상황이라서 윈도폰은 앞으로도 점유율 한자리 수를 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림의 블랙베리는 메시징에 특화된 기능으로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텃밭인 북미 시장에서조차도 점차 판매가 둔화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무엇보다 애플리케이션 경쟁력이 떨어진다. 블랙베리의 애플리케이션 마켓플레이스인 앱월드에 등록된 애플리케이션 개수가 1만여개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블랙베리는 한때 미국 월스트리트를 평정했지만 최근에는 월스트리트의 많은 회사들이 아이폰으로 기기를 변경하고 있다. 이제 블랙베리의 좋은 시절은 지나갔다.
결국, 스마트폰 운영체제 빅6 중 4개를 제외하고 나면 남는 건 iOS와 안드로이드다. 두 운영체제가 시장의 핵심 선수다. 그런데 이 양대 운영체제는 그 성격이 상당히 다르다. 애플의 iOS는 아이폰, 아이팟터치, 아이패드 등 애플의 제품에만 탑재되고 있으며 타회사에 전혀 라이선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물론 오픈소스도 아니다.
반면에 안드로이드는 오픈소스 기반이며, OHA(Open Handset Alliance)를 통해 여러 회사가 함께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공개 표준을 개발하고 있는 OHA에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HTC, 인텔,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엔비디아, 퀄컴, 스프린트 넥스텔, T모바일, 소프트뱅크, 소니 에릭슨, 도시바, 보다폰 등 많은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애플이라는 1개 업체와 연합군이 전쟁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안드로이드는 오픈소스 기반이어서 누구든지 무료로 운영체제를 가져다 자신의 기기에 탑재해 쓸 수 있고 또한 수정해서 쓸 수도 있다. 바로 이것이 안드로이드의 주요 특성인데, 가장 큰 장점이자 한편으로는 단점이기도 하다.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HTC 등 여러 단말제조사에서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태블릿이나 스마트TV도 나오고 있다.
이렇듯 오픈소스이자 무료라는 특징으로 인해 급격히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은 안드로이드가 가진 큰 장점이다. 그 결과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급속히 성장을 하게 됐다. 하지만 그것에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건 아니다. 안드로이드의 가장 큰 문제점은 호환성의 부족이다. iOS가 단일 업체인 애플에 의해 강력히 통제됨으로써 호환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반면에, 안드로이드는 누구든지 마음대로 고쳐서 쓸 수 있을 정도로 오픈돼 있어서 호환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기기의 해상도에 따라서, 탑재된 운영체제의 제의 어떤 부분을 수정하거나 추가했는가에 따라서, 어떤 기기에서는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이 다른 기기에서는 구동되지 않을 수 있다. 탑재된 안드로이드 버전과 기기 제조사에 따라 호환성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과거에 리눅스가 겪은 문제점과도 흡사하다. 필자는 2010년 초반에 모매체의 칼럼을 통해 이와 같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파편화(Fragmentation)’위험을 공개한 바 있는데, 최근 들어 다양한 안드로이드 기기들이 출시되면서 호환성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과연 그러한 호환성의 결핍이 안드로이드의 발목을 잡을 것인가? 분명히 그런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 문제점을 인지한 구글이 2011년에 출시할 예정인 안드로이드 3.0 버전(코드네임 Honeycomb)에서는 플랫폼 통제를 더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운영체제는 폐쇄적이지만 안드로이드 마켓보다 더 강력한 시장성의 앱스토어를 가진 애플. 운영체제는 개방적이지만 애플리케이션 호환성 문제와 더불어 앱스토어보다 시장성이 떨어지는 안드로이드마켓을 가진 구글. 과연 어떤 업체가 모바일 세상을 지배할 것인가?
이제는 전세계적으로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보다 더 많이 팔릴 가능성이 높다. 안드로이드폰은 여러 업체가 만들고 또한 저가의 폰도 많이 등장할 것이기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있어서는 아이폰이 계속 우세할 것이다.
– 다음편에 계속 –
글 : 류한석
출처 : 1등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의 비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관한 이야기 “App Story”가 연재 중입니다. “App Story”는 “1등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의 비밀”의 Special Column 내용을 바탕으로 연재됨을 알려드립니다. “1등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의 비밀”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들과 팁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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