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금융위원회가 전자금융거래에서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조항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지문이나 홍채 인식 등 다양한 방식의 보안 인증 기술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서는 인증수단으로 공인인증서가 활용되고 있다. 이를 대체하는 간편한 인증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에잇바이트는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활용해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해 편리성을 최대화했다. 세이프 터치를 이용하면 공인인증서나 일회용 비밀번호 (OTP) 없이도 NFC를 지원하는 스마트폰과 IC칩이 삽입된 카드만 있으면 안전하게 본인 인증과 결제를 동시에 해결 할 수 있다. 2014년부터는 전북은행에 도입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올해는 SK 증권에 핀테크 인증 서비스로 도입됐다.
에잇바이트의 김덕상 대표는 에잇바이트 설립 전 두 번의 창업을 경험했다. 17년 동안 증권사, 은행, 카드사에서 개발자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인과 함께 개발사를 운영하다 2013년 새로운 자극이 필요해 회사를 나왔다.
새롭게 도전한 일은 명품의 정품 인증 기술 개발. 작은 칩 하나를 명품 가방에 넣고, 스마트폰만으로 진품인지 가품인지 구별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었다. 연구 끝에 기술 개발은 완료했지만, 명품제조업체와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어려워 결국 상용화를 포기했다. 그런데 그때 마침 천송이 코트 얘기가 나오면서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인증 수단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기회라고 생각한 그는 명품 정품 인증기술을 공인인증서 대체 인증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떠올린다. 그렇게 세이프터치가 탄생했다.
“세이프터치에는 공인인증서에 이용되는 동일한 기술이 들어가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사용자 친화적으로 변화하는 것뿐이죠. 공인인증서는 느리니깐 그런 부분을 없애는 방안을 떠올린 것이지 재료는 공인인증서랑 똑같다고 보면 됩니다”
동일한 기술을 이용해 안전성은 유지하되 편리성은 높인 것이다. 세이프터치를 적용하면 로그인 및 금융거래 과정을 모두 생략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은 물론 증권사에서도 응용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응용 기술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김덕상 대표는 대부분의 핀테크 기업이 가진 고민을 털어놨다.
“많은 금융권 기관들이 보안을 투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비용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보안 관련해서는 보수적으로 행동할 때가 많죠. 모든걸 금융기관이 만들 수 없고, 법도 폐지됐지만, 전면적으로 금융권이 나서서 행동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어요. 그래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지 못해 어려운 점이 있긴 합니다”
에잇바이트는 핀테크 쪽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 쪽으로도 사업을 확장하려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에잇바이트가 암호 자체를 개발하는 기업은 아니지만, 암호를 가지고 응용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드론, 스마트워치 등 사물인터넷(IoT)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보안 매체를 은행에서 받아썼는데 법이 바뀌었죠. 앞으로는 금융기관에서 반드시 어떤 기능을 쓰라고 하는 것은 없어질 겁니다. 이처럼 시대의 흐름도 변화하고 있어요”
금융 기관들이 할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는데 아직 그런 부분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느낌입니다. 서로 협력하는 문화가 필요한데 저희는 기술과 실력으로 보여주면 될 것으로 여기고 내실을 다지려고해요. 다양한 분야에서 저희 기술이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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