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랫빌리지는 인테리어 O2O 스타트업이다. 15년 3월부터 공간을 수리하거나 리폼하고 싶을 때 기술자와 일대일로 연결해주는 ‘닥터하우스’를 서비스해오고 있다. 인테리어 전문가인 홈플래너가 고객을 방문해 리포트를 작성하고 그를 기준으로 업체를 연결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월에는 주거공간의 상태를 점검해 주는 ‘홈스캔’ 서비스를 출시해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홈스캔은 주거유형과 공간 유형을 나누어 현관 거실, 방, 화장실, 주방의 공간을 천장, 벽, 바닥, 창호, 전기, 수도, 가스 등 겉으로 보기 힘든 부분을 점검해 온라인 리포트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비즈니스 모델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8월에는 케이큐브벤처스, 스트롱벤처스, 동문파트너즈로부터 씨드 투자를 지난 5월에는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로부터 시리즈 A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창업 이후 약 2년간 10억 원 이상의 매출도 기록했다.
방성민 브랫빌리지 대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최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최근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나.
O2O, 온디맨드 등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매칭 방식은 보통 고객이 평가하는 것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고객 평가가 좋은 것은 좋은 업체고, 아닌 것은 나쁜 업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닥터하우스는 이미지 분석 기술을 도입해 인테리어 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하고 있다. 이미지를 선택하면 그 사람이 좋아하는 형태로 만들 수 있는 자재나 시공기술을 추천한다. 본격적인 정식 서비스는 내년 3월 출시할 예정이며, UI/UX는 핀터레스트와 비슷할 거 같다.
여기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테리어 자재를 공급자에게 납품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개량하고 있다.
이미지 분석 기술에 관해 조금 더 자세히 말해달라.
인테리어 고객의 요청은 추상적이다. 평소에 충분히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렇다 저렇다’하는 느낌만 가지고 있다. 자재 정보와 시공법 등을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고객에게 가격, 평가점수 등으로 인테리어 업체를 추천하면 안 된다.
그래서 고객들이 사진을 보고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드는지만 선택하도록 했다. 사진 나와 있는 자재 정보와 시공법의 평균값을 내고, 고객의 평균값을 비교해 가장 일치하는 인테리어 업체를 고객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홈플래너는 그대로 유지되는 건가.
매칭 1단계가 이미지 분석이고, 2단계가 홈플래너다. 인테리어 업주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고객의 요청 사항이 실제로 시공할 수 있는지의 여부다. 고객은 목재를 깔고 싶은데 예산은 별로 없고, 시공이 불가능한 구조일 수도 있다. 확인을 하지 않은 상태로 고객을 연결하면 이것저것 따지다가 계약이 결렬될 수도 있다. 그래서 홈플래너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미지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테리어 자재를 어떻게 공급하겠다는 것인가.
이미지 분석 기술을 통해 어느 자재가 많이 사용되는지에 관한 빅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자재를 턴키(Turn key)로 사올 수 있다. 이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만큼 인테리어 업체에게 자재를 싸게 공급하고 유통마진을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기존 공급자에게 수수료를 받는 수익모델보다 더욱 확실하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게 됐다.
자재 입출입 등을 관리할 수 있는 ERP 시스템과 고객 분석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도 인테리어 업체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나중에는 업주들이 별도 자재실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지 분석 기술 도입하고, 인테리어 자재 공급 계획을 세우는 등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피보팅(Pivoting)한 이유가 있나.
고객이 가장 힘들어 하는 점은 어떤 업체를 선택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현재 나와 있는 역경매 방식이나 콘텐츠를 붙이는 커머스 형태로는 해결하기 힘들다. 여기서 한계를 느껴 새로운 답을 찾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인테리어는 단순 연결이 아니라 커플 매칭이 필요하다. 고객도 인테리어 업주도 서로의 이상형이 있다. 단순히 많이 소개시켜준다고 좋은 게 아니다. 현재 중개 플랫폼들은 연봉, 외모, 키 등의 조건을 내세워 높은 사람 중에 고르라는 식이다. 이러니까 매칭이 안 된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나를 잘 아는 지인에게만 소개받는 거다. 인테리어도 똑같다.
그래서 서로의 이상형을 찾아주자고 마음먹었다. 200개 넘는 인테리어 업체를 찾아다니면서 어떤 고객을 좋아하는지 물어봤다. 그랬더니 다 다르더라. 그래서 이 고객만 한 달에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로 맞춰서 연결하겠다고 설득했더니 반응이 완전히 바뀌었다. 3~5%였던 전환율이 40%까지 올라갔다.
만났던 10개 중 4개의 인테리어 업체가 브랫빌리지를 선택했다. 설득의 노하우가 있는가?
아까 말했듯이 인테리어 업체들도 주거유형, 평수 등 원하는 조건이 다 다르다. 짐을 들고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엘리베이터의 유무도 중요한 요소다.
현금유동성 문제도 있다. 1억짜리 공사면, 계약금만 2천만 원이다. 통장에 2천만 원 밖에 없는데 해당 공사를 맡다가 돈을 못 받으면 그 업체는 문 닫아야 한다.
이런 부분들에 관해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것이 노하우라면 노하우 같다.
현재 브랫빌리지는 인테리어 업체들로부터 1~2% 사이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보통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들이 4~5%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너무 적게 받으니 업체들이 의심하기도 하지만 앞으로 자재를 우리로부터 공급받으면 된다고 얘기하며 설득하고 있다.
최근 인테리어 업계 분위기는 어떤가.
무너져가고 있다. 시공 업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됐지만, 가장 오래된 거 치곤 가장 발전이 없었다. 무엇보다 투명하지 못했다.
가격경쟁으로만 가다 보니까 원가절감을 해야 한다. 작은 업체일수록 유통라인을 줄이기 힘들어서 보통 인건비를 줄인다. 지금은 중국인들을 많이 고용한다. 이대로 가면 인테리어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 전부 중국인이 될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가격이 계속 내려가니까 그동안 가격을 속이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격을 할인받지 못하면 호구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가격 기준 자체가 없어서 생기는 문제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브랫빌리지를 통해 명확하고 깨끗한 인테리어 생태계가 조성되는 것이다.
2017년 브랫빌리지의 목표는 무엇인가.
내년에는 정말 돈 벌 수 있는 스타트업만 남을 것으로 생각한다. 재작년과 작년에는 좋은 스펙, 팀, 아이디어, 트렌디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가면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매출을 못 내는 스타트업이 대다수다. 한 번 정도는 다들 예상한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로 월 손익분기점을 당장에라도 맞출 수 있다는 자신이 있지만,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비즈니스 모델을 개량하고 있다.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기에 우리의 내년 목표도 다른 스타트업들과 마찬가지로 ‘생존’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요즘 조용히 지내서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 우리 아직 망하지 않았다. 그동안 성장도 잘해왔다. 내년에는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브랫빌리지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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