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스타트업이라면 한 번 체크해보면 좋을 2017년 가장 주목할 만한 혁신 기술에는 어떤 게 있을까. MIT테크놀로지리뷰가 매년 발표하는 2017년 알아둘 만한 10가지 기술을 보면 먼저 마비역전(Reversing Paralysis). 척수를 포함한 중추 신경계는 말초신경과 달리 한 번 손상되면 복구나 재생할 수 없다. 따라서 척수 등이 손상되고 손발의 운동 능력이 마비되면 치료하는 건 어렵다. 이런 마비에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기대를 모으는 게 뇌에 직접 칩을 삽입하는 것 같은 뇌 이식 기술이다.
실제로 뇌 이식 실험은 이미 진행 중이다. 지난해 4월 과학 잡지 네이처는 뇌에 칩을 직접 삽입, 척수를 거치지 않고 뇌 신호를 무시한 채 오른팔을 움직였다는 사례를 보고한 바 있다. 그 뿐 아니라 뇌에 칩과 전극을 넣어 기계팔을 움직이려는 시도도 있다. 이렇게 뇌 인식을 이용해 신경을 무시하게 만드는 기술이 실현되려면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게 사실이다. 앞으로 10∼15년 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은 자율주행 트럭(Self-Driving Trucks)이다. 자율주행이라면 보통 구글이나 테슬라 같은 기업을 떠올린다. 하지만 더 주목할 만한 대상은 자율주행 트럭일 수 있다. 실제로 자율주행 트럭이 달리게 된다면 기존 물류 시스템 자체를 크게 바꿀 가능성이 있기 때문. 독일 기업 다임러는 이런 이유로 이미 자율주행 트럭 프레이트라이너 인스피레이션(Freightliner Inspiration)을 이용한 주행 시험을 진행 중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Qb0Kzb3haK8
다임러 뿐 아니라 유럽 각지에서 자율주행 트럭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며 트럭 여러 대가 서로 통신을 주고받으며 단체 주행하는 군집주행(Platooning) 같은 테스트로 이뤄지고 있다. 또 우버도 자율주행 트럭 기술 기업인 오토(Otto)를 인수, 자율주행 트럭을 이용해 배송물을 나르는 실험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몇 달 전에는 우버가 처음으로 자율주행 트럭을 이용해 버드와이저 캔 4만 5,000개를 수송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이렇게 수많은 기업이 자율주행 트럭 개발에 힘을 쏟고 있지만 미국만 해도 170만 명에 달하는 트럭 운전사가 있다. 자율주행 트럭이 등장한다면 대량 실직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이런 자율주행 트럭은 앞으로 5∼10년 안에 실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음은 얼굴인식 기능을 통한 지불(Paying with Your Face)이다. 중국 스타트업인 페이스플러스(Face ++)가 개발 중인 얼굴 인식 API는 쌍둥이까지 판별해낼 수 있을 만큼 정밀함을 뽐낸다. 페이스플러스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얼굴 인증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도 윈도10에 탑재한 얼굴 인식 로그인 기능인 윈도 헬로(Windows Hello)로 일란성 쌍둥이를 구분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실험을 한다. 구글은 얼굴로 결제, 쇼핑을 할 수 있는 결제 서비스인 핸즈프리(Hands Free)를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아마존은 셀카 인증 결제를 할 수 있는 기술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중국에선 얼굴 인증 시스템을 이용한 첨단 경찰차가 등장, 순찰 반경 60m 내에 있는 범죄 용의자를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또 호주에선 여권 대신 얼굴 인증을 이용하려는 계획을 추진하는 등 물론 개인 정보 보호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기술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꾸준하다.
다음은 실용적인 양자컴퓨팅(Practical Quantum Computing)이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네이처는 올해가 양자컴퓨터가 연구 단계를 넘어 엔지니어링 영역으로 이행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용적인 양자컴퓨터 등장을 향한 중요한 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런 양자컴퓨터 등장은 4∼5년 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은 360도 셀카(The 360-Degree Selfie)다. 이미 몇 년 전부터 360도를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가 심심찮게 등장한 바 있다. 유튜브는 지난 2015년 360도 동영상 지원을 시작했다. 동영상을 재생할 때 화면을 마우스로 드래그하면 시점을 바꿀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360도 카메라에 날개를 달아준 건 가상현실 헤드셋이다. 가상현실 헤드셋이라고 하면 게임 분야에서의 활약이 단연 인상적이다. 하지만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물을 가상현실 헤드셋으로 보면 마치 그 장소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기대할 수 있어 궁합이 잘 맞는 대상이다.
360도 카메라는 보통 파인더와 촬영한 사진 확인을 위한 디스플레이가 없다. 따라서 스마트폰과 함께 사용한다. 물론 가격대는 내려가고 성능은 올라가는 만큼 앞으로 스마트폰에 이런 기능이 통합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다음은 태양전지(Solar Cells). 아직까지 태양전지는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태양전지의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패널 보급이 늘면 에너지 부족 현상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MIT가 일반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2배나 높은 효율으로 발전할 수 있는 태양전지를 개발 중이고 일리노이대학 연구팀 역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연료로 변환할 수 있는 태양전지를 개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지붕 타일과 구분이 안 되는 태양광 패널인 솔라루프를 선보였다. 태양전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다음은 유전자치료 2.0(Gene Therapy 2.0). 희귀 질환인 아데노신 데아미나아제 결손에 의한 중증 복합면역결핍증(ADA-SCID)을 치료할 수 있는 스트림벨리스(Strimvelis)나 LPL 유전자 치료제인 글리베라(Glybera)가 등장하는 등 최근 들어 유전자 치료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또 인간 노화에 대한 유전자 치료 사례가 나오는 등 올해도 유전자 치료는 발전이 기대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다음은 세포지도(The Cell Atlas). 수백만 개에 달하는 개별 세포를 첨단 기술로 촬영, 관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계획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인체가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다. 이를 위해 인간의 세포 지도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세포지도를 만들면 인체의 특징을 더 정확하게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될 건 분명하다. 그 밖에 수백만 명에 달하는 뇌 데이터를 바탕으로 뇌를 180개 부위로 나눠 새로운 뇌 지도를 만들려는 계획도 있다.
다음은 사물봇넷(Botnets of Things). 봇넷은 이미 2000년대 초반에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악의적 해커가 사물인터넷을 통해 봇넷을 악용, 대규모 디도스 공격을 하기도 한다. 지난해 발생한 초당 1테라비트라는 엄청난 트래픽을 곁들인 디도스 공격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웹캠 14만 5,000대를 활용한 것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인터넷, 네트워크에 연결된 사물인터넷 기기는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물인터넷 기기 대부분은 쉽게 노출될 만한 아이디나 암호를 이용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앞으로 사물인터넷 보안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마지막은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이다. 사실 지난 몇 년 전부터 딥러닝이 주목받아 왔다. 올해에는 여기에 강화학습을 올려두는 게 좋을 듯하다. 구글이 개발한 게임 전용 인공지능인 DQN이나 딥마인드가 개발 중인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형태도 모두 강화학습으로 이뤄진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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