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오의 재팬 스타트업] 지난 2004년 탄생한 팟캐스트는 영상 콘텐츠가 대세라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많은 이가 즐기고 음성 기반 콘텐츠다. 원래는 라디오 튜너 기능이 없던 아이팟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생겨난 보완재였는데, 지금은 그 자체로 굳건한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일본 스타트업 미디어 페디아(Pedia)는 보이씨(Voicy)가 최근 엔젤 투자자 12명에게 투자를 유치,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고 알렸다. 보이씨는 2016년 9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음성 콘텐츠 서비스. 일상 정보를 개성 넘치는 목소리로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자 강점이다.
음성 콘텐츠를 내세우는 스타트업은 국내에도 있다. 펠루가 뉴스 브리핑 서비스 데일리(Day.ly)를 선보인 바 있다. 이 회사는 데일리 서비스를 종료하고, 최근 목소리를 담은 콘텐츠 공유 서비스 ‘플립’을 새롭게 서비스 중이다. 그밖에 짤막한 음성 콘텐츠 서비스 ‘이어링‘도 있다. 이어폰을 꽂으면 바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게 특징이다.
보이씨를 소개한다. 이런 국내 서비스와 직접적인 비교하는 것보다는 투자를 유치한 음성 콘텐츠 기반 스타트업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게 좋을 듯하다. 혹시 일본어를 공부하는 이가 있다면 듣기 연습으로도 제격이다.
보이씨는 사용자가 만든 음성 콘텐츠를 공유하는 서비스다. 일상적인 이야기는 물론, 마이니치신문(종합), 스포니치(스포츠), 더브릿지(스타트업) 등 언론사의 소식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는 심사를 통해 관리한다. 응모 기간에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업로드해 통과되면 정식 활동할 수 있다. 일본어 콘텐츠가 기본이지만 영어로 방송을 진행하는 이도 있다. 콘텐츠 품질은 뛰어난 편이며 종류도 다양하다. 간혹 녹음실이 아닌 외부에서 녹음한 듯한 시끄러운 방송, 목소리가 너무 작아 잘 들리지 않는 콘텐츠도 보이는데 아직 심사기준이 대단히 까다롭지는 않은 모양이다. 보이씨는 언뜻 팟캐스트와 유사하거나 국내 서비스와 국적만 다른 서비스로 보인다. 자세히 살펴보면 독특하고 친절한 기능이 몇 가지 눈에 띈다.
1. 음성 전환 버튼으로 이어폰 없이도 혼자 듣는다
이런 서비스에 이어폰 활용은 필수다. 스마트폰 스피커로 들을 수도 있지만 주변에 민폐를 끼치며 들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보이씨는 이어폰 없이도 혼자 콘텐츠를 즐길 방법을 제공한다. 앱 상단의 스피커 버튼을 누르면 마치 전화 통화를 하는 것처럼 스마트폰을 귀에 대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2. 산뜻한 배경 음악을 깔아준다
보이씨는 콘텐츠 자체에 음악을 넣지 않는다. 앱 자체에서 배경 음악을 깔아준다. 종류는 배경음악 삭제를 포함해서 4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적당히 배경만 깔아도 콘텐츠 전체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 그 밖에 각 섹션이 변환될때 나오는 전환음도 변경할 수 있다. 모두 옵션 5개를 제공하는데 별건 아니지만 산뜻한 느낌이다.
3. 콘텐츠는 짧게 트랙으로 나뉘어있다
팟캐스트는 재미있지만 방송에 따라 다소 길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마치 라디오처럼 30분에서 1시간을 투자해야 내용을 모두 들을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2~3분 정도로 짧은 콘텐츠로만 올리는 서비스도 있었는데 이 경우 듣기는 편해도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전달하기 어렵다.
보이씨는 모든 콘텐츠를 1~2분 내외 짧은 트랙으로 구성하고 있다. 마치 음악 CD처럼 인사→첫 번째 소식→두 번째 소식 등이다. 따라서 상황에 맞춰 가능한 트랙까지만 듣고 이후 이어서 들을 수 있다. 제작자는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기획할 수 있고 청취자는 상황에 맞춰 들을 수 있다.
보이씨는 현재 iOS만 서비스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안드로이드 앱과 더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음성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앱스토어에서도 찾을 수 있으므로 궁금하다면 직접 설치해 살펴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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