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승호의 베타테스트] 여행 방식이 변하고 있다. 과거 여행자가 여행 전 모든 계획을 세웠다면 요즘은 현지에서 유동적으로 움직이며 계획을 세운다. 이런 즉흥적인 여행이 가능한 것은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스마트폰 덕이다.
문제는 현지에 도착해서 어디를 검색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 지금 내가 무심코 지나친 이곳이 유명한 카페인지 식당인지 혹은 유적지인지 알 길이 없다. 누구나 다 아는 관광지가 아닌 현지인만 가는 곳에 가고 싶다면 더욱 어려운 일. 또 다른 걸림돌은 바로 언어다. 언어를 모르니 주위의 간판을 봐도 도통 알 수가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여행 서비스가 등장했다. 바로 위치기반 오디오 가이드 플랫폼 사운드저니(Sound Journey). 사운드저니는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도슨트 서비스를 여행에 접목했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명화 대신 장소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이다. 일단 아이디어 자체가 새롭다. 현지인을 연결해주거나 현지 액티비티를 예약하는 여행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만으로도 신선하다.
사운드저니는 현재 iOS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앱스토어에서 앱을 내려받아 개인 계정을 만들고 나면 준비 완료. 첫 화면에는 피쳐드 이미지가 뜬다. 피쳐드에는 사운드저니가 선택한 장소가 노출된다. ‘NEAR ME’ 메뉴를 클릭하면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명소나 카페, 식당 등 관련 오디오 가이드가 자동 노출된다. 사진을 클릭하고 들어가면 누군가가 녹음해 놓은 가이드를 들을 수 있다.
하단에 위치한 플러스 버튼을 누르면 직접 가이드를 녹음할 수 있다. 어떤 장소인지 구글맵에서 직접 검색해 넣고 제목을 입력하면 된다. 장소에 관련된 사진은 5장까지 선택해 넣을 수 있다. 녹음 기능을 키고 녹음을 하면 끝. 시간 제한 없이 무제한 녹음할 수 있다. 구글맵에서 장소를 찾고 사진을 넣고 녹음을 하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직관적이라 앱을 사용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또 오디오 삽입 기능이 있어 직접 사운드저니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녹음하지 않고 향후 녹음한 파일을 업로드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운드저니의 사용자는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관광객이다. 이런 이유로 오디오 가이드 대부분은 영어로 제작돼있지만 누구든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어로 녹음해도 상관은 없다.
사운드저니 김민수 대표는 40여개국을 여행하면서 느낀 불편함을 서비스로 연결시켰다고 했다. 여행을 하면서 늘 위치 기반 여행 서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 형태가 텍스트나 사진 또는 영상이 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유인 즉슨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찾느라 소매치기를 당했다고. 오디오 가이드가 꼭 필요한 이유다.
현재 사운드저니 소속으로 영어 오디오가이드를 만들고 있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영국에서 온 애쉴리멀리(Ashley Marie). 65만 인스타그램 팔로우 보유하고 있는 그녀는 현재 명동, 가로수길, 홍대 등 외국 여행객이 좋아할 만한 장소를 방문해 영어 가이드를 만들고 있다. 그녀는 “책이나 인터넷으로 미리 조사를 하고 와도 진짜 현지인들이 찾는 카페나 편집숍 등 소규모 핫플레이스는 알 길이 없는데 사운드저니가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꼭 필요한 솔루션”이라고 전했다.
사운드저니는 홀로 한국을 방문한 여행객은 물론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 온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앱이다. 바빠서 한국을 방문한 친구의 관광을 도울 수 없다면 앱 하나 깔고 맘대로 돌아다니라고 하면 될 것 같다. 굳이 어디에 가라 마라 조언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아직 가이드가 많이 올라와 있지 않은 상태고 녹음하는 사람에게 어떤 혜택도 주지 않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지만 서비스 오픈 3주밖에 되지 않았기에 차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올해 유저 피드백을 통해 시장에서 필요한 서비스로 자리잡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여행지에 와서도 특정 장소에 대한 정보를 찾느라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관광객이 사라지고 정말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여행이 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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