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곗줄만 바꾸면 스마트워치” 이놈들연구소

조만간 길거리에서 손가락으로 통화 하는 사람을 목격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놈들 연구소가 만드는 스마트 시계줄 시그널이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시그널은’ 손끝으로 하는 통화’ 컨셉트로 CES 2017 혁신상을 받으며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혁신적인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또 킥스타터 모집 4시간 만에 목표 금액을 달성하고, 캠페인 상위 0.03%에 오르며 잠재 소비자에게 제품 가능성도 인정받았다. 국제 행사에 참여할 때마다 바이어의 출시 문의가 끊이지 않았고 국내외 주요 미디어는 이 혁신적이고 독특한 제품을 앞다퉈 다뤘다.

설립 3년차. 드디어 시그널이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들어간다. 또 대상층을 세분화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새 라인업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놈들연구소 최현철 대표는 원래 PD 지망생이었다. 대학에서 미디어를 전공한 그는 새로운 무언가를 기획하고 창조하는 것에 흥미를 갖고 있었다. 학부졸업 후 뇌공학으로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PD의 꿈은 접었지만 아이디어를 정리해 새로운 기술과 연결하는 일을 꾸준히 해왔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공모전에서 시그널 초반 아이디어를 낸 것도 이런 습관과 무관하지 않다. 술자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고 제품으로 연결했다.

“시그널은 술자리에서 여자친구와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는 선배를 보면서 떠올린 아이디어였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고 통화를 하는 방법은 없을까? 손끝으로 전화를 한다면 좋지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됐죠.”

시그널은 손목에 찬 시곗줄을 통해 손끝으로 통화를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시곗줄을 통해 손끝으로 전달된 진동은 귓속 공기를 만나 소리로 바뀐다. 음성신호가 시그널에 장착된 체전도 유닛(Body Conduction Unit)을 통해 진동으로 1차 변환되면 이 진동이 손끝을 타고 올라가 귀에 있는 공기를 울려 다시 소리를 만들어내는 원리를 활용했다.

이 아이디어가  삼성전자 C-LAB 공모전 최우수과제로 뽑히면서 최 대표는 이놈들연구소를 설립하고 팀원 3명과 함께 삼성전자 1호 스핀오프 기업으로 분사해 나온다.

이놈들연구소가 스마트워치가 아닌 시곗줄에 집중한 데는 이유가 있다. 전통적인 시계 사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스마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거대기업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다.

 

이놈들연구소는 하이브리드 워치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시그널은 18-24mm짜리 시계라면 어떤 제품과도 연결할 수 있고 건강체크 기능이 있어 사용자의 운동량을 측정해 알려주는 스마트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시곗줄만 바꿨는데 스마트한 기능도 쓸 수 있고 손끝 통화라는 재미요소도 있다면 안 쓸 이유가 있을까요? 기존 아날로그 시계 명가들도 하이브리드 워치 제품군을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어 저희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주고 있어요. 기존 유명 시계브랜드와 콜라보를 한다면 더욱 좋겠죠”

최근 스마트워치는 비싼가격에 비해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인기가 주춤한 반면 아날로그와 스마트 기능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워치시장은 성장중이다.  이 흐름을 타고 이놈들연구소는 올해 일반 소비자를 위한 제품 양산에 박차를 가한다.  CES 2017에 참여해 제품 최종 디자인을 공개했고, 여러 국제 전시회에서 호응을 얻었다.   킥스타터 펀딩에 참여한 구매자를 시작으로 배송을 계획 중이며 올 하반기에는 더 많은 소비자가 시그널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놈들연구소(Innovation medley)를 만들 때 혁신을 메들리처럼 이어가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름도 그렇게 지었고요. 좋은 사람이 모인다면 새로운 아이템은 계속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봐요. 시그널같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이 돼 삼성전자가 그랬던 것처럼 저희도 여러 브랜드를 분사할 수 있길 바랍니다.”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