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최근 인터넷에선 가짜 뉴스의 악영향에 대한 지적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인터넷 검색 기업인 구글 역시 가짜 뉴스를 없애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구글은 검색 순위에서도 가짜 뉴스를 없애기 위해 기사의 진실성을 순위에 반영시키겠다는 방침을 공식 블로그에 밝히고 있다. 독자에게 기사의 신빙성을 포함해 평가 등을 받아 피드백을 검색 순위에 반영하는 시스템도 이미 테스트하고 있다.
위키트리뷴(Wikitribune)은 가짜 뉴스를 근절하는 한편 양질의 뉴스를 인터넷에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위키피디아 공동 창시자로 잘 알려진 지미 웨일스가 전문가 확인을 거쳐 만든 새로운 뉴스 사이트다.
웨일스는 인터넷의 등장으로 뉴스 세계가 변했다고 말한다.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신문을 통해 뉴스를 얻었다. 신문사에는 기자가 있고 편집자 등을 거치는 등 다양한 사람이 체크를 해 기사의 질과 진실성을 유지해왔다. 이런 일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돈을 지불해왔던 것.
하지만 웨일스는 이젠 모든 게 바뀌었다고 말한다. 원인은 인터넷에 쏟아지는 뉴스다. 사람들은 이제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읽는다. 인터넷에 제공되는 뉴스 대부분은 무료다. 인터넷 뉴스는 대부분 광고 수입을 통해 유지된다. 따라서 광고가 범람하게 된다. 무료로 기사를 제공하려면 뉴스 생산자는 광고 등을 위해 돈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웨일스는 이게 문제라고 말한다. 인터넷 뉴스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광고 수입에 의존하는 뉴스 사이트는 페이지뷰를 늘려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페이지뷰를 추구하면 기사의 내용이 진실인지 여부보다는 페이지뷰 증가 여부에 뉴스 전달의 관점이 옮겨지는 경향이 생긴다. 페이지뷰 지상주의 앞에 진실성은 부차적인 문제가 되어버린다는 얘기다.
또 인터넷 뉴스에는 소셜미디어가 큰 영향을 미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사가 확산되어 페이지뷰가 증가하는 구조이기 때문. 따라서 뉴스 공급자는 더 많은 사람에게 확산되는 쪽에 대한 요구를 받게 된다. 페이지뷰를 쫓는 이상 사실이 아니어도 좋다는 생각이 나올 수 있다. 이런 문제가 아니더라도 기사 내용에 대한 진실 여부를 확인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진실을 추구하지 않는 게 수익성 증가로 이어진다는 구조 역시 가짜 뉴스가 쏟아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웨일스는 진실성을 담보하는 게이트키퍼가 없는 인터넷 세계에서 가짜 뉴스가 넘치는 이런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한다. 위키트리뷴은 가짜 뉴스를 제거하기 위해 새로운 구조를 도입한 뉴스 사이트다.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가진 기자가 기사를 쓰며 인터넷에 참여하는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가는 위키 시스템도 도입하고 있다. 기자가 기사를 쓰고 이를 읽는 사람 모두가 기사를 체크해 개선하는 전문성과 대중 참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것이다.
모든 기사 내용은 누구나 읽을 수 있다. 독자는 기사에 주석을 달수도 있다. 기사에 있는 문장 출처를 확인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다. 내용에 의문이 생기면 의견을 내고 이를 모두가 논의해 기사를 개선해나갈 수 있다. 웨일스는 프로가 쓰는 기사도 실수가 있는 만큼 완벽한 게시물일 수 없다는 전제를 깔고 독자가 이를 개선하는 데 참여해 진실에 더 접근하고 기사 품질도 더 좋아진다고 말한다. 기사에는 또 광고를 표시하지 않는다.
위키트리뷴은 이렇게 전문 기자와 독자가 공동 작업을 해 진실성 있는 기사를 만들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위키트리뷴에는 분야별 저널리스트 10명에 대한 고용 기부를 받는다. 위키트리뷴 커뮤니티에 가입하면 기본적으로 월 10달러 기부 설정이 되어 있다. 물론 기부액은 기부자마다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모두가 기사를 만드는 위키피디아의 방식을 이용한 크라우드 소싱 뉴스 사이트로는 이미 위키뉴스(WikiNews)가 있다. 다만 위키뉴스는 지원자 전체에 의해 유지되는 구조 탓에 기사의 수나 품질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위키트리뷴은 이에 비해 기부를 통해 언론인에게 기사를 쓰게 하고 이를 대중이 개선하는 하이브리드 형태 구상이다. 광고 수익에 전혀 의존하지 않고 기부와 대중의 눈으로 양질의 기사를 만드는 새로운 인터넷 뉴스 형태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이런 위키트리뷴의 시도가 가짜 뉴스를 없앨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위키트리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